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 "허니문 종료…서울시 사업 더 치밀히 감시"[인터뷰]
"TBS, 민영방송 전환 결정시 적극 직원"
[서울=뉴시스] 대담 김훈기 사회정책부장, 정리 권혁진 이재은 기자 = "앞으로 할 일이 참 많죠."
2년 임기의 절반을 보낸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은 지난 1년을 '허니문'이라고 표현한 뒤 남은 1년 간 더욱 엄중하게 의회의 역할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교권 추락의 원인 중 하나로 꼽는 학생인권조례를 두고는 "빠르면 올해 정기회 중 처리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언급했다.
김 의장은 지난 17일 중구 서울시의회 의장실에서 가진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보통 정치권에서 말하는 '허니문'은 6개월이지만, 우리는 1년 정도를 뒀다. 지금부터는 '허니문'에서 벗어나 더 예리하고 치밀한 견제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지난해 7월 개원한 11대 의회의 수장으로 부임한 김 의장은 불요불급한 예산, 집행 목적이 불분명한 예산, 사업효과가 불투명한 예산을 퇴출하는 이른바 '3불 원칙'을 적용해 중심을 잡았다.
다가올 1년엔 더욱 섬세한 심사를 예고했다. 같은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물론 오세훈 시장의 서울시도 예외는 아니다.
김 의장은 "서울시청도 똑같은 잣대로 들여다 볼 것이다. 정책의 최종 결정권자는 의회다. 조례를 만드는 입법권과 예산을 확정하는 예산 심의권을 축으로 철저히 감시할 것"이라며 "시장이 시민에게 약속한 공약을 부정하진 않는다. 다만 정밀하고 치밀하지 않는 정책이라면 얼마든지 제동을 걸겠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오 시장의 역점 사업인 '그레이트 한강'을 거론한 김 의장은 "사업의 최종 결정권자는 우리(의회)다. 예산을 확정하지 않고, 조례를 만들지 않으면 사업은 할 수 없다"면서 "철저하게 시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해 심의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청과 의견이 다를 수도 있다. 그럴 때는 철저하게 시민의 입장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3월 의장 명의로 발의된 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은 연내 처리를 목표로 잡았다.
2012년 제정된 서울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이 성별·나이 등에 따라 차별받지 않을 권리,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 사생활의 자유와 개성을 실현할 권리 등을 담고 있다.
하지만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교권 추락을 초래한다는 우려와 함께 폐지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는 최근 서이초 교사 사건과 다수의 학부모 갑질 논란을 등에 업고 확대되는 형국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보완엔 긍정적이지만, 폐지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존치와 폐지를 둘러싼 의견이 확연히 갈리는 만큼 김 의장은 보다 신중한 처리 과정을 거치겠다는 생각이다. 시민의 의견을 직접 들을 계획도 있다.
김 의장은 "8월에 열리는 임시회에서 전문가들을 모시고 공청회를 할 생각이다. 9~10월경에는 의회 차원에서 시민 토론회를 열 것"이라면서 "이런 과정을 토대로 올해 정기회에서 처리 여부를 판단할 생각이다. 숙고하면서 진행하겠지만 (의결을 마쳐야 하는 최대 기간인) 1년을 다 채울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하반기 지하철과 버스요금이 각각 150원, 300원 인상된 것을 두고는 "시민들에겐 대단히 죄송하지만 더 이상 적자를 방치하면 큰 문제가 발생한다"며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2015년 이후 서울 대중교통 요금을 한 번도 인상하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 5년 동안에도 그랬다. 다른 물가는 다 상승했는데 유독 대중교통 요금만 동결했다"면서 "서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한꺼번에 올릴 순 없었다. 그래서 지하철은 (한 번에 300원이 아닌) 150원을 인상한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시는 연간 1조에 달하는 서울교통공사의 적자 시스템 개선을 위해 무임수송 손실의 정부 보전을 요구하고 있다. 시에 따르면 65세 노인 등 무임승차에 따른 지하철 손실은 연간 3000억원 수준이다.
김 의장은 "서울 지하철은 서울 시민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다. 경기도민 1400만 명, 인천시민 300만 명이 탄다. 이제는 노선이 춘천, 천안까지 연장됐다. 전 국민이 이용하는 국철이나 다른 없는 셈인 만큼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서울시와 뜻을 같이 했다.
그러면서 "한국철도공사 적자는 정부가 일부분 지원하는데 전 국민이 타는 서울 지하철에는 지원을 하지 않는 건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 정책은 형평에 맞아야 한다"고 했다.
존폐 기로에 선 TBS에 대해서는 "변해야 산다"는 확고한 입장을 견지했다. 시의회는 이달 초 제319회 정례회에서 서울시가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 중 TBS 출연금 73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김 의장은 "결론부터 말하면 '공영방송' TBS의 시간은 끝났다. 이제부터는 '민영방송' TBS로서 새 길을 찾아야 한다"면서 "TBS가 그동안 많은 일을 했는데 시대가 바뀌었으면 역할도 바뀌어야 한다. 시대적 소명을 다했으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장은 "내년부터 예산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밝혔음에도 TBS는 전혀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 최근 발표한 대책을 보면 방송의 공정성을 확보하겠다는 내용뿐이다. 방송은 당연히 공정해야 하는데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다만 김 의장은 "그동안 운영한 노하우를 감안했을 때 민영방송으로 전환해 기능과 역할을 이어가면 좋겠다. 언제든지 민영방송으로 바꾸겠다면 우리 의회는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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