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호가 기획한 킹호텔 100주년행사에 담긴 건강한 메시지

2023. 7. 23.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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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준 있는 로코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킹더랜드’ 이준호가 기획한 킹호텔 창립 100주년 기념행사를 보면, 이 드라마의 지향점과 메시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오랫동안 억눌려서 빛을 보지 못한 사람들의 존재와 가치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담대하게 공론장에 제시한 것이다. 겉으로는 달달한 로코지만, 속에는 이런 건강한 메시지가 담겨있다.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연단에 오른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이 하나 있다. 모두 자세히 보지 않으면 호텔에서 잘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다. 심지어 도어맨 조차도. 하지만 이런 사람들이야 말로 킹호텔의 오늘을 있게 한 최고의 공로자들이다.

그들은 30년이라는 시간 동안 정문을 지켰던 호텔 수문장인 도어맨 김봉식, 객실 담당 27년차 임옥자, 20여년 전부터 호텔 전등 등을 수리 교체하는 기사, 10년간 고기만 썰어온 정육담당 등이다.

임옥자 씨는 구원 본부장(이준호)에게 "최고의 호텔이 어떤 호텔인지 아세요?"라고 물은 뒤 "저 같은 사람이 고객분들과 마주치지 않는 호텔이에요"라고 답한다.

그러자 구원은 "제가 생각하는 최고의 호텔은 매출이 많고 영업이익이 높은 호텔인데, 그래서 선생님(임옥자) 같은 분들이 가장 소중합니다. 최전방에서 최고의 호텔을 만드는 사람이니까요. 킹호텔 100주년에 주인공이 빠진 행사로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라고 말한다.

이런 말을 하는 이준호가 멋있지 아니한가. 킹호텔 100주년 행사는 평소 잘 보이지는 않지만, 열심히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일해온 사람들을 간과해온 우리 사회에 대한 일종의 반성문 같은 것이다. 우리 사회 곳곳에는 이런 분들의 노고와 헌신이 있다. ‘킹더랜드’는 한 마디로 키스만 하는 로코가 아닌, 중요한 가치를 설파하는 수준 있는 로코라는 말이다.

한편, 22일 방송된 JTBC 토일드라마 ‘킹더랜드’ 11회에서는 구원(이준호 분)과 천사랑(임윤아 분)이 킹호텔 창립 100주년 기념행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첫 여행으로 관계가 더욱 깊어진 구원과 천사랑은 서로의 응원에 힘입어 킹호텔 창립 100주년 기념행사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특히 구원은 본부장이 된 후 처음으로 주관하는 행사인 만큼 초청 명단부터 선물까지 하나하나 세세하게 챙기며 최선을 다했다. 천사랑 역시 바쁜 와중에도 틈을 내 자신을 보러 온 구원을 다정하게 격려해 흐뭇함을 안겼다.

천사랑의 사랑스러운 응원에 힘입어 구원은 박 의원 등 정, 재계 주요 인사를 초청하라는 구화란(김선영 분)의 말을 거절하고 VIP 초청 리스트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채워나갔다. 킹호텔의 역사를 만들어준 사람들과 영광을 함께 누리려던 것. 구화란의 견제와 ‘꿈은 꿈일 뿐’이라는 아버지 구일훈(손병호 분)의 경고가 이어졌지만 구원은 자신의 뜻을 굽힐 생각이 없었다.

마침내 구원과 천사랑의 정성이 고스란히 녹아든 킹호텔 창립 100주년 기념행사가 화려한 막을 올렸다. 행사의 진행을 맡은 구원은 귀빈들은 물론 천사랑을 포함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오랜 기간 열심히 노력해온 직원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구일훈의 유쾌한 축사에 이어 구원이 초청한 VIP들의 특별한 연설도 이어졌다. 기억 속에서 사라졌던 창립 멤버의 가족, 30년이라는 시간 동안 정문을 지켰던 도어맨 김봉식, 객실 담당 27년차 임옥자 등 최전방에서 최고의 호텔을 만드는 직원들을 연단에 올렸다.

킹호텔의 뿌리를 일군 이들의 메시지는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또한 이를 계기로 구일훈 회장이 구원의 엄마인 한미소가 작성한 기획서를 보면서 킹호텔의 비전을 되돌아보는 장면은 상속 전쟁의 흐름이 구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음을 예감케 했다.

구일훈 회장은 호텔을 살리기 위해 창립식에 정재계 인사를 초청하는 등 그런 방식으로 사업 방향을 잡으면서 잃은 게 많았다고 했다.

각자의 자리에서 행사를 무사히 마친 구원과 천사랑은 멀리서도 서로에게 엄지를 치켜 보이며 변함없는 사랑을 뽐냈다. 천사랑은 행사를 준비하느라 고생한 구원을 집에 초대했다. 직접 만든 집밥과 함께 이벤트를 끝낸 서로를 격려하고 축하하기 위한 둘만의 시간을 마련한 것.

그런 천사랑의 마음을 눈치챈 듯 구원은 예쁜 꽃다발을 선물하며 분위기를 한층 더 로맨틱하게 만들었다.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한순간도 떨어지기 싫었던 두 사람은 달콤한 입맞춤을 나누면서 오붓한 집 데이트를 즐겼다. 구원은 지난 번에 이어 천사랑을 또한번 번쩍 들어 키스를 나눴다. 그리고 그 순간, 집에 막 들어온 천사랑의 친구들이 그 광경을 보고 고함을 지르면서 두 사람의 비밀연애와 함께 11회가 막을 내렸다.

킹호텔 창립 100주년 기념행사를 무사히 마친 구원과 천사랑의 눈앞에 비밀연애 발각이라는 새로운 위기가 주어진 상황. 그간 무수한 위기도 능청스럽게 극복해온 구원과 천사랑이 어떻게 상황을 모면할지 궁금하다.

이날 방송된 JTBC 토일드라마 ‘킹더랜드’ 11회 시청률은 10.1%(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했으며 분당 최고 시청률은 11.8%를 기록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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