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몰랐지" 10년 전 공항소음지역 에어컨 약속.. 감당 못할 눈덩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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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국제공항 소음피해지역인 제주시 용담동에 살고 있는 A씨.
A씨의 집에는 공항공사에서 설치해 준 에어컨이 있습니다.
첫 에어컨을 설치한지 10년이 지나자 A씨와 비슷한 민원이 공항소음센터와 한국공항공사로 잇따르고 있습니다.
소음피해지역 에어컨 설치는 공항 착륙료 수입의 75%를 쓸 수 있도록 돼 있는데, 최근 몇 년 동안 코로나19를 겪으며 국제선이 끊긴 타격을 입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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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부터 추진.. 마무리 못했는데 교체 시기 도래
코로나 겪으며 사업비도 줄어.. 교체 민원 대응 못해
기존 사업도 감당 못하는데 소음지역은 계속 증가세
제주국제공항 소음피해지역인 제주시 용담동에 살고 있는 A씨.
A씨의 집에는 공항공사에서 설치해 준 에어컨이 있습니다.
공항소음피해 지역 주민들을 위해 법으로 정해진 사업입니다.
여기에는 냉방시설 설치 뿐만 아니라, 설치되고 10년이 지나면 유지·보수나 재설치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A씨가 에어컨을 설치한 것은 법이 시행된 지난 2011년으로 이제 10년이 넘었습니다.
A씨는 에어컨이 고장나 수리를 하려 했지만 구형 제품이라 부품이 없었고, 법에 따라 재설치를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예산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A씨는 "법이 있음에도 해줄 수 없다는건 이해하기 힘들다"라며 "못해줄 것 같으면 진작에 법을 바꿨어야지, 10년 동안 이런 상황을 예측 못했나"라고 반발했습니다.
이런 상황은 A씨만 겪는 일이 아닙니다.
첫 에어컨을 설치한지 10년이 지나자 A씨와 비슷한 민원이 공항소음센터와 한국공항공사로 잇따르고 있습니다.
공항소음센터 관계자는 "최근 이런 민원이 크게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며 "에어컨 관련 민원은 한 건 한 건이 큰 사안"이라고 전했습니다.
또 "10년이 지난 에어컨은 앞으로 계속 생겨날 것이기 때문에 이런 민원도 늘어날 것"이라며 "저희도 최대한 안내해드리지만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에어컨 설치 사업 주체인 공항공사는 더욱 난감합니다.
아직도 에어컨을 설치 못한 가구가 태반인데, 첫 설치 가구는 벌써 10년이 지났기 때문입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 제주에서 공항소음지역에 포함된 가구는 약 8,900세대.
올해 500가구를 포함해 지금까지 설치된 곳은 7,500세대에 달합니다.
아직도 1,400세대가 남았는데,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닙니다.
공항소음지역은 5년마다 새롭게 고시되는데, 올해 1월 변경 고시된 가구는 1만3,500세대.
기존 가구도 감당 못하는 상황에서 대상 가구가 50% 넘게 늘어 '엎친데 덮친격'이 됐습니다.
상황은 더욱 꼬여가는데 예산 상황도 좋지 않습니다.
소음피해지역 에어컨 설치는 공항 착륙료 수입의 75%를 쓸 수 있도록 돼 있는데, 최근 몇 년 동안 코로나19를 겪으며 국제선이 끊긴 타격을 입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제주공항 착륙료 수입만으로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김해·김포·울산·여수 등 5개 공항 착륙로 수익을 모아 배분하는 방식이라 제주만 우선적으로 사업을 해 나갈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에어컨 설치 대신 가구 세대원에 따라 매년 10만~14만 원의 현금 지원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관련 법안은 발의조차 안됐습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 관계자는 "예산이 한정돼 있는만큼 신규 설치에 주력하고 있어 교체까지는 감당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부득이한 경우 얼마 없는 중고 에어컨으로라도 지원해 드리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공항마다 과도기적 상황을 겪는 것 같다"라며 "내부 논의를 통해 최대한 불편을 줄여나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JIBS 제주방송 이효형 (getstarted@hanmail.ne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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