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예술인 지원한다더니… 숭의평화창작공간 수년째 방치

박귀빈 기자 2023. 7. 2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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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트 벗겨지고 곳곳 녹슨 철근
“예산 확충·전문가 활용” 목소리
미추홀구 “홍보·프로그램 발굴”
지난 22일 오전 10시께 인천 미추홀구 숭의동에 있는 숭의평화창작공간은 건물이 낡고 시설이 열악해 찾는 사람이 전혀 없다. 박귀빈기자

 

“건물은 낡아서 곳곳이 부서져있고…. 지나다니는 사람이 아무도 없네요.”

지난 22일 오전 10시께 인천 미추홀구 숭의동 숭의평화창작공간. 파란색 등으로 칠해진 건물 외벽은 페인트칠이 벗겨져 있었고, 콘크리트가 부서져 녹슨 철근까지 보였다. 유리창은 각종 이물질이 더덕더덕 붙어있었고 낡은 창틀 등에서 녹물이 흘러내려 음산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1층 상가는 대부분 문을 닫아 ‘숭의평화창작공간’이라고 쓰인 간판이 없으면 마치 폐건물을 보는 듯 했다.

이 곳으로 들어오는 입구도 마찬가지. 골목길 옆엔 각종 폐기물들이 쌓여 있었고, 천장엔 페인트가 벗겨지고 곳곳에 금이 가 있었다.

이 곳에서 만난 입주작가 A씨는 “창작 예술 공간이라기 보다는, 그냥 싼 임대 사무실이라 쓰고 있을 뿐”이라며 “전체 공간에 대한 장기적 플랜 등은 없이 수년째 방치 중”이라고 말했다. 

인천 미추홀구가 지역 문화 예술인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문화 및 상권 활성화를 위해 조성된 숭의평화창작공간을 수년째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구에 따르면 구는 지난 2015년 8억4천500만원을 투입해 1971년에 지어진 주상복합건물 시장을 리모델링, 시장의 빈 점포 4개 동(406.24㎡)에 숭의평화창작공간을 조성했다. 현재 이곳엔 전시공간과 창작공간 7곳, 상가 등이 있다. 구는 해마다 공공 요금 및 시설 수리비, 시설 점검 등 3천500만원을 투입하고 있다.

그러나 작가들이 빠져나가 창작공간은 절반이 비었고, 유일한 전시공간은 운영되지 않고 있다. 지역 안팎에선 구가 전반적인 시설 개선과 함께 입주작가를 모집해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진각 성신여자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는 “창작공간을 일상 속 문화예술공간으로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운영예산 확충과 함께 구에서 예술가와 지역 주민들이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며 “특히 구에서 직접 관리하는 것이 아닌 공간 운영 및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배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제언했다.

구 관계자는 “정기적인 프로그램이나 행사가 없다보니 지원 예산이 줄어들고 있다”며 “새로운 입주작가가 들어오면 창작공간 홍보와 함께 정기적으로 프로그램을 발굴·개발해 활성화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귀빈 기자 pgb028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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