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동행] "20년 전 도움에 보답" 우리동네 '홍반장' 이규호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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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가정 형편이 어려웠던 이규호(60) 씨를 도운 건 마음 따뜻한 이웃들이었다.
당시 광주에서 번듯한 직장에 다니고 있던 이씨는 고향인 전남 고흥에서 홀로 사시던 어머니가 갑작스럽게 치매에 걸리자 모든 것을 팽개치고 2년간 어머니의 병시중을 들었다.
결국 모친상을 치른 뒤 광주에 돌아온 이씨에게 남은 것은 초등학생인 어린 두 아들과 빈곤함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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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가진 건 없지만 이웃들에게 보답하고 싶었어요.
20년 전 가정 형편이 어려웠던 이규호(60) 씨를 도운 건 마음 따뜻한 이웃들이었다.
당시 광주에서 번듯한 직장에 다니고 있던 이씨는 고향인 전남 고흥에서 홀로 사시던 어머니가 갑작스럽게 치매에 걸리자 모든 것을 팽개치고 2년간 어머니의 병시중을 들었다.
그만큼 지극정성이었지만 그 사이 직장에서 쫓겨나고 가정도 무너지기 시작했다.
결국 모친상을 치른 뒤 광주에 돌아온 이씨에게 남은 것은 초등학생인 어린 두 아들과 빈곤함뿐이었다.
혼자 두 아들을 돌보며 돈을 벌 수 있는 일이 없어 막막해하던 그에게 손을 내민 것은 동네 이웃들이었다.
그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된 이웃들의 도움으로 공공근로의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됐다.
먹을 것을 조금씩 나누는 이웃과의 온정을 알게 됐고, 기초생활수급 제도와 혜택도 이웃들이 아니었으면 모르고 지낼 뻔했다.
이씨는 "이웃 사람들이 동사무소에 신청을 해줘 공공근로를 해보겠냐는 연락을 받게 됐다"며 "받는 돈은 적어도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었고 해야만 하던 때였는데 정말 고마웠다"고 말했다.
마을에서 공공근로를 하던 중 이씨는 혼자 사는 노인들의 열악한 거주 환경을 자주 접하곤 했다.
그는 "물질적으로 도움을 드리지는 못하지만, 재능기부를 통해 이런 분들을 도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20대 후반 건설 현장에서 일하며 손재주가 좋다는 칭찬을 자주 들었던 이씨였다.
그렇게 이씨는 형광등이 고장 나 늘 어두운 밤을 보내야 했던 어르신, 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불안해하던 어르신 등을 찾아가 집을 고쳐주기 시작했다.
도배·장판을 새로 하거나 보일러·수도 고장까지 못 고치는 게 없는 만능 해결사로 통했다.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었던 이씨는 동사무소(행정복지센터)에서 펼치는 돌봄·나눔 사업에 자발적으로 손을 보탰다.
지금은 관내 13개 동을 순회하며 돌봄 이웃을 대상으로 소소한 집수리를 하는 '홍반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그는 "아주 사소한 문제처럼 보이지만 고치지 않으면 생활이 매우 불편하다"며 "활짝 웃으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저도 무척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이웃의 사랑으로 내가 여기까지 왔으니 나도 그만큼 베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일이 제가 해야 할 일이고 앞으로도 꾸준히 도움이 필요한 곳에 달려가겠다"고 다짐했다.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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