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공 대신 등장 풍수·관상가 “악어상 윤 대통령, 경제 살릴 것”
“2019년 4월 출간한 나의 저서 ‘동물관상으로 사람의 운명을 본다’ 속에 차기 20대 대통령을 암호로 심어놨었다. 문재인 후임 대통령이다. 현직 대통령 다음으로 윤석열을 나오게 배치했다. 국무총리, 도지사, 당대표 출신도 아닌 검사를 등장시켜 다음 대통령을 암시해 놓은 것이다.”
풍수전문가이자 관상가인 백재권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 겸임교수가 20대 대통령 선거 다음날인 2022년 3월10일 페이스북에 자신의 저서 사진과 함께 올린 글이다. 백 교수가 지난해 대통령 관저 선정 과정에서 육군참모총장 공관에 방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가 그동안 언론 인터뷰와 칼럼 등에서 윤 대통령을 평가한 내용이 눈길을 끌고 있다.
백 교수는 2019년부터 윤 대통령을 ‘악어상’이라며 “시대가 원하는 관상이다. 세상이 악어를 부르고 있다”며 호평해온 것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대선을 4개월여 앞둔 2021년 10월27일 그는 <여성경제신문>정기 칼럼인 ‘백재권의 세상을 읽는 안목’에서 “현존하는 ‘동물관상(動物觀相)’ 중에 생존력과 전투력에서 압도적인 甲(갑)이다. 그동안 여러 현직 대통령들과의 싸움에서도 윤석열이 밀리지 않았던 이유다”고 당시 대선 출마를 선언했던 윤석열 후보에 대해 높게 평가했다.
그는 해당 칼럼에서 “윤석열이 정치에 입문할 거라는 예측을 하지 않았을 때, 필자는 8년 전부터 윤석열이 정치판에 들어갈 것이고 결국 대권후보로 나설 것으로 봤다. 그래서 오랜 기간 눈여겨 본 사람이 윤석열이다. 이재명도 마찬가지다. 성남시장 재임시절부터 확인한 바 있다”면서 “윤석열은 검찰에만 있었으나 정치력이 남다르고 센스 넘치며 영민한 사람이다. 악어가 둔하다고 여겨 함부로 대하다가는 큰 낭패를 본다”고도 했다.
백 교수는 “‘악어상’을 지닌 인물은 강물을 정화시키고 세상을 정화시키는 운명을 지니고 태어나는 경우가 많다. 그럼 국민들은 그 깨끗해진 물을 마음껏 마실 수 있고, 투명해진 세상에서 공정하게 경쟁하며 살아갈 수 있다. 안정되고 공정한 치세에는 ‘악어상’의 역할은 없다. 지금처럼 혼탁한 난세가 되면 ‘악어상’을 지닌 인물을 세상이 부르고, 국민들이 원한다. 윤석열이 시대의 부름을 받고 정치에 입문한 이유다”고 당시 윤 후보가 시대가 부른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3월11일 <여성경제신문>와의 인터뷰에선 “내가 관상으로 윤석열을 관(觀)하면 윤석열은 압도적으로 좋은 관상이라는 풀이가 떨어진다. 관상뿐만 아니라 풍수지리로 분석해도 윤석열이 이재명보다 더 좋았다”며 “윤 후보는 세상이 부른 인물이다. 시대가 원하는 관상을 지녔다”고도 했다.
당시 인터뷰에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미래를 ‘예언’한 것도 눈길을 끈다. 그는 “이준석 대표는 권한을 크게 상실할 것이다. 당 내부는 물론 외부로부터도 압박이 있을 것이다”며 “철부지 ‘어린 여우상’ 이준석은 그동안 정권교체는 뒷전이고 김종인과 함께 지나치게 이기적으로 행동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 당선 1년이 지난 지금 그의 생각은 어떨까. 지난 6월8일 보도된 <시사오늘>과의 인터뷰(백재권 “윤석열 당선 예측…국운(國運) 상승”)에서 백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나라가 국운이 좋아지려고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겁니다. 본인이 대통령에 욕심이 나서 출마한 게 아니에요. 세상과 시대가 윤석열을 부른 거예요. 경제 역시 좋아질 겁니다. 다만 세계적인 경제위기는 대한민국 대통령 한 사람이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잖아요. 악조건이지만 윤 대통령이 경제를 살릴 거라고 봐요. 안팎으로 경제가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선전할 거예요. 당장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니, 집권 후반기를 봐야 해요.”
한편, 대통령 관저 선정 과정에 역술인 천공이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수사중인 경찰이 지난해 3월 육군참모총장 공관에 천공 대신 백 교수가 방문한 정황을 확인하고 수사 중이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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