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 흉기난동범 사이코패스 성향…극단적 시기심 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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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대낮에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무차별로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살해하고 3명을 다치게 한 조모(33)씨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또 전형적인 이른바 '묻지마 범죄'로 볼 수 있다면서 타인에 대한 극단적 시기심과 분노가 흉기 난동, 살해라는 가장 폭력적인 방식으로 표출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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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분노로 '살인'에 집중…교정시설에 대한 부담도 없는듯"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21일 대낮에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무차별로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살해하고 3명을 다치게 한 조모(33)씨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또 전형적인 이른바 '묻지마 범죄'로 볼 수 있다면서 타인에 대한 극단적 시기심과 분노가 흉기 난동, 살해라는 가장 폭력적인 방식으로 표출됐다고 분석했다.
경찰청 범죄행동분석팀장을 지낸 권일용 동국대학교 경찰사법대학원 겸임교수는 23일 연합뉴스에 "전형적인 묻지마 범죄 중에서도 '시기' 유형에 해당한다"며 "묻지마 범죄를 일으키는 범인의 동기와 감정은 질투, 시기 등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이 사건은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진 사람의 것을 파괴하고자 하는 시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지금 드러난 것만으로 사건을 분석할 수는 없지만 본인이 진술했다는 내용만 봤을 때 자신만의 문제와 감정을 불특정한 다수에게 폭력으로 표출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조씨는 경찰에서 "나는 불행하게 사는데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고 분노에 가득 차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범죄심리학자인 이수정 경기대학교 교수는 "일단 묻지마 범죄가 맞다"고 진단한 뒤 "반사회적 동기에 기인해서 본인의 폭력적 성향을 발현하는 사이코패스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씨의 범죄 이력을 봤을 때 충분히 '고위험군'으로 볼 수 있는 데도 관계 당국에서 충분히 관리·감독 되지 않은 데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했다. 조씨는 폭행 등 전과 3범에다 법원 소년부로 14차례 송치된 전력이 있다
이 교수는 "소년부로 14차례 송치됐다는 건 소년범 처벌이 시작되는 12세부터 18세까지 어림잡아 1년에 2번씩 기소됐다는 건데 결코 흔한 일이 아니다"며 "이런 사람을 아무 제지 없이 밖에 돌아다니게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사람들은 갑자기 이렇게 되는 게 아니라 상당 기간 분노가 쌓이고 사소한 불법 행위를 저지르길 반복하면서 내 책임은 없다는 식으로 피해의식이 발현한다"며 "위험한 사람도 관리하지 않고 위험 신호도 포착하지 못하면 묻지마 범죄를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조씨의 범행이 유사한 범죄와 다른 점도 주목해 이유를 규명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조씨의 범행에선 흉기를 (마구) 휘둘러 단순히 누군가를 상처입히는 게 아니라 작정하고 죽이겠다는 의도가 보인다"며 "극단적 분노를 표출하는 양상"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젊은 남성에게만 공격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일반 범죄와는 다르게 볼 수도 있으므로 내재한 강력한 동기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조씨가 범행을 저지르고 도망가지도 않고 범행 현장에 앉아 있다가 체포된 점도 통상적인 흉악범의 모습은 아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사람을 죽여 놓고 피를 묻힌 채로 그냥 앉아서 쉬다가 잡혔는데 보통 사람이라고 볼 수는 없다"며 "이판사판이라는 심정도 있고 '처벌받아 봤자'라는 걸 알기 때문에 도망가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교도소에 수용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승 연구위원 역시 "자신의 범죄가 사형까지 선고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저항이 있어야 하는데 전혀 걱정하지 않는 모습"이라며 "보통 이런 범죄를 저지른 후에는 자해하거나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조씨는 과거의 여러 경험으로 인해 교정시설에 대해 큰 부담을 느끼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조씨는 지난 21일 오후 2시7분께 지하철 2호선 신림역 4번 출구에서 80여m 떨어진 상가 골목 초입에서 20대 남성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뒤 골목 안쪽으로 이동해 30대 남성 3명에게 잇따라 흉기를 휘둘렀다가 현장에서 체포됐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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