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인수전 참여 선언, SM그룹…어떤 복안 있길래?
SM그룹 우오현 회장 매각 참여 선언…현금 동원력은 '약점'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최근 HMM 매각 공고가 나오면 바로 인수전에 뛰어들겠다고 공식 선언한 가운데 국적 해운선사인 HMM의 새주인 자리에 SM그룹이 오를지 주목된다.
업계에선 SM그룹이 계열사 현금을 총동원해도 1조원 미만이어서 인수 가능성을 낮게 본다. 정부도 HMM을 안정적으로 운영 가능한 대기업을 선호하는 만큼 현대자동차그룹, 포스코그룹, LX그룹 등에 팔릴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들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지난 20일 HMM 경영권 매각을 위한 공고를 냈다. 4월 매각 자문 회의를 시작으로 매각 컨설팅 작업을 진행한 지 4개월 만이다.
경영권 매각은 경쟁입찰로 진행한다. 예비입찰절차 및 최종입찰절차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며 최종입찰절차는 예비입찰절차에서 선정된 최종입찰 적격자를 대상으로 실시한다.
매각 대상은 보통주 1억9879만주와 192회 전환사채, 193회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전환 또는 행사해 보유하게 될 보통주 2억주 등 HMM 주식 3억9900만주다. 산은과 해진공은 하나의 입찰대상에게 일괄 매각한다.
인수 후보군으로는 현대자동차그룹, 포스코그룹, CJ그룹, LX그룹, SM그룹 등이 꼽힌다.
이중 눈길을 끌고 있는 그룹은 SM그룹이다. SM그룹은 최근 우 회장이 HMM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했다.
SM상선은 지난 2021년 HMM의 지분을 취득한 이후 지속적인 주식 매입으로 지분율을 6.56%로 끌어올렸다. 지분 취득 이유에 대해 단순 투자라는 입장을 보였지만 최근 산은의 영구채 주식전환 가능성이 제기되자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SM그룹은 대한해운을 비롯해 SM상선, 대한상선, 창명해운, 대한해운LNG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어 인수전에서 최종 승리자가 돼 HMM을 품에 안으면 단숨에 글로벌 컨테이너선사로 발돋움 한다는 평이다.
SM그룹의 HMM 인수가 쉽지 않다는 견해도 나온다. 우 회장은 HMM 적정가격을 4조원 수준으로 평가하고 최대 4조5000억원의 실탄을 마련, 인수전에 뛰어들 계획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SM그룹의 현금 동원력이 1조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4조5000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3조5000억원에 달하는 금융권 대출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SM그룹 차입 부담이 그만큼 늘어나는 셈이다.
정부 지분을 인수하더라도 그룹 재무상황이 좋지 않다면 운임 하락과 물동량 감소, 공급 과잉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HMM 인수 효과가 악화될 수 있다.
증권가에선 SM그룹이 영구채 상환을 전제로 인수 의사를 밝혔지만 전환권 및 신주인수권 행사를 결정해도 HMM 인수를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신주 상장에 따른 인수금액이 늘어나지 않을 수 있고 15조원에 달하는 HMM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매력적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전환권 및 신주인수권 행사 결정에도 SM그룹의 인수 의지가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며 "신주 상장일에 시가총액의 상승이라는 공식은 맞지만 현재 시점 대비 무조건적인 상승은 단언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거 190회, 191회 영구전환사채도 전환 후 신주 상장이 진행된 바 있다"며 "당시 신주 상장일 이전에 전환권 청구 행사 가능성 및 행사 공시로 인해 시가총액이 조정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인수 주체의 고민은 결국 HMM을 얼마나 적정 가격으로 인수하느냐에 달렸다는 것이다.
한편 해운업계에선 현대차, 포스코, LX 등도 후보군에서 배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차와 포스코는 인수 의향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LX그룹의 경우 10조원에 달하는 몸값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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