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호우에 극한수색, 극한민원에 극단적선택, ‘극’으로 치닫는 대한민‘극’…일주일 사진 정리
● 삽과 끌개만 받고 급류에 들어간 해병, ‘꽃다운 청춘이 이렇게 끝나다니….’
해병대 1사단 고 채수근 상병은 19일 오전 9시 3분경 예천군 석관천에서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 실종됐고, 같은 날 오후 11시 8분경 내성천 고평교 하류 400m 지점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당시 사고 현장에 있었던 동료들의 증언을 취재한 동아일보 기사를 인용하면 당시 경북 예천군 석관천의 물살은 매우 강했고, 발을 내디딜 때마다 바닥 곳곳에 깊은 웅덩이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온통 흙탕물이어서 물 아래 뭐가 있는지 전혀 안 보이는 상황이었고 “수심이 가슴까지 올 수 있다”라는 보고를 받고도 상관은 무리하게 작업을 지시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장병들에게 지급된 것은 삽과 끌개뿐이었고 구명조끼나 기타 안전 장비는 전혀 없었다고 합니다.
정부는 채 상병에 대해 국가 안전보장에 뚜렷한 공을 세운 사람에게 수여하는 보국훈장 광복장을 서훈했습니다. 채 상병 유해는 22일 영결식 후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되었습니다. 꽃다운 20대 청년의 삶을 앗아가고 평생 흙탕물 속에 살아야 할 가족의 삶을 생각하면 안타까움을 넘어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사건입니다. 안전 장비도 없이 무리한 수색 작업을 펼치게 된 경위는 꼭 조사를 통해 책임 여부를 물어야 할 사안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무너진 공교육 극한 민원 속 극단적 선택한 선생님, ‘꽃다운 청춘이 이렇게 끝나다니….’
18일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초등학교 1학년 담임 여교사 A 씨(25)가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21일 서울교사노동조합이 공개한 증언에 따르면 이 학교에 근무했거나, 근무 경험이 있는 교사들은 고인이 일부 학부모의 지속적인 민원에 시달렸다고 전했습니다. 수년 전 이 초교에서 학교폭력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는 한 교사는 “민원 수준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며 “한 학부모로부터 ‘나 뭐 하는 사람인지 알지? 변호사야’라는 말도 들은 적 있다”고 노조 측에 밝혔습니다. 한편 이번 사건와 관련해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1일 현장간담회에 참석해 “그동안 학교에서 학생의 인권이 지나치게 강조되고 우선시되면서 교권은 땅에 떨어지고 교실 현장은 붕괴되고 있다”며 “학생인권조례를 재정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2010년 처음 제정돼 6개 시도에서 시행 중인 학생인권조례를 교육부가 직접 손보겠다는 방침을 밝힌 건 처음입니다.
22일 서울 도심에서 A 씨 사망 진상 규명과 교육권 보장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습니다.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전국 교사 일동(전국 교사 일동)’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A 씨 추모 집회를 열었습니다. 교사들은 추모의 의미를 담아 검은 옷을 입고 참가했습니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이 올 5월 발표한 ‘교육현장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교권 침해로 정신과 치료나 상담을 받은 적이 있다고 응답한 교사는 26.6%. 또 ‘최근 1년간 이직 또는 사직을 고민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교사는 87%. 이중에서 ‘거의 매일’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5%에 달했습니다.
●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다” 비뚤어진 분노, 신림동 묻지마 살인
21일 서울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7분경 관악구 지하철 신림역 4번 출구 인근에서 조모 씨(33)가 흉기를 휘둘러 20대 남성 1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조 씨는 이어 인근 골목길을 오가며 남성 3명을 추가로 공격했습니다.
경찰에 체포될 당시 조 씨는 “세상 살기 싫다”고 소리쳤고 경찰 조사에서도 “살기 싫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약 투약이나 음주 정황은 드러나지 않았고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과 일면식이 없는 사이여서 묻지 마 범행이 아니면 범행 동기 설명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불 밖은 위험해’라는 말이 떠오를 정도로 무서운 세상에서 사는 현실에 기자도 충격적인 마음뿐 입니다.
