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가계대출, 7월에도 또 3000억원 이상 증가

김현진 기자 2023. 7. 23.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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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 긴축 기조 속에서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이달 들어 5대 은행에서만 가계대출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다시 3000억원 이상 늘어 금융권 전체로 4개월 연속 증가를 눈앞에 뒀다.

5대 은행의 이런 추세로 미뤄 전체 은행권과 금융권의 가계대출도 4월부터 7월까지 넉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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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 약 1조원 급증···금융권 넉 달 연속 증가 눈앞
한은, 금리 올리자니 경기·부동산PF 등 우려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 등 문구가 적힌 안내판. 연합뉴스
[서울경제]

통화 긴축 기조 속에서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이달 들어 5대 은행에서만 가계대출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다시 3000억원 이상 늘어 금융권 전체로 4개월 연속 증가를 눈앞에 뒀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20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78조5700억원으로 6월 말(678조2454억원)보다 3246억원 늘었다. 앞서 5월(677조6122억원)에 2021년 12월(+3649억원) 이후 1년 5개월 만에 처음 전월보다 증가(+1431억원)한 뒤 6월(+6332억원)과 이달까지 3개월째 증가세다.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잔액 512조3397억원)이 20일까지 9389억원이나 불었다. 증가폭도 이달 말까지 영업일이 약 열흘 정도 남은 상태에서 6월(+1조7245억원)보다는 작지만 5월(+6935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다만 신용대출(잔액 108조5221억원)은 지난달 말보다 4068억원 더 줄었다. 5대 은행의 이런 추세로 미뤄 전체 은행권과 금융권의 가계대출도 4월부터 7월까지 넉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5월은 시장금리가 다소 떨어져 금리 부담 완화가 가계대출 증가세의 원인으로 거론됐지만, 6월 이후에는 시장금리도 다시 오르는 추세인 만큼 최근 가계대출 수요는 금리만으로도 설명하기 어렵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 배경에 대해 “서울 등 수도권 주택 매수 심리가 회복되면서 아파트 매매가격이 오르고 주택 관련 대출도 늘어나는 추세”라며 “주택담보대출 LTV(담보인정비율) 상한 규제 완화,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등의 정책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한은도 금융 위기의 잠재적 뇌관으로서 가계대출 재증가 흐름을 주시하고 있다. 이달 13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이창용 총재는 “여러 금통위원이 가계부채 증가세에 큰 우려를 표했다”며 “만약 급격하게 늘어나면 금리나 거시건전성 등을 통해 대응할 것”이라며 문제의 심각성에 공감했다.

다만 한은이 당장 가계대출 안정만을 명분으로 다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하반기 경기 회복이 불투명한 데다 자칫 금리 재인상이 신용 경색을 불러 제2의 레고랜드·새마을금고 사태나 급격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당장 금리 재인상을 가계대출 문제의 해법으로 거론하기보다는 DSR 등 거시건전성 규제 개선을 우회적으로 강조하는 분위기다.

김현진 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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