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은 예술의전당으로 백희나 그림책 월드 인기 달샤벳 연극도 함께 볼수있어 ‘마티스의 후예’ 프랑스 예슬가 라울 뒤피 대규모 회고전 수채화부터 판화·유화 패션 직물·미디어아트까지
스윗스팟(sweet spot)이란 배트로 공을 치기에 가장 효율적인 곳, 최적의 상황을 뜻합니다. 화랑과 미술관 밀집된 지역을 중심으로 이 시기 놓치지 말아야 할 주요 전시를 효율적인 동선 위주로 안내합니다. 전시 이야기를 나눌 만한 맛집이나 카페 공간 정보도 곁들입니다. 제때 보시려면 매경 사이트에 먼저 뜬다는 점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초등학생 이하 자녀가 있다면 올여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은 필수코스가 됐습니다. 올해 전관개관 30주년 특별전으로 열리는 ‘백희나 그림책전’은 벌써 입소문이 대단하죠. 세계적 아동문학상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추모상’ 수상자인 스타 동화책 작가의 첫 대규모 개인전이기 때문이지요. 2004년 출간된 ‘구름빵’은 물론 ‘달 샤베트’, ‘장수탕 선녀님’, ‘알사탕’, ‘연이와 버들도령’ 등 모두 11편의 창작 그림책 원화와 입체 작품을 소개하고 있답니다.
일단 예술의전당 정문 격인 비타민스테이션을 통과해서 오른쪽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한가람디자인미술관으로 연결되지요. 그곳 1층에 어린이들이 신나게 떠드는 소리가 나는 바로 그곳입니다. 전시장 들어서기 전부터 엄마와 아이들이 달 샤베트 같은 아이스크림을 먹기 위해 자판기 주변에 줄이 길게 늘어섰지요. 전시장 줄인가 잠깐 착각할 수 있습니다.
일단 동화책 전시라고 해서 평면적이라고 생각하면 오산. 작가가 직접 그린 것도 있지만 종이나 직물 등 다양한 재료로 인형처럼 만든 캐릭터, 공간 세트는 물론 소품 등 감탄이 절로 나는 입체 작품이 가득하고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낮게 배치돼 있습니다.
동화책에서 튀어나온 듯 생생한 입체 인형들 신기 내 아이 말문이 트이네요
특히 ‘달 샤베트’아파트의 경우는 6층 건물 세트를 내부까지 세세하게 구현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전시장에서는 아파트 집마다 CCTV를 설치해서 내부 모습을 화면으로 더 자세하게 볼 수도 있지요. 또 ‘장수탕 선녀님’의 장수탕을 재현한 공간에서는 어린이들이 실제 목욕탕 의자에 앉아보면서 그림책 세상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체험을 할 수도 있지요. 하나같이 다 독특하고 개성 있어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꾹 참아야 합니다. 마지막 공간에 다다라서야 인증사진을 마음껏 찍는 공간이 나온답니다. 아마도 지식재산권(IP)이슈로 맘고생을 많이 한 작가에 대한 배려가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여튼 전시장에서는 아이들 말문이 터지면서 시종일관 엄마 아빠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아주 보기 좋네요. 그림책 전시는 10월 8일까지 열립니다.
마침 전시와 연계한 공연도 함께 진행되니 참고하십시요. 백희나 그림책 4번째 음악극 ‘달샤베트’가 7월 22일부터 8월 6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진행됩니다. 공연시간 55분에 36개월 이상 입장 가능하답니다.
시원한 프랑스 여름 바다 힘 빼고 슬슬 그린 듯 평안해 국내 작곡가·미디어아티스트 재해석한 작품 관람객 호응 커
이왕 예술의전당 나들이를 왔다면 엄마 아빠도 즐길 거리를 찾으면 좋겠지요. 비타민하우스 왼쪽 동쪽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라울 뒤피:색채의 선율’ 전시도 잘 기획된 전시로 소문이 자자합니다. 작가의 고향인 르 아브르의 시립미술관인 앙드레 말로 현대미술관에서 공수한 말년의 명작 ‘자화상’과 ‘붉은 조각상이 있는 라울 뒤피의 아틀리에’등 대표작은 물론 니스 시립미술관에서 ‘에밀리엔 뒤피의 초상’와 ‘니스 부둣가 산책로의 카지노 앞을 지나는 두 대의 마차’, 가장 대표적인 소장자였던 벨기에 기업인 에드몽 헨라드 컬렉션 등을 통해 180점이나 공수했습니다.
여름 분위기 평온한 마음으로 볼 수 있는 그림이 가득해 데이트족들은 물론이고 마음 맞는 친구들이 함께 보며 즐거워하지요.
라울 뒤피(1877~1953)는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생소한 이름이지만, 프랑스에서는 마티스의 후예로 꼽히는 화가이자 삽화가이지요. 1952년 베네치아비엔날레 국제 회화 부문 그랑프리를 수상했고, 당대 너무 인기가 있는 스타일로 따라 한 작품들이 많다 보니 친숙한 느낌이 드는 측면도 있지요. 미술 덕후들에게는 상당히 유명한 화가지요.
