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는 ‘도토리 키재기’···‘별종’ 2023시즌은 ‘OPS’로 갈리고 있다

안승호 기자 2023. 7. 23.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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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박동원이 솔로 홈런을 쳐낸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에게 환영받고 있다. 연합뉴스



야구의 다른 말은 ‘투수 싸움’이다.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순위부터 팀 평균자책 순위와 거의 흡사할 때가 많다. 시즌 전 각 팀 전력을 분석할 때면, 각 팀 선발진의 무게감부터 저울에 올려놓고 시작하는 게 상식이기도 하다.

올해는 조금 별난 시즌이다. 투수력이 결정적으로 작용하면서 선두권 및 중위권 판도가 형성되는 흐름이 아니다. 마운드 높이는 대동소이한 가운데 오히려 공격력으로 우열이 가려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팀의 장타력과 출루율 합계치인 OPS가 팀 순위에 밀접하게 작용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잊을 만하면 다시 부각된 ‘투고타저’의 시즌이 흘러가고 있다. 투타 흐름이 정반대였던 2018시즌과 극단적인 비교를 하자면 KBO리그는 5년 사이 다른 무대가 됐다. 2018시즌에는 리그 평균자책 5.17에 리그 평균 OPS가 0.803에 이르렀는데 올시즌은 22일 현재 리그 평균자책 4.01에 리그 평균 OPS가 0.703까지 떨어졌다.

리그 선두 팀과 5강을 노리는 팀 사이의 팀 평균자책부터 크게 차이가 나지 않고 있다. 올시즌 선두를 달리는 LG는 팀 평균자책도 3.64로 1위를 달리고 있는데 팀 평균자책 3.86으로 부문 6위인 한화와 간격이 0.22일 뿐이다. 지난해에는 LG가 팀 평균자책 3.33으로 1위로 시즌을 마친 가운데 부문 6위인 KIA(4.20)와 꽤 큰 차이를 보였다.

사정이 이렇게 보니 팀 평균자책 순위도 꽤 자주 바뀌고 있다. 투수력이 팀별 ‘다름’과 ‘차이’를 만드는 작용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대로 공격력의 가치와 비중이 그만큼 올라갔다. 타격에서, 공격에서 좋은 흐름을 타면 곧장 팀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는 구조다.

두산 호세 로하스가 지난 2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5회초 동점 솔로홈런을 때리고 홈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10연승으로 선두권을 위협하는 위치까지 올라선 두산은 지난 6월까지만 해도 팀 OPS 0.692로 5위였는데, 연승 행진을 한 7월에는 팀 OPS 0.820을 기록하고 있다.

강력한 선발진을 꾸리고도 도약하지 못하는 키움 역시 공격력에 목말라 있다. 키움은 팀 평균자책 3.74로 부문 3위를 달리며 여전히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그중 선발 자책은 3.29로 1위다. 그런데 팀 순위는 8~9위를 오가고 있다. 0.671로 최하위로 처져 팀 OPS가 팀 순위와 결정적으로 연동하고 있다.

부상과 부진으로 퇴출된 키움 외국인타자 에디슨 러셀. 정지윤 선임기자



올시즌 선두 LG 또한 막강한 공격력이 순위 상승의 지렛대였다. 팀 OPS 0.766으로 1위를 달리는 중인데 부문 6위 KT(0.698)와 차이가 꽤 난다. LG는 7월 들어 지난 21일 SSG전까지 월간 8경기에서 3승5패로 주춤하는 중, 0.721로 동일 기간 5위로 내려앉은 팀 OPS가 두드러져 보인다.

후반기 흐름도, 각 팀 공격력 변화로 갈릴 가능성이 크다. 최하위 삼성이 투타 정비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5강 밖에서 줄 서 있는 KT와 KIA, 키움, 한화 모두 마운드에서는 크게 밀릴 게 없는 팀들이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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