● 1차 NCG 회의, 42년 만에 온 SSBN
SSBN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략폭격기와 함께 미국의 ‘핵 3축’ 에 들어가는 무기 입니다. 전 세계 어디든 은밀하게 침투해 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어 ‘최종 핵병기’ 가장 강력한 전쟁 억지 수단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오하이오급 SSBN 1척은 사실상 하나의 ‘핵보유국’과 맞먹는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김남국 제명 권고’ 하루 만에… 민주당 내부 “제명 쉽지 않을 것”
20일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는 가상자산 투자 논란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무소속 김남국 의원에 대해 징계 논의에 착수한 지 51일 만에 제명을 윤리특위에 요구했습니다. 유재풍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윤리심사자문위원장은 회의를 마친 뒤 “가상자산과 관련해 제대로 된 소명이 안 된 부분과 그동안 거래해 왔던 여러 내역 등을 고려해 ‘제명’ 의견으로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자문위는 내부적으로 김 의원이 국회 상임위원회 및 소위 도중 최소 200회 이상 코인 거래를 한 것으로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윤리특위는 24, 25일쯤 자문위 심사보고서를 제출받아 검토한 뒤, 27일 국회 본회의 직후 전체회의를 열고 김 의원 징계안을 심사할 예정입니다. 민주당 소속인 변재일 윤리특위 위원장은 “김 의원이 소명할 수 있는 부분이 나오지 않는다면 자문위 의견을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도 “제명 권고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 당 차원의 결정이 필요하며 국민께 알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제명 권고에 유감을 표한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기준이 형평에 맞게 적용된 것인지 의문”이라고 반발했고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현재까지 침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 내년 최저임금 9860원, 노동계 경영계 모두 한숨
19일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간당 9860원 으로 의결했습니다. 올해(9620원)보다 240원 오른 금액으로 역대 두 번째 낮은 인상률입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3월 31일 심의를 요청한 뒤 노동계와 경영계는 서로가 제시안 최저임금안에 합의를 못 이루고 역대 최장 110일을 끌다가 19일 오전 표결을 통해 9860원으로 의결했습니다. 최종 투표에서는 경영계 17표, 노동계 8표, 무효표 1표가 나왔습니다. 이날 결정된 최저임금은 이의제기 기간을 거쳐 내달 5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확정, 고시하게 됩니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두고 노동자는 물론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 모두 한숨을 내쉬고 있습니다. 사측은 안간힘을 쓰며 버티고 있는데 추가적인 인건비 인상은 감당하기 어렵다는 이유고 노동계는 식비·공공요금 오르는데 2.5% 오른 실질임금은 더 줄어든 셈이라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은 이날 “최저임금 절대 수준이 상당히 높은 지점까지 와 있다. 이 정도까지 올랐다는 데 자부심을 느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1%포인트 오르면 외식과 제품 가격 등에 반영돼 소비자물가가 0.07%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는데 또한 인건비 부담으로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우려도 있습니다.
● 100번 중국 방문한 100세 키신저 시진핑 만나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에 ‘자원 무기화’로 대항하며 미·중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20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핑퐁외교’의 주역인 키신저 전 장관을 직접 만났습니다. 시 주석은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키신저 전 장관과 접견하고 “키신저 박사가 100세 생일을 맞았고 이번을 포함해 중국을 100번 이상 방문했다”면서 “‘두 개의 100’이 겹쳤다는 점에서 이번 방중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키신저 전 장관은 “미·중 두 나라 관계가 회복되는 것은 세계 평화와 인류 사회의 진보와도 직결된 문제다”라고 화답했습니다.
지난달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시작으로 재닛 옐런 재무장관, 존 케리 기후변화 특사 등이 중국을 방문했지만 시 주석을 만난건 키신저 전 장관이 유일한데 이는 미중 수교를 이끌었던 키신저 전 장관을 만나 양국 간 긴장을 완화하겠다는 중국의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됩니다.
● ‘꽃길만 걷는 괴물’ 김민재 아시아 최고 금액으로 뮌헨과 5년 계약
19일 독일 프로축구 최고 명문 구단 바이에른 뮌헨이 김민재 선수에게 등번호 3을 부여하고 5년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뮌헨은 김민재 전 소속팀 나폴리에 이적료 5천만 유로(약 715억원)을 냈고 김민재 선수에게는 연봉 1천200만 유로(172억원)로 계약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는 역대 아시아 선수 최고 기록이고 올여름 이적시장에서 이적한 수비수 중 가장 높은 이적료를 기록 중인 으로 나타났습니다.
3월까지만 해도 김민재의 예상 이적료는 5000만 유로였는데 석 달 사이 1000만 유로가 더 뛰었는데 이 기간에 나폴리가 세리에A 우승을 차지했고 김민재는 2022∼2023시즌 세리에A ‘최고 수비수’로 선정되었기 때문입니다. 김민재는 자신의 별명 ‘괴물’에 대해 “저의 경기 스타일을 보여주는 것이라 만족한다”며 “독일에서도 그런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습니다.
장승윤기자 tomato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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