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첫째도 둘째도 '수해' 복구…민주 '수해' 압박에 '민생'으로 대응
봉사활동·홍준표 징계 등 선제조치…윤 대통령 시너지 기대도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국민의힘이 수해피해 복구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지도부를 중심으로 수해 복구 봉사활동에 팔을 걷어부치고 있고 '폭우 골프' 논란을 낳은 홍준표 대구시장을 향해선 선제적 징계조치에 나섰다. 민생을 책임지는 모습을 통해 자칫 흔들릴 수 있는 민심을 수습하는 동시에 이번 수해를 관재(官災)로 규정, 대규모 공세를 예고한 야당의 압박을 방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고위당정협의회를 취소했다고 공지했다. 이날 당정에서는 수해 지원 방안, 피해자 지원 및 수해 지역 복구 등 근본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이 논의될 예정이었다.
이번 당정은 지난 16일 미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다음날(17일) 수해 현장을 찾았던 김기현 대표가 당정 회의를 하겠다고 밝힌 지 일주일 만에 계획된 것으로, 수해문제를 서둘러 해결하겠다는 당의 의지가 반영됐다.
회의에는 김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추경호 경제부총리, 농림축산식품부·환경부·여성가족부·국토교통부 장관 등 정부 측 인사, 여기에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국정기획·정부·경제·사회 수석 등 고위직 인사가 모일 예정이었다.
다만, 회의는 순연됐다. 이유는 '수해'다. 당은 이날 공지를 통해 "금일 고위당정은 계속되는 우천 호우 대응에 전념하고자 취소한다"고 설명했다. 당의 최대 현안은 첫째도, 둘째도 '수해' 대응인 셈이다.
당은 최근 수해 발생 이후 조직강화특별위원회 회의 등 당 주요 일정을 미루고 수해 피해 지원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21일부터 28일까지 일주일을 전 당원 봉사활동 주간으로 지정했다. 김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봉사활동 주간 첫날인 21일 경북 예천군 감천면에서 수해 복구 봉사활동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오는 24일에는 윤 원내대표 주재 하에 당 소속 의원들과 보좌진, 당직자 및 당원들이 충북 청주시 일대를 찾아 봉사활동을 실시한다. 25일과 26일에는 김 대표 및 지도부가 호남 지역을 찾아 수해복구에 나설 계획이다.
수해로 인한 논란에도 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예가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한 징계 개시다. 홍 시장은 집중호우로 전국적 피해가 발생한 지난 15일 대구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쳐 논란이 됐다.
홍 시장은 "주말에 테니스 치면 되고 골프 치면 안 된다는 규정이 공직사회에 어디 있나"며 문제없다는 입장을 취했지만, 당 윤리위는 홍 시장의 사과에도 윤리위는 징계 개시를 결정했다.
당은 당초 7월말~8월초로 계획했던 여름휴가 일정까지 줄이면서 수해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 수해 피해 복구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는 모습이다.
지난 17일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뒤 수해 대응에 집중해온 윤 대통령은 이날부터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에서 비가 내리면서 호우 상황을 모니터링 하는 등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야당이 대대적 공세를 예고한 상황에서 민생을 무기로 이에 대응하겠다는 전략도 숨어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번 수해 과정에서 나타난 '관재(官災·관청에서 비롯되는 재앙)'의 진상을 밝히고 그 책임을 엄히 물어야 다음에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는다"고 정부를 겨냥하고 있다.
향후 수해를 둘러싼 여야 신경전은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수해 피해 복구를 위해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촉구하고 있다. 반면 여권은 추경에 반대하고 있다.
이 외에도 수해 원인을 두고 여권은 문재인 정부 당시 영산강의 보 해체 결정 과정에 4대강 사업 반대 시민단체가 개입했고 이를 김은경 당시 환경부 장관이 지시했다는 내용의 감사원 보고서를 토대로 지난 정부를 겨냥하고 있고, 야당은 표적 감사라며 이에 반발하고 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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