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잘 먹어야 출세한다”? 알코올과 당신의 연봉, 어떤 관계가 있을까 [한중일 톺아보기]
폭음 비율이 일본, 대만과 비교해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난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미국 국립 알코올 중독연구소가 알코올 14g을 2시간 내 5번 이상 마실때를 폭음으로 정의했을때 한국인들은 일본, 대만에 비해 폭음 비율이 적게는 3배에서 많게는 7배 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죠.
음주에 유별나게 관대한 모습도 있습니다.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음주운전 등 음주 후 각종 범죄를 저질러도 가중 처벌은 커녕 심신미약을 이유로 감형을 해주기도 하는 나라죠.
그런데 한국보다 술소비량이 적고 폭음도 덜하고 음주 감형도 없는 일본에서 “술 잘마시는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돈을 잘번다”는 말이 정설처럼 통용된다고 합니다. 실제로 술자리에서 계약이 성사되거나 승진여부가 결정되는 경우도 있다 하니 실체 없는 이야기 같지는 않습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일본의 한 연구팀이 실험을 통해 음주 능력과 소득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통념과 사뭇 다른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었습니다.
연구팀이 적시한 유전적 요인 이란, 체내에 알코올이 들어갔을 때 사용되는 효소의 활성화를 의미합니다. 보통 체내에 들어간 알코올은 △알코올 탈수소효소에 의해 아세트알데히드로 분해되고 △알데히드 탈수소효소에 의해 무해한 아세트산이 된 뒤 △최종적으로 CO2와 물로 분해되게 됩니다. 이 두 가지 효소에는 여러 형태가 있는데 그 형태는 부모로부터 하나씩 무작위로 물려받습니다. 이때 형태가 어떻게 조합 되느냐로 알코올 내성의 강약이 결정되게 되죠.
이때 결과를 기반으로 연구팀은 다른 요인은 배제한채 유전적인 알코올 분해능력 유무라는 기준만으로 비교 대상을 분류하기로 했습니다. 만 25세~59세 사이의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는 총3500명의 직장인(일본인 2000명, 대만 1000명, 한국인 500명)이 비교 대상으로 선정됐습니다.
분류결과, 3개국 국민의 54%는 알코올 내성이 강하고 46%는 알코올 내성이 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알코올 내성은 국가마다 다소 다르게 나타나 한국은 약 60%, 일본과 대만은 약 52%가 가지고 있어 한국인들이 일본, 대만인들보다 내성을 보유한 비율이 크게 나타났죠.
그런데 분류해 놓고 보니 유전적으로 알코올 분해능력이 높은 사람들은 실제로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평소 더 자주 술을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분류된 사람들을 음주 습관, 소득, 주당 근무 시간 등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술을 안마시는 사람은 술을 잘마시는 사람보다 일하는 데 소비하는 시간이 길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해당 조사에서 양자의 근로시간 차이도 0.28시간에 불과했습니다. 이 또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즉, 술을 잘 마시는지와 소득 사이에는 별다른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난 셈입니다.
그렇다면 ‘술을 잘 마시는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소득이나 출세에 유리하다’는 통념은 왜 생긴 것일까요?
해당 실험을 주도한 도쿄대 경제학 연구과 가와구치 다이지 교수는 “술 잘마시는 사람들이 외향적이고 외교적 성격으로 음주가 업무에 도움이 되는 영업직에 있는 경우가 많다. 또 그런 유형의 사람이 소득이 높을 가능성도 부정할 순 없다”고 말했습니다. 음주가 아니라 어떤 성격의 사람이 어떤 업무에 종사하느냐가 수입에 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뜻입니다. 가와구치 교수는 “때문에 (음주와 소득은) 허위상관관계에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허위 상관(spurious correlation)이란 두개 이상의 변수가 실제로 인과관계가 없는데 다른 요인 때문에 그럴 듯한 관계에 있는 듯한 상황을 말합니다. 음주와 소득이 얼핏 인과관계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성격과 직업이라고 하는 별개의 요인이 숨어 있다는 겁니다.
※다음회에선 NICE 신용평가그룹 베트남 법인장 출신 유영국 작가로부터 ‘한국기업의 베트남 투자와 진출의 허와실’에 대해 들어봅니다. 하단 기자페이지 ‘+구독’을 누르시면 쉽고 빠르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인터뷰 영상은 매일경제 월가월부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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