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옷 입고 거리 나온 교사 5000명 “학부모 악성 민원에 생존권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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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의 새내기 교사가 교내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자 교사 및 교대생 5000여명이 검은 옷을 입고 거리로 나왔다.
경기도에서 근무하는 한 2년차 교사는 연단에 올라 "교사 커뮤니티에는 악성 학부모 민원에 대한 글이 넘쳐난다. 언젠가 나도 당할 수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퇴근 시간 이후 학부모에게 전화가 와도 상담이라는 이유로 새로운 업무가 시작된다. 문제의 본질은 25명의 아이와 그 학부모를 교사 1명이 담당해야 하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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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의 새내기 교사가 교내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자 교사 및 교대생 5000여명이 검은 옷을 입고 거리로 나왔다. 이들은 “학부모 악성 민원에 시달리고 있다”며 교사 인권 보호를 촉구했다.
전국의 전현직 교사 및 예비교사들은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개최된 ‘서이초 교사 추모 및 진상 규명 촉구 집회’에 검은 옷과 검은 마스크 차림으로 참석했다. 낮 기온이 32도까지 오르고 비까지 내리는 날씨였지만 사전 조사에서 참여하겠다고 응답한 약 2000명을 훌쩍 넘어서는 5000명의 참가자(주최 측 추산)가 모였다. 이들은 A씨가 목숨을 끊은 사건에 분노해 자발적으로 집결했다
교사들은 차례로 연단에 올라 숨진 A 교사를 추모하는 한편 교권 침해 실태를 고발하고 진상 규명과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진상규명 촉구한다’, ‘교사의 생존권을 보장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경기도에서 근무하는 한 2년차 교사는 연단에 올라 “교사 커뮤니티에는 악성 학부모 민원에 대한 글이 넘쳐난다. 언젠가 나도 당할 수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퇴근 시간 이후 학부모에게 전화가 와도 상담이라는 이유로 새로운 업무가 시작된다. 문제의 본질은 25명의 아이와 그 학부모를 교사 1명이 담당해야 하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교사는 “돌아가신 분의 고통을 저 역시 알 것 같아서 서이초 앞에서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며 “필터 없는 민원이 바로 교사에게 꽂히는 시스템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교사가 민원 처리반이 되어버린 지 오래”라고 토로했다.
한 예비교사도 “아이들을 옳은 길로 이끌고자 교육대학을 왔는데, (아이들을) 손 놓고 지켜봐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면 교사가 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날 집회는 이번 사건으로 구성된 자발적 교사 모임인 공교육비상대책위원회가 조직했다.
대책위는 “이번 일이 분노와 슬픔이라는 감정으로만 끝나지 않길 바란다. 연대를 통해 교사들의 권리를 찾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자”며 “현장의 교사들은 학부모에 의한 무차별적 폭언 등 생명과 직결되는 위협에 노출돼 있다. 교사 생존권 보장에 대한 교육부의 대처방안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서이초등학교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 1학년 담임을 맡고 있던 A 교사가 지난 18일 교내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울교사노조는 A 교사 죽음 배경에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다만 경찰은 A 교사가 남긴 메모 형식의 일기장을 분석한 결과 특정 학부모에게 ‘갑질’을 당했다는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의혹 전반을 확인하고 업무방해 수준의 불법이 발견되면 적극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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