'반도체 매출 1위 쟁탈전'…삼성전자, 4분기 연속 TSMC에 밀린듯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선두인 대만 TSMC에 4개 분기 연속 세계 반도체 매출 1위 자리를 내준 것으로 보입니다.
경기 침체 국면에 메모리 1위 삼성전자와 파운드리 1위 TSMC의 희비가 엇갈린 결과입니다.
다만 전방 IT 수요 부진 장기화에 이제 TSMC의 실적 전망도 어둡습니다.
오늘(23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올해 2분기 매출이 4천808억 대만달러(약 19조 7천억 원)로 작년 2분기보다 10% 줄고, 직전 1분기보다 5.5% 줄었다고 최근 발표했습니다.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다소 웃돌았으나 경기 침체에 비교적 선방해온 파운드리도 IT 수요 부진이 불러온 반도체 불황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최대 고객 애플의 매출이 2개 분기 연속으로 줄어드는 등 전 세계 스마트폰·PC 수요 감소의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이번 TSMC 실적을 두고 서승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둔화로 B2C 위주 최종 수요 약세와 고객사 재고 조정이 지속되며 전 분기, 전년 동기 대비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TSMC는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메모리가 주력인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 반도체 매출 1위를 유지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삼성전자가 지난 7일 발표한 잠정실적을 보면 2분기 매출은 60조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2.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6천억 원으로 95.7% 급감했습니다.
사업부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매출을 TSMC보다 적은 13조∼14조 원대로 추정합니다.
메모리 가격과 출하량이 부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매출이 작년 2분기(28조 5천억 원)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삼성전자 DS 부문 실적이 시장 전망치 정도로 나오면 매출은 지난해 3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TSMC에 밀리게 됩니다.
앞서 세계 메모리 1위인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메모리 호황에 힘입어 인텔을 제치고 세계 반도체 매출 1위를 3년 만에 탈환했습니다.
그러나 급격한 메모리 업황 악화로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은 작년 3분기를 기점으로 파운드리 1위 TSMC에 역전당했습니다.
지난해 3분기에 TSMC는 매출 약 25조 원(6천131억 타이완달러)을 올리며 매출 23조 원을 기록한 삼성전자 DS 부문을 앞질렀습니다.
이어 4분기 매출은 TSMC 약 26조 원(6천255억 타이완달러)·삼성전자 20조 1천억 원, 올해 1분기는 TSMC 약 21조 원(5천86억 대만달러), 삼성전자 13조 7천억 원이었습니다.
TSMC는 이번에 3분기 매출 가이던스(전망치)를 미국 달러 기준 167억∼175억 달러(약 21조∼22조 원)로 제시했습니다.
이를 기준으로는 3분기에도 TSMC가 삼성전자를 앞설 가능성이 큽니다.
현재 증권가에서 제시한 삼성전자 DS 부문 3분기 매출 전망치는 15조∼16조 원대입니다.
삼성전자는 3분기부터 메모리 감산 효과가 나타나며 실적 회복 궤도에 오르리라는 기대가 크지만, 전방 수요 둔화가 여전해 실적을 신중하게 전망하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한편 TSMC가 내놓은 3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시장 예상에 미치지 못했으며, 또 TSMC는 올해 매출이 작년보다 약 1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중국 경기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고, 인공지능(AI) 수요 증가는 긍정적이지만 매출 감소를 상쇄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TSMC는 설명했습니다.
메모리 업체는 미리 만들어둔 제품을 시장에 공급해서 재고 부담이 크다.
반면 파운드리는 주문받은 물량만 생산해 비교적 경기 영향을 덜 받습니다.
따라서 메모리 불황에도 파운드리는 상대적으로 수요가 탄탄했으나, 경기 침체와 수요 둔화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결국 파운드리에도 먹구름이 드리우는 모양새입니다.
TSMC 실적에 대해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말 아이폰 신제품 출시와 3나노 기술 확대 등이 긍정적이지만, 중국 스마트폰 세트 회복 지연의 영향이 크다"며 "AI 연관 수요는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수혜를 온전히 누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덕기 기자 dky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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