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시위·유혈충돌 '내우외환'...이스라엘 동포들 긴장

[앵커]

이스라엘은 나라 안에선 사법부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법안에 반발하는 대규모 시위가, 밖으론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과의 무력 충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지 한인들은 불안감 속에 상황을 주시하고 있고, 우리 정부도 동포들에게 안전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명형주 리포터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광장에 빽빽이 들어선 이스라엘 국기들 사이로 'SOS', 구조 신호가 크게 적힌 거대한 현수막이 등장했습니다.

예루살렘과 벤구리온 등 다른 도시 역시, 허리춤에 찬 북을 두드리거나 확성기에 구호를 외치는 시위가 한창입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주도하는 연정이 행정부에 대한 사법부의 견제 권한을 크게 줄이는 법안을 추진하자, 분노한 시민 수십만 명이 거리로 나온 겁니다.

[아리엘 / 이스라엘 텔아비브 : 우리는 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정부의 끔찍한 새 법안에 항의하고 시위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조하르 / 이스라엘 예루살렘 : 우리는 망하고 있다", 비꼬는 문장입니다. 이스라엘에 선포하는 말입니다.]

1월부터 토요일마다 열리던 시위는 당국의 입법 강행에 매일 저녁 이어졌고, 체포된 시위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지 우리 동포와 한국인 관광객들도 불안감과 불편을 피해가긴 어렵습니다.

[이연주 / 이스라엘 예루살렘 : 저희가 북쪽에 올라갈 일이 있었는데요, 그때 시위가 좀 크게 있다고 해서 교통을 통제한다는 이유로 일정을 연기하고 변경한 경험은 있습니다.]

[황유리 / 이스라엘 텔아비브 : 회사는 시위하는 날만큼은 재택근무를 하거나 아니면 회사에서 오히려 다 같이 (시위를) 지지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다 같이 시위하러 나가기도 하고 그런 걸로 알고 있습니다.]

설상가상, 연정이 들어선 이후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 간 무력 충돌도 늘면서, 민간인을 포함해 사망자가 속출하는 상황.

특히, 자녀를 군대에 보낸 한국-이스라엘 다문화 가정은 하루하루 걱정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론 파즈 / 한국-이스라엘 다문화 가정 아버지 : 선택의 여지가 있다면 자녀가 미국에 있기를 더 바라지만 이 나라는 우리가 지켜야 할 나라입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1년도 채 안 됐기 때문에 아들에게 정신적으로 매우 힘들고 어려운 일입니다.]

우파 연정의 강경 행보에, 이스라엘 국내 법조계와 시민들뿐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우려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8월 1일부터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를 여행금지 지역으로 지정하고, 대사관 홈페이지를 통해, 꼭 필요한 경우 외엔 도보 이동과 다중 밀집 지역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안으론 최대 규모 반정부 시위, 밖으론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과의 충돌로, 어느 때보다 안전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시기,

이스라엘 동포들은 혼란 속에서도 공관의 안내를 따르며 차분히 대응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YTN 월드 명형주입니다.

YTN 명형주 (kwonjs101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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