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회장이 선택한 LG 미래성장동력… 'ABC' 뭐길래
외부 수혈·여성 인사 확대 등 과감한 인재 등용
[서울=뉴시스] 동효정 기자 = "변화가 필요한 부분은 개선하며 장기적 관점에서 성장 기반을 구축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구광모 LG 회장이 5년 전 ㈜LG 이사회에서 취임 일성으로 밝힌 포부다.
구 회장은 '고객가치'와 '인재중심'을 내세우며 혁신에 성공하자 LG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A(인공지능)·B(바이오)·C(클린테크)를 낙점했다. 구광모 LG 회장 취임 후 ABC 사업을 중심으로 신성장 동력을 적극 육성하면서 미래 가치를 확대하고 있다.
ABC 분야에 향후 5년간 7조 투입…최고 수준 기술력 확보
구 회장 역시 그룹 차원의 AI 연구 허브로 설립한 LG AI연구원, 바이오 분야 연구·개발이 한창인 충북 오송 LG화학 생명과학본부, 클린테크 관련 기술을 연구하는 마곡 LG화학R&D연구소 등을 방문하며 미래 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다.
AI 분야에서는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기술을 확보하고 대규모 연구·개발(R&D)추진을 위해 5년간 3조6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LG는 AI연구원을 중심으로 초거대 AI 엑사원(EXAONE)및 AI 관련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초거대 AI를 통해 계열사의 난제 해결을 돕는다. 뿐만 아니라 이종 산업분야와 협업도 늘려 AI 리더십을 조기에 확보한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혁신신약 개발을 위해 5년간 1조5000억원 이상의 투자를 단행한다.
LG화학은 혁신신약 연구와 더불어 신약 파이프라인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인수·합병(M&A) 등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을 검토하고 첨단 바이오 기술 확보에도 집중한다.
이같은 추진에 LG화학은 올 1월 미국 FDA 승인 신장암 치료제를 보유한 '아베오 파마슈티컬스'를 인수하기도 했다. 국내 기업이 FDA 승인 신약을 보유한 회사를 인수한 첫 사례다.
LG는 또 바이오 소재, 신재생 에너지 산업소재, 폐배터리 재활용, 전기차 충전 등 클린테크 분야에 5년간 1조8000억원을 집행한다.
대표적으로 LG화학은 최근 재활용 플라스틱을 원료로 만드는 열분해유 생산을 위해 충남 당진에서 공장 착공식을 가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요도가 상승하고 있는 폐배터리 재활용·재사용 분야의 역량 강화를 위해 해외 업체와 협력하고,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나섰다.
외부·여성인사 확대로 과감한 인재 발탁
구 회장은 취임 첫 해인 2018년 3M의 해외사업을 이끌던 신학철 부회장을 LG화학의 CEO로 영입한 것을 시작으로 다양한 분야의 외부 전문가들이 LG로 흡수하고 있다.
LG AI연구원 이홍락 CSAI(Chief Scientist of AI), LG전자 데이비드 강 글로벌마케팅센터 온라인사업담당 전무, LG에너지솔루션 변경석 CDO(최고 데이터 책임자) 전무 등이 대표적 사례다. 구 대표 취임 시점인 2018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외부에서 영입한 임원급 인재만 86명이다.
여성 임원들도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LG는 지난해 LG생활건강 이정애 사장, 지투알 박애리 부사장을 여성 CEO로 선임했다. 4대 그룹 상장사 중 오너 일가를 제외한 여성 전문경영인 CEO가 선임된 첫 사례다.
구 회장 취임 당시인 2018년 29명이었던 여성 임원은 지난해 말 기준 64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구 회장은 지난 3월에도 우수 인재 영입을 위해 직접 움직였다.
구 회장은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개최된 'LG테크콘퍼런스'를 방문해 국내 이공계 R&D 인재 400여 명을 만났다. LG사이언스파크는 구 회장이 2018년 취임 후 가장 먼저 찾아 R&D와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곳이다.
구 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여러분이 꾸는 꿈의 크기가 미래를 결정한다"며 "꿈과 성장에 대한 고민이 더 큰 열매로 맺어지길 항상 응원하며, 그 여정에 LG가 함께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vivi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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