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훈센 총리 아들 마넷, 23일 총선으로 권력승계 확정
뻔한 선거.. 38년째 집권 훈센(70)총리 비해 인기도도 높아
총선서 여당 CPP당 압도예상..주요 야당은 해산 등 미리 제거
[서울=뉴시스] 차미례 기자 = 캄보디아 총선이 23일 (현지시간) 거행되면서 캄보디아를 38년째 이끌어 온 아시아 최장 장기집권 기록 보유자인 훈센 총리의 아들 훈마넷의 권력 계승이 거의 확실해 지고 있다고 AP,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일요일의 총선에서 훈센의 여당인 캄보디아인민당(CPP)이 다시 한 번 표를 싹쓸이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뜻밖의 극적 변화나 반전은 전혀 상상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공산당 크메르루지 전사출신인 70세의 훈센은 전설적인 장기 독재자로서 이미 장남인 마넷에게 정권을 물려주기로 결정한지 오래다. 2021년 12월 2일 장남을 후계자로 지명했고 같은 달 24일 CPP도 훈 마넷을 ‘미래의 총리 후보’로 지명했다.
훈 마넷(45)은 미국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 졸업생으로 벌써 캄보디아군의 부사령관이자 육군 대장이며 여당인 CPP 중앙위원회 상임위원을 맡고 있다. 그는 1999년 웨스트포인트 졸업 후 뉴욕대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영국 브리스틀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총선을 하루 앞둔 22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훈센 총리는 이틀 전 중국 봉황TV 인터뷰를 통해 “총선 후 3∼4주 지나면 훈 마넷이 총리가 될 수도 있다”면서 “그가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이번 선거에서 여당인 캄보디아인민당(CPP)이 지난 2018년 총선과 마찬가지로 전체 의석 125석을 싹쓸이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고 영국 BBC는 전망했다. 캄보디아 총리는 국왕이 국회 제1당의 추천을 받아 임명한다.
훈마넷은 투표일을 이틀 앞 둔 21일 수도 프놈펜 중앙광장에서 CPP당을 위한 지지 연설 등 막판 선거 유세를 벌였다. 7시 집회를 앞두고 어두운 새벽 부터 군중이 집결해 인기도를 가늠케 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부친의 엄격한 군인 스타일의 태도나 어조와 달리 마넷은 부드러운 미소와 낮은 목소리로 CPP당이 그 동안 카보디아에 평화와 안정, 국민을 위한 진보를 이뤘다고 강조하는 연설을 했다.
그는 "캄보디아 인민당 후보에게 투표하는 것은 여러분 자신을 위해 투표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캄보디아의 국위를 수 백 년전 앙코르 왕국의 영광과 위대함의 수준까지 끌어 올리겠다"고 약속해 군중의 환호를 받았다.
훈 센 정권은 2017년 11월에 의석 55석을 갖고 있던 캄보디아구국당(CNRP)을 반역 혐의로 몰아 강제 해산했는데 이번 총선을 앞두고도 유일한 훈센 반대 세력인 촛불당(CP)의 총선 참여 자격을 박탈했다.
촛불당이 지난해 지방 코뮨 선거 결과 22%의 지지를 얻자 아예 싹을 잘라버린 것이다. 18개 정당 후보들이 이 번 선거에 출마해 민주적인 선거를 치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모두 훈 센 재집권에 들러리를 선 것이라는 평가이다.
국제 앰네스티의 몬세 페러 조사위원은 "캄보디아 정부는 지난 5년 동안 그나마 남아있던 표현의 자유와 평화로운 집회 및 결사의 자유를 모두 근절했다" 면서 "수 많은 국민들은 자신이 투표하고 싶은 정당이 투표지에 없는데도 강제로이번 선거에 동원되고 있다는 느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훈 센 총리는 올해 초에 이번 7월 총선 결과 연임에 성공하면 5년 임기를 마친 뒤 총리직을 장남에게 물려주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총선을 불과 사흘 앞둔 날에는 선거 후 한 달 안에 장남에게 총리직을 넘길 수 있다고 당당히 밝혀 대물림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21일 훈 마넷이 부인과 함께 픽업 트럭 짐칸에 타고 연설장에서 시가 행진에 나서자 6만 여명의 군중이 환호를 했고 일부는 마넷과 셀카를 찍거나 악수를 하며 반겼다. 16세의 신 디나는 차량 행렬이 지나갈 때 국기를 흔들고 뛰면서 만세를 불렀고, 마넷 장군을 직접 이렇게 본건 처음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수 많은 10대들처럼 디나도 자신이 나이가 어려 투표하지 못하는게 유감이라며 마넷이야 말로 신사이며 교육도 잘 받고 훌륭하고 멋진 지도자라는 걸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웨스트포인트 출신에다 뉴욕 대와 영국 브리스톨 대학에서 석사와 박사를 마친 마넷이 집권할 경우 캄보디아의 정치적 위상과 군사적 방향도 달라질 것으로 서방 국가들은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인구 1650만명의 캄보디아는 중국의 전략적 경제적 중요 국가로 낙점되어 있어 변화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싱가포르의 국제 관계학 연구소 라자라트남 연구소의 존 브래드포드 선임 연구원은 말하고 있다.
특히 캄보디아 리암(Ream)에 건설 중인 해군기지 공사를 중국이 맡고 있는 등 중국이 캄보디아를 태국에 대한 군사적 전초기지로 삼으려는 의지가 강해서, 향후 아시아 지역에서 미중 대결의 각축 최전선이 될 가능성도 크다고 AP통신은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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