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월면기지 전기 걱정 ‘끝’…달 상공에 ‘우주 태양광 발전소’ 띄운다

이정호 기자 2023. 7. 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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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A, 달 상공에 태양광 발전소 건설 계획
우주에는 밤 없어 24시간 상시 발전 가능
무선 송전…지구 에너지난 완화에도 기여
유럽우주국(ESA)이 건설을 계획 중인 달 상공의 우주 태양광 발전소 상상도. 구조적인 안정성을 위해 나비 날개 모양으로 생겼다. 우주에는 밤이 없기 때문에 24시간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ESA 제공

미래 월면 기지에 필요한 전기를 ‘우주 태양광 발전소’에서 생산하기 위한 기술 개발이 시작됐다. 햇빛으로 전기를 일으키는 태양 전지판을 대형 인공위성에 잔뜩 붙여 달 상공에 띄우려는 시도다.

우주에선 밤이 없기 때문에 우주 태양광 발전소를 활용하면 달 기지에 24시간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생산된 전기는 전파의 일종인 ‘마이크로파’를 통해 달 표면으로 전송된다.

최근 유럽우주국(ESA)과 스위스 기업 아스트로 스톰은 월면에서 약 6만㎞ 떨어진 우주에 인공위성 형태의 태양광 발전소를 띄우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미래에 세워질 월면 기지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미국과 함께 유럽 각국은 2020년대 후반쯤 달에 유인 기지를 건설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유인 기지는 달에 묻힌 광물자원을 캐내는 거점이 되고, 화성 등 먼 천체로 날아가는 로켓을 위한 터미널 역할도 맡는다.

이런 달 기지에 갖춰질 각종 전자 장비를 돌리려면 전기가 반드시 필요하다. 전기를 생산하는 방안은 다양하다. 가장 쉬운 방안은 월면에 태양 전지판을 깔아 놓는 것이다. 지구에서 많이 사용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방법에는 문제가 있다. 달에선 밤과 낮이 각각 14일씩 이어진다. 전기를 저장하는 배터리를 활용한다고 해도 한 달의 절반에 이르는 밤에는 각종 전자 장비를 마음 놓고 돌리기가 어렵다. 비상시를 위해 전기를 아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ESA는 밤이라는 개념이 없는 우주에 인공위성처럼 생긴 태양광 발전소를 띄우기로 한 것이다.

우주 태양광 발전소의 전반적인 형태는 나비의 날개처럼 구부러졌다. 구조적인 안정성을 위해 평평한 판자가 아닌 물결 모양으로 만들 예정이다.

면적은 1㎢에 이른다. 축구장 140개 넓이다. 발전 용량은 23㎿(메가와트)다. 지구에서라면 수천 가구가 거주하는 중소 도시에 전력을 공급할 만한 큰 발전소다.

ESA는 우주 태양광 발전소가 뽑아낸 전력을 전파의 일종인 ‘마이크로파’에 실어 월면 기지에 무선 전송할 생각이다. 전선을 길게 드리우는 게 아니다.

ESA는 마이크로파를 이용한 무선 전송 기술을 응용해 달뿐만 아니라 지구에도 전기를 보낼 계획이다. 지구에서도 우주 태양광 발전소를 띄우는 게 가능하지만, 달에서는 더 작은 로켓으로 더 큰 우주 태양광 발전소를 발사할 수 있다. 달 중력은 지구의 6분의 1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달 상공에 큰 우주 태양광 발전소를 여러 기 띄우면 월면 기지에서 쓸 전력을 얻는 것은 물론 지구의 에너지난을 해결할 길도 열리는 셈이다. ESA는 공식 자료를 통해 “우주 태양광 발전소는 달과 지구를 연계하는 ‘복수 천체 경제’를 구축할 바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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