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창도 AI 품는다…네이버 '안방 사수' 성공할까[사이다IT]

최은수 기자 2023. 7. 23. 09: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9월 출시 생성형 AI 검색 '큐', 포털서 질문으로 검색하면 정보 요약
빅테크 경쟁 뒤처질라 '하이퍼클로바X' 응용 서비스 줄줄이
네이버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 '큐:' 데모화면(사진=네이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글로벌 빅테크의 초거대 인공지능(AI) 경쟁 격화 흐름에 한 발 늦은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던 네이버가 본격적인 서비스 출시 계획을 알렸습니다. 네이버는 AI 대규모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내달 선보인 뒤 일반, 기업 대상의 응용 서비스들도 줄줄이 선보일 예정입니다. 오픈AI의 챗GPT에 대항할 대화형 AI 챗봇, 검색 주권을 지키기 위한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를 순차 출시할 계획입니다.

올 가을에는 기업용(B2B) 시장에도 진출해 다양한 업종에 하이퍼클로바X 기반의 서비스들을 다수 출시해 초거대 AI 생태계를 확장하는 것이 네이버의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네이버가 지난 21일 발표한 하이퍼클로바X 응용 서비스 출시 계획에 따르면 8월 기존 ‘하이퍼클로바’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하면서 대화형 에이전트 ‘클로바X'가 베타 서비스로 출시됩니다. 하이퍼클로바X는 2040억개 파라미터(매개변수)를 갖췄으며 한국어 능력을 넘어 한국의 디테일과 가치관을 가장 잘 이해하는 게 강점입니다.

앞서 세계적 AI 석학 앤드류 응 교수는 지난 20일 네이버 제2사옥 1784를 방문해 네이버가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특화된 초거대 AI를 자체적으로 처음부터 개발하고 만들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표하기도 했죠.

오는 9월에는 네이버가 생성형 AI 기반 검색 서비스 ‘큐:(Cue:)’를 베타 서비스 형태로 출시하고 연내에는 네이버 검색에도 일부 적용한다는 계획입니다. 10월부터는 기업들이 자체 데이터를 하이퍼클로바X에 결합해 생산성 향상 도구를 구축하거나 맞춤형 AI 서비스도 만들 수 있도록 B2B 시장을 공략합니다.

이처럼 네이버가 본격적인 AI 서비스 라인업을 공개한 것은 초거대 AI 경쟁 시장 ‘참전’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여기에는 빅테크에 AI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습니다. 앞서 구글은 생성형 AI 챗봇 '바드'를 발표하면서 한국어를 영어, 일본어와 함께 첫 지원어로 깜짝 선정한 바 있습니다. 오픈AI의 챗GPT를 검색엔진 '빙'에 도입한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2월 챗GPT를 업그레이드 하며 한국어 답변 수준을 크게 개선했습니다. 오픈AI 그렉 브록만 회장은 최근 방한한 자리에서 한국어 토큰 개선 계획을 밝혔습니다.

특히 구글은 초거대 LLM ‘바드’를 검색엔진에 탑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구글이 국내 검색 엔진 시장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네이버가 글로벌 빅테크에 검색 AI 주권을 뺏길 수도 있다는 우려가 큽니다.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구글은 2010년도 초반 5%의 점유율을 보였지만 2015년 7.26%, 2019년 30.97%, 2023년 현재 35.17%의 점유율로 약 10년간 7배 가까이 뛰었습니다. 반면 이 기간 네이버의 검색점유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했습니다.

네이버의 검색 주도권을 사수할 핵심 서비스는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 ‘큐:’입니다. 큐:는 네이버 검색창에 질문을 입력하면 AI가 질문 의도를 이해하고 정보를 요약해 검색 결과로 확인할 수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네이버 포털에 “저녁에 강남역에서 10명이 회식하기 좋은 룸이 있는 식당 찾아줘”라고 검색하면 큐:가 이에 걸맞는 음식점 3곳의 정보를 글로 요약해 지도 링크와 함께 추천해주는 방식입니다. 기존에는 키워드를 입력해 내가 의도한 검색 결과를 직접 찾아봐야 했다면, 앞으로는 AI가 빠르게 정보를 정리해 보여주니 검색에 소요되는 시간이 단축되고 한눈에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있어 편의성이 대폭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네이버와 빅테크 간의 검색 경쟁에서 한국어 특화, 파라미터 개수 등 초거대 AI의 성능보다 중요한 게 ‘콘텐츠’입니다. 네이버는 쇼핑, 로컬, 커뮤니티 등 해외 빅테크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양질의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네이버가 쌓아온 검색 노하우가 AI 시대 경쟁에서도 그대로 활용될 것이란 얘기입니다.

내달 선보이는 클로바X는 다양한 질문에 답변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창작과 요약을 비롯한 뛰어난 글쓰기 능력을 활용합니다. 챗GPT와 경쟁구도죠. 정보만 답하는 것이 아니라 요약, 창작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예시로 “주 3일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 계획 세워줘”라고 했을 때 클로바X가 운동 계획을 표로 만들어 제공해줍니다.

뿐만 아니라 클로바X는 다양한 서비스를 플러그인 형태로 연동해 필요한 기능을 호출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외부 서비스와 연동을 빠르게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밖에도 네이버의 콘텐츠 제작 툴 ‘스마트에디터’에 하이퍼클로바X를 결합한 새로운 버전의 글쓰기 도구를 9월부터 일부 블로그 창작자를 대상으로 제공할 예정입니다. SME(중소상공인)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다양한 AI 솔루션 개발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네이버가 초거대 AI 생태계 확장하는 데 중요한 것은 기업용 서비스입니다. 교육, 공공, 건설, 유통 등 더욱 다양한 업계로의 생태계 확장이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소장은 많은 파트너들과 함께 초거대 AI 생태계를 확장하는 것이 성공 조건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죠.

네이버가 헬스케어, 콘텐츠, 데이터,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는 20곳의 스타트업에 하이퍼클로바X를 먼저 써보도록 지원하는 것도 생태계 구축 때문입니다. 스타트업들이 하이퍼클로바X를 응용한 자체 AI 서비스를 개발해 선보이면 그동안 스타트업과 함께 구축해온 네이버의 초거대 AI 생태계가 더욱 확장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B2B 시장에서 하이퍼클로바X의 성과는 네이버클라우드 서비스 매출과도 연관이 깊습니다. 클로바 CIC, 웍스모바일, 파파고 등 AI와 B2B 조직이 네이버클라우드 중심으로 합쳐졌기 때문입니다.

과연 네이버의 응용 서비스들은 이용자들의 선택을 받고 해외 빅테크 AI의 공세를 막아낼 수 있을까요.

세계 4대 AI 석학 중 한 명인 앤드류 응 교수는 "한국 기업이 전 세계 AI 분야에서 1등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높게 평가했습니다.

네이버 측도 “당사는 초대규모 AI 기술력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활용해 실제 가치 창출이 가능한 서비스로 만들고,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자신하고 있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schoi@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