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전방위 대응 나선 윤 대통령, 여름휴가도 '불투명'
해외 순방 후 수해 대응 집중…이례적 빠른 특별재난지역 선포도
(서울=뉴스1) 나연준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여름휴가 일정까지 줄이면서 수해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 다시 많은 비가 예상되는 23일 호우 관련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장마가 계속되고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누적되는 가운데 윤 대통령은 여름휴가도 최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7월말~8월초 휴가가 예상되기도 했지만 수해로 인명피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자리를 비우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금 변수들이 있어서 정확히 (휴가가) 언제일지는 봐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 17일 해외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뒤 수해 대응에 집중해 왔다. 귀국 직후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에서 비서관급 이상 참모진과 호우 피해 상황 관련 회의를 열었고,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며 상황 점검 및 신속한 후속 조치를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17일에는 경북 예천 산사태 피해 현장, 18일에는 공주시 탄천면의 수해 현장을 차례로 방문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수재민들을 위로하고 일상 회복을 위해 정부가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19일에는 전국 13개 지자체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우선 선포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해당 지자체의 복구비 중 지방비 부담액의 일부를 국비로 추가 지원해 재정부담을 덜 수 있게 된다. 피해 주민은 재난지원금 지원과 함께 국세‧지방세 납부예외, 공공요금 감면 등 18가지 혜택 외에도 건강보험, 전기, 통신, 도시가스 요금, 지방난방요금 감면 등 12가지 혜택을 추가로 받는다.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위해서는 지자체에 대한 피해 조사, 중앙안전관리위원회 심의, 중대본 건의 등을 거쳐야 해 2주가량 걸리지만 윤 대통령 귀국 후 2일 만에 빠르게 이뤄졌다. 해외순방 중에도 한덕수 국무총리와 소통하며 미리 준비를 해왔기에 가능했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수해 대응과 관련해 부처의 안일했던 대응을 질타하며 대책 마련을 강조했다. 지난 18일 국무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물 관리'를 담당하는 환경부를 질타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지난해 수해 이후 디지털 시뮬레이션을 포함해 집중호우때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시스템 강화를 주문했지만, 이같은 조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상황에 대해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수해를 계기로 재난관리 체계와 대응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전례없는 이상기후에 지금까지 해 온 방식으로는 대응할 수 없다"며 "천재지변이니 '어쩔 수 없다' 이런 인식은 버려야 된다. 평소에도 체계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디지털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춰야 된다"고 말했다.
폭염이 끝나고 22일부터 24일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는 돌풍·천둥·번개를 동반한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예상된다. 23일 현재 수도권 전역에는 호우주의보가 충청, 강원, 전북 일부 지역에서도 주의보가 발령된 상태다.
예상강수량은 서울과 경기 내륙 50~120㎜, 경기 북부 일부는 180㎜ 이상이다. 강원도 30~80㎜, 충청권 30~80㎜, 전라권 30~100㎜, 부산·경남 50~100㎜, 대구·경북 20~60㎜, 제주도 30~80㎜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22일 오후 9시 호우 대응 비상단계를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했고, 위기 경보 수준은 최고 단계인 '심각'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시는 청계천 등 서울시내 27개 하천 전체를 통제하고, 호우대비 취약지역에 대한 예찰활동 강화에 나섰다.
대통령실과 정부, 국민의힘은 당초 이날 오후 수해 대책 마련 등을 논의하기 위한 고위당정협의회를 개최하기로 했다가, 전국적인 많은 비 예보에 이를 연기했다.
yjr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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