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설립' 美테라파워 CEO, 日오염수 질문에 "걱정 안해도 돼"
(시애틀=뉴스1) 김현 특파원 =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설립한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인 '테라파워'의 크리스 르베크 최고경영자(CEO)는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에 대해 "단지 엔지니어 관점에서 보면 그것은 괜찮고, 걱정 안해도 될 것 같다. 저는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르베크 CEO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州) 테라파워 에버렛연구소에서 한국 취재진들과 만난 자리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느냐'는 질문에 "제 생각엔 도쿄 전력과 일본 정부가 그 질문에 답을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테라파워가 관여된 문제가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어 "저는 해군에서 근무할 때 핵잠수함이 연료를 공급받는 해군기지에서 매우 가까운 곳에 아이들과 함께 살았던 적이 있다"고 소개하면서 "그래서 저는 원자력 에너지에 주변에 대해 안전하다고 느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만약 우려가 있다면 우리는 그 우려를 무시할 수 없다. 우리는 설명을 해야 한다"면서 "원자력 업계는 모든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용어로 더 잘 설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테라파워는 SMR의 일종인 소듐냉각고속로(SFR) '나트륨(Natrium)'을 개발하면서 와이오밍주에 2030년까지 실증단지를 구축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SK㈜와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8월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승인을 받아 테라파워에 2억5000만 달러(약 32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완료해, 현재 빌 게이츠와 함께 공동 선도투자자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르베크 CEO는 게이츠가 쓴 '기후 재앙을 피하는 방법(How to Avoid a Climate Disaster)'을 거론, "게이츠는 원자력을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에너지를 모두가 이해할 수 있게 써놓다. 저는 우리 모두가 그런 점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테라파워 설립 배경과 관련해 "테라파워는 세계가 직면한 문젤르 해결하기 위해 핵 과학과 핵 혁신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설립됐다"면서 "풍력과 태양열(발전)이 많다고 해도 현재의 에너지원으로는 수요를 충족할 수 없다. 그래서 원자력 에너지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전에 대한 안전 우려에 대해선 "종종 사람들은 오늘날 이미 원전이 매우 많은 에너지를 매우 안전하게 생산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며 "사실 원전은 화석연료나 재생에너지 등 어떤 형태의 발전보다도 더 안전하다는 기록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원전은 (온실가스) 배출하지 않고도 대량의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면서 "이것이 금세기에 (원전이 주는) 큰 혜택"이라고 했다.
르베크 CEO는 테라파워가 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 '악티늄-225'라는 핵 의학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을 거론하면서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어 활용하지 않으려고 했던 핵 과학이란 분야를 활용하고 있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빌 게이츠 등 회사의 창립자들은 "핵 과학에서 혁신을 할 때가 됐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세계는 에너지, 기후, 인류 보건에 대한 우리의 도전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같은 혁신이 정말로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첨단 원자력 에너지가 젊은 세대들에게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젊은 세대는 우리 세대가 갖고 있던 원전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지 않으며, 그보다는 기후변화에 대해 더 많이 걱정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최근에 한국에 방문했을 때도 한국의 젊은 세대들도 첨단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비슷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르베크 CEO는 창업 후 어려움에 대해 "상업화에 도달하기 위해선 2개의 죽음의 계곡(valley of death)을 모두 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나는 기본적인 연구개발(R&D)과 관련된 것으로, 기술이 작동한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우리는 이것을 지나왔다"면서 "두 번째는 재정적인 것과 좀 더 관련이 있다. 아직 많은 사람들이 원자로를 구매하기 전에 이것이 상업화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는데, 우리는 두 번째 계곡도 잘 넘어가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새로운 에너지 분야에선 정부 투자와 민간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우리는 미 에너지부로부터 20억 달러를 확보했고, SK와 같은 투자자들로부터 민간 자금을 받았다. 그것은 와이오밍에서의 첫 프로젝트에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본적인 기술 문제는 넘어섰고, 이제는 규제 당국의 요구에 따라 상세 설계를 만드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르베크 CEO는 한국과의 나트륨 원자로 협력 전망 시기와 관련해 "그 시기는 2030년 직후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앞으로 한국에 나트륨 원자로를 공급하고 싶지만, 그에 앞서 먼저 미국 규제당국으로부터 허가를 받고 미국에서 안전성을 입증받은 후 한국에 원자로를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혁신기업이고, 와이오밍에서 나트륨 첫 프로젝트를 실행 중에 있다"면서 "그래서 우리는 더 많은 파트너와 투자가 필요하다. 현재 저희는 이미 SK와 HD현대 같은 훌륭한 투자자들이 있지만, 함께 사업을 확장시켜 나갈 파트너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수력원자력(KHP)은 최근까지 원전을 건설하고 안전하게 운영한 훌륭한 경험이 있다"면서 "우리는 한국 기업들과 협력해 빠르게 규모를 확장하고 더 많은 것을 만들 것"고 말했다.
르베크 CEO는 나트륨 원자로의 연료인 고순도·저농축 우라늄(HALEU)은 러시아만 생산한다는 지적에 "우리는 (HALEU) 농축 능력을 미국에서 개발하기 위해 에너지부 및 미국 업체와 협력하고 있다"며 "2030년 첫 원자로 가동 스케줄에 맞춰 개발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악티늄-255' 생산 사업과 관련해선 "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의 시간표는 나트륨 원자로보다는 더 빠르다"며 "필요한 프로세스는 다 개발됐으며 원료 물질을 확보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여러 나라의 제약업체가 의약품에 악티늄을 활용하려고 있으며 알파 치료를 목표로 하는 한국 기업과도 논의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동위원소 사업은 한국과 함께 더 빨리 상업화될 수 있으며, 이르면 내년에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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