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성패, ‘기업문화’에 달렸다![화제의 책]
수없이 많은 기업이 생겨났다 없어진다. 저마다의 목적을 가지고 출범한 기업들은 예외 없이 ‘우리 기업은 계속 존재할 수 있을까?’를 염려한다. 그리고 그런 걱정을 해소하기 위해 ‘좋은 기업문화’를 만들려 애쓴다.
기업문화는 경영의 핵심 요소로서 1980년대에 크게 유행한 말이지만 요즘에는 좀 낡은 개념으로 여겨지곤 한다. 그러나 기업문화는 어느 한 시절 유행했다가 사라질 개념이 아니다. 사회에 문화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듯이 기업에도 항상 기업문화가 존재한다.
이러한 문화는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끊임없이 변화한다. 변화를 거부하고 기존의 문화를 맹목적으로 좇는다면 발전의 원동력이 아니라 혁신의 대상이 된다. 즉 현재 여러 문제를 겪고 있는 기업이 있다면, 그것은 기존의 기업문화를 답습해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탓이다.
기업문화Cell이 ‘기업문화, 조직을 움직이는 미래 에너지’(아템포)를 펴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업문화로 고민하는 많은 기업이 특정 기업의 성공한 문화를 좇기보다는 기업문화의 본질부터 차근히 익히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조직에서는 기업문화가 변질될 수밖에 없다. 기업문화Cell은 이를 ‘에너지’의 개념으로 설명한다. 예를 들어 사용할 수 없는 에너지를 뜻하는 ‘엔트로피’는 고립된 계(界)에서 증가하는 방향으로만 움직인다. 이 엔트로피가 쌓여 관료화·권위주의·평균화 등 여러 문제를 야기하고, 구성원들이 더 이상 기업문화를 믿고 따를 수 없게 한다. 이처럼 기존 패러다임이 적절하게 작동하지 못하는 상태가 ‘위기’다. 반면 위기에 적극 대응하면 새로운 문화가 탄생하게 되고, 이러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으면 발전적 순환이 계속되는 조직이 된다. 기업문화Cell이 전하려는 이야기의 줄거리가 바로 이것이다.
문화에는 조직이 왜 태어났고, 어떤 길을 걸었는지, 그리고 한 걸음 한 걸음 걸으며 무슨 경험을 했는지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너무나 힘들었던 오르막길에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 중간에 길이 사라졌을 때 어떤 행동을 취했는지, 중요한 갈림길에 섰을 때 어떤 기준을 갖고 선택했는지가 흔적으로 남기 마련이다. 이렇게 남겨진 흔적들이 문화적 에너지다. 누군가 에너지를 남기고, 또 다른 누군가는 넘겨받은 에너지를 바탕으로 새로운 미래를 그려낸다. 그러할 때 조직은 계속 존재할 수 있다고 기업문화Cell은 이야기한다.
‘고립된 계’에서는 증가하는 방향으로만 움직이는 엔트로피가 ‘열린 시스템’에서는 감소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인간 또는 인간이 만든 조직은 내부에 쌓이는 엔트로피에 관심을 갖고, 계속해서 고품질의 에너지를 수급해야 한다. ‘문화적 역동성’을 갖추는 것이다. 문화적 역동성은 새로운 변화와 시대정신을 읽고, 현장에서 실험하며, 실험한 결과를 토대로 사례들을 만들어 가는 활동이 지속적으로 일어남을 의미한다. 이는 아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천으로 옮길 때 기능해진다고 기업문화Cell은 주장한다.
‘기업문화, 조직을 움직이는 미래 에너지’에는 기업문화를 창조하는 리더와 이를 실행하는 구성원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통찰도 담겨 있다. 책은 “조직 구성원은 ‘이끄는 사람과 따르는 사람’으로 구분되는 게 아니라 ‘이끄는 역할과 따르는 역할’이 있을 뿐”이라며 “모두가 리더이자 구성원”이라고 지적한다. 따라서 리더도 구성원의 역할을 이해하고, 구성원 역시 리더의 역할을 이해해야 한다.
현대 사회는 개개인의 역량을 중시하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런 만큼 구성원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조직의 성과로 연결하는 일이 중요해지고 있다. 기업문화Cell은 다양한 이론을 바탕으로 이를 설명하고, 실제 현장에서 기업문화와 연결해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소개한다. 특히 신입 직원 멘토링, 기업문화 담당자들과의 대화 등 현장과 밀접한 이야기들로 신뢰를 높인다.
성공하는 기업은 위기를 탁월하게 활용한다. 이는 ‘좋은 기업문화’ 속에서 가능한 일이며, 좋은 기업문화란 한마디로 ‘강한 문화’다. 강한 문화라고 하면 강압적인 문화를 떠올리기 쉽지만, 사실은 빠르게 변화를 수용해 ‘살아남은 문화’이자 ‘지속가능한 문화’다. 이것이 ‘기업문화, 조직을 움직이는 미래 에너지’가 성공을 바라는 기업에 들려주려는 이야기의 핵심이다.
엄민용 기자 margeu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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