일단 전시장 입장 전 전시 브로슈어부터 꼭 챙겨두세요. 왜 그런지 전시장 안에서 알게 됩니다.
1937년 파리 만국박람회 때 의뢰받아 제작한 대형 작품 ‘전기요정’은 인류의 역사와 문화, 과학을 총망라한 대작이지요. 당시 설치됐던 원작 대신 판화가 전시되는 것은 아쉽지만 미디어아트로 구현한 작품이 특히 인상적입니다.
전시 중간에 라울 뒤피가 삽화에 참여한 ‘동물시집’에 나오는 4종의 목판화를 색깔별로 직접 찍어볼 수 있는 코너가 있는데 브로슈어 안에 공간이 있답니다. 어린이와 함께 라면 목판화도 경험할 수 있어 좋겠죠.
프랑스 현대 패션의 선구자라 할 수 있는 패션디자이너 폴 푸아레(1879~1944)와 만나 제작한 직물과 의상이 함께 전시된 것도 흥미롭네요. 오트 쿠튀르의 창시자라 할 만큼 유명한 인물인데요. 아름다운 꽃과 식물을 기반으로 한 직물과 현대적인 느낌의 의상을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또 전시볼 때 차분한 목소리의 배우 박보검의 오디오가이드도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예술의전당 안 모짜르트 카페 분수쇼 즐기며 편하게 식사도
근처 나가도 백련옥·부라문 검증된 맛집들 즐비해 만족
전시와 공연을 본 후에는 예술의전당 안에서 오래 있어도 괜찮습니다. 모짜르트502 카페는 파스타와 함박스테이크 등 기본을 하는 식사와 음료를 테라스에서 음악분수를 즐기며 볼 수 있어 인기지요. 더운데 아이와 함께 멀리 가기 힘든 가족은 이곳이 적당하고요. 지하 비타민스테이션에 테라로사 커피와 파리크라상에서 간단한 식사와 대화를 나누기 적당하지요.
제대로 식사하려면 대중적인 콩 전문 식당 ‘백련옥’이 있죠. 본관은 항상 자리가 없으니 안내받아 별관을 가시면 매생이전과 호박전, 팥칼국수와 두부 요리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좋아합니다. 인근 중식당 ‘부라문’도 간짜장과 군만두 맛집으로 인기죠. 어린아이들이 열광할 곳이기도 합니다.
교육열이 강한 부모라면 강북으로 건너가 서울역 인근 구 청사인 ‘문화역서울284’에서 진행하는 토마스 헤더윅 전시도 놓치지 않을 것 같습니다. ‘21세기 다빈치’로 통하는 혁신가로 뉴욕 허드슨야드의 명물 베슬과 인공섬 공원 ‘리틀 아일랜드’, 영국 런던올림픽 성화와 상하이 엑스포 영국관 등 발상의 전환이 돋보이는 프로젝트를 많이 창조한 인물이죠. 다만 건축 디자인 전시여서 모형과 사진, 영상을 찬찬히 봐야 이해되는 내용이 많아서 자칫 너무 어린 아이들은 흥미를 갖기 힘들 수 있습니다. 기존 관념을 뛰어넘는 건축구조를 구현해 낸 헤더윅 스튜디오의 작업 과정을 확인해 볼 수 있지요. 인터넷에 영상 등 정보가 많으니 예습하고 전시장에가서 보시면 더 효과적일 겁니다. 인근 연남방앗간에서 시원한 음료를 즐기거나 인근 인기 많은 돈가스 맛집 ‘오제제’에서 식사를 추천합니다. 서울로7017을 통하면 남대문 명동 상권까지 쉽게 이동할 수도 있습니다.
강동구 근처라면 ‘고양이 화가’ 루이스 웨인전 강북구 북서울꿈의숲에선 앤서니 브라운 전시
올여름은 특히 유명 동화책 작가들 전시가 서울 곳곳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서울 강북구 월계로 ‘북서울꿈의숲 상상톡톡미술관’에서는 원숭이 윌리로 유명한 동화작가 앤서니 브라운(77)의 원화 30점과 미디어아트를 선보이는 ‘원더랜드 뮤지엄’이 세종문화회관 주최로 열리고 있습니다. 2000년 한스 크리스챤 안데르센상 일러스트부문을 수상하고 ‘미술관에 간 윌리’ ‘돼지책’등이 추천도서로 선정돼 유명하죠. 전시는 10월 15일까지 열리니 아직 여유가 있네요. 4호선 미아삼거리역에서 마을버스로 갈 수 있죠. 나만의 그림책을 만드는 어린이도슨트 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좋겠습니다.
또 5호선 고덕역 인근 강동문화재단 ‘강동아트센터 아트랑’에서는 ‘고양이 화가’로 유명한 루이스 웨인(1860~1939) 전시가 8월 말까지 열리고 있지요. 삽화가로 일하던 작가가 투병중인 아내를 위해 반려묘 ‘피터’를 즐겨 그리고 자신의 마음의 병도 치유하려 했던 삶이 전시에서 소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