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청주시 지하차도 참사 업무상과실 책임소재 어느 선까지

박재원 기자 2023. 7. 23.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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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 궁평2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해 주의의무 책임소재를 어느 선까지 물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충북도와 청주시 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해 사고 직전 위험 징후를 인지하지 못했거나, 했음에도 보고·지시·확인을 하지 않으면 과실 책임이 있게 되는 것이다.

궁평지하차도 사건은 특히 중대재해처벌법상 '중대시민재해'에 해당할 수 있어 재난대책본부장이었던 김영환 충북지사와 이범석 청주시장은 물론 지휘체계에 속한 관련 공무원까지 업무상 과실에 대한 공동정범으로 수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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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대책본부장 김영환 지사, 이범석 시장도 대상 가능성
전날 내린 비로 인해 차량 15대가 물에 잠기고 최소 11명이 실종된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군과 소방당국이 수색,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2023.7.16/뉴스1

(청주=뉴스1) 박재원 기자 = 충북 청주 궁평2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해 주의의무 책임소재를 어느 선까지 물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미호천교 임시 제방 붕괴가 이번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되지만, 부작위나 마찬가지인 재난당국의 대응 역시 책임 추궁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충북도와 청주시만 놓고 따진다면 지하차도 통제 권한이 있는 도에 책임이 있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청주시가 아예 책무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

법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태풍·홍수·호우 등 자연재난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신체·재산을 보호할 기본적 의무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도와 시 서로 재난대응 범위와 권한이 각기 다를 순 있지만, 각자 주어진 의무를 다하지 않아 이번 사고의 인과관계가 성립된다면 공동정범 또는 각각의 정범이 되는 것이다.

2020년 7월23일 사망자 3명이 발생한 부산 동구 초량지하차도 침수 사건은 이번 참사와 유사성을 띈다. 이 사건에 연루된 공무원 11명은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돼 모두 유죄판결을 받았다.

판결 유무죄 판단의 핵심은 재난대응 매뉴얼에 따라 '보고(전파), 지시(조치), 확인(점검)' 3가지 의무를 이행했느냐다.

사건 당시 부산시와 동구 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는 호우주의보가 발효됐음에도 초량지하차도 CCTV 상시 모니터링 요원과 현장에 담당자를 배치하지 않았다. 이어 호우경보로 격상했어도 지하차도 실시간 상황 파악과 교통통제를 하지 않고, 경찰 등에 협조요청도 없었다.

이 같은 재난안전대책본부의 과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차량 6대가 고립됐고, 불어난 빗물로 지하차도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3명이 사망했다.

법원은 이를 업무상과실로 인정해 휴가 중이던 구청장 대신 동구 재난안전대책본부 본부장 직무대행을 맡았던 부구청장에게 업무상과실치사죄, 업무상과실치상죄로 금고 1년2개월을, 재난본부 실무 총괄을 맡은 구청 안전도시과장도 같은 혐의로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다.

부산시 자연재난 대응 업무를 총괄하는 재난대응과장도 벌금 1500만원에 처하는 등 나머지 공무원들도 금고형과 집행유예, 벌금형이 내려졌다.

20일 오후 충북 청주시 충북도청에 마련된 궁평2지하차도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은 추모객들이 조문하고 있다. 2023.7.2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이 사건에서 재난안전대책본부장이었던 부구청장은 호우특보가 발효됐는데도 재난상황 대응계획에 따라 지하차도에 현장 직원 배치와 침수상황 감시 여부, 모니터링 여부 등에 대한 점검과 보완지시 등 지휘·감독을 하지 않았다.

비상근자들로부터 예찰결과 이상이 없다는 보고만 받았을 뿐 예찰을 어떻게 했는지, 예찰결과가 구체적으로 어떠한지 등도 확인하지 않았다.

자연재난 대응 업무를 총괄하는 시청 재난대응과장은 기상특보 상황 등을 대책본부장에게 보고하지 않고, 기상상황에 적합한 조치도 건의하지 않아 대책회의 등을 하지 않도록 했다.

구청 안전도시과장은 지하차도의 진출입 통제가 이뤄지고 있는지, 교통통제를 유관기관에 협조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거나, 이를 이행하도록 지시하지 않은 혐의다.

이를 종합하면 재난대책본부에서 관련 매뉴얼에 따라 '보고(전파), 지시(조치), 확인(점검)' 의무사항을 이행하지 않아 업무상과실이 된 것이다.

궁평지하차도 역시 이를 적용하면 재난대응 관련 업무상과실 여부를 중점적으로 따질 가능성이 있다.

충북도와 청주시 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해 사고 직전 위험 징후를 인지하지 못했거나, 했음에도 보고·지시·확인을 하지 않으면 과실 책임이 있게 되는 것이다.

궁평지하차도 사건은 특히 중대재해처벌법상 '중대시민재해'에 해당할 수 있어 재난대책본부장이었던 김영환 충북지사와 이범석 청주시장은 물론 지휘체계에 속한 관련 공무원까지 업무상 과실에 대한 공동정범으로 수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

ppjjww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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