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하 "박근혜, 정치인 배신에 환멸…친박이라며 연관 짓지 말라 했다"
치료비, 생활비는 동생 박지만이…남매, 자주 통화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을 전후해 정치인들의 배신에 환멸을 느껴 그들과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치적 의미의 친박은 없다'며 22대 총선 때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우병우 전 민정수석 등이 나설 것이라는 관측과 자신을 연결하는 것에 선을 확실히 그었다.
이러한 사실은 현재 박 전 대통령이 유일하게 곁을 내주고 있는 유영하 변호사의 입을 통해 드러났다.
유 변호사는 최근 '주간조선'과 인터뷰에서 "매주 일요일 (서울에서 대구 달성 박 전 대통령 사저로)내려가 월요일에 사저로 들어가서 뵙는다. 일이 많으면 화요일까지 있다가 오기도 한다"며 매주 1~2일 정도 박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이런저런 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 건강 상태에 대해선 "체력이 조금 떨어진 것을 제외하고 그 연세(71)에 비해 건강한 편이다"며 "한동안 '치매설'이 떠돈 적이 있어 내가 '아니다'고 밝혔고 이미 언론인 4명 정도를 만나 몇 시간 이야기를 나눴다"라는 말로 그야말로 터무니없는 소리다고 밀어냈다.
정가 관심사인 친박계 인사들의 출마 가능성과 관련해 유 변호사는 "대통령이 '정치적 의미의 친박은 없다', '이제 정치하는 사람들은 자기들이 자기 정치하면 됐지, 나랑 연관시킬 이유가 없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단호히 하셨다"며 친박과 박 전 대통령을 연결하는 건 무리라고 말했다.
이처럼 박 전 대통령이 정치와 거리를 두는 까닭에 대해 유 변호사는 "정치인들에 대해서 본인이 느꼈던 환멸 같은 것이 있는 것 같더라. 자신이 가장 힘들 때 따뜻한 말 한마디 위로가 없다가 갑자기 연락이 오면 진정성이 느껴질 리가 없는 것 아니냐"고 설명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이 서운했던 사람들에 대해 "'아휴 뭐, 그 사람들이 저를 볼 일이 있겠어요'라는 등 그냥 완곡하게 이야기한다"며 거리를 두는 것으로 심정을 간접적으로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변호사는 많은 정치인, 과거 참모들이 면담을 신청해 오고 있다면서 그럴 때마다 "대통령에게 그대로 보여드린다. 별말씀이 없으면 연락하지 말라는 것이기 때문에 그분들에게 '아직 대통령이 별말씀이 없다고'만 전해준다"고 했다.
또 "아주 가끔 대통령이 누구한테 전화를 좀 연결해달라고 하면 전화번호를 알아내서 연결시켜 드린 적도 있다"며 이처럼 정치인과 소통하는 건 거의 없다고 했다.
다만 "대통령은 김기춘 비서실장을 두 번 만나서 두 시간씩 함께 식사를 했고 김장수 전 장관, 김관진 전 실장, 박흥렬 전 경호실장 등과 만나 거의 3시간가량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아울러 "한광옥 비서실장도 만났고 재판 때 한번도 빠지지 않고 방청한 허원제 전 정무수석, 김재수 전 농림축산부 장관, 서상기 전 의원을 대통령이 '만나보고 싶다'고 해 지난 2월 생일날 만나서 화기애애하게 식사했다"고 덧붙였다.
유 변호사는 "동생 박지만 회장도 부인 서향희 변호사와 함께 내려와서 식사를 했고 천주교 대구교구 대주교를 비롯해 여러 신부들과도 식사도 하고 교구에 들러 차담과 교구 관내 산책도 같이 했다"며 "당시 신자분들 중에서도 대통령을 만난 분들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 4월 11일 박 전 대통령이 동화사를 방문하기 1주일 전 경주를 찾아 무열왕릉과 문무대왕릉 등을 봤다. 식사도 일반 대중식당에서 했는데 사람들이 대통령을 알아보고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기도 하고 가까이 와서 인사를 하기도 했는데 지역 언론을 비롯해 어떤 곳에도 보도가 되지 않았다"며 많은 분들이 노출되길 꺼리는 대통령의 뜻을 존중하는 것 같다고 했다.
유 변호사는 현재 박 전 대통령 재산이 한푼도 없다며 "생활비와 병원 치료비는 박지만 회장이 도와주고 있다"면서 "대통령이 동생인 박 회장과는 (통화를) 자주하고 통화하는 방법이 있다"며 특별한 경로로 소통하고 있음을 알렸다.
한편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정수장학회, 육영재단 등에 대해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가지고 있는 생각을 밝힐 것으로 본다"며 직접 혹은 간접적 방식으로 메시지를 낼 것이라고 했다.
buckba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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