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승의 역설’ 두산, 소모의 연승(X) 소득의 연승(O)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역시 일종의 ‘경주’다. ‘카 레이싱’에서 조금 더 빨리, 조금 더 멀리 달리려면 ‘연료’도 더 많이 써야하는 것처럼 연승을 하다 보면 전력 소모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게임이다.
그래서 프로야구에서 긴 연승의 끝은, 때때로 위험 신호가 되기도 한다. 예컨대 연일 이기는 경기를 하다 보면, 불펜 운영에서부터 승리조를 자주 불러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두산은 지난 21일 광주 KIA전 승리로 구단 역대 최다 타이인 10연승을 달렸다. 그런데 연승에 따른 ‘소모’의 흔적은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 두산은 갖고 있는 주요 전력을 쏟아붓는 레이스를 했다기보다는, 오히려 연승 과정에서 베스트 전력을 만들어가는 흐름을 이어갔다.
두산은 연승을 시작했던 지난 1일 울산 롯데전 1군 뎁스와는 다른 1군 뎁스로 7월 말로 접어들어 있다.
야수를 보자면 7월1일만 해도 타선에서 존재감이 없던 외국인타자 호세 로하스의 입지가 완전히 달라졌다. 로하스는 두산이 10연승을 채운 지난 21일 KIA전에서 0-1이던 5회 동점 솔로홈런에 볼넷 2개를 더하며 3차례 출루했다. 로하스는 6번 지명타자로 출전한 이 경기에서 2회 완벽한 안타 코스로 오른쪽 방향으로 날아간 공이 상대 시프트에 걸려 아웃됐지만, 흔들리지 않고 다음 타석부터 생산적인 결과를 만들어갔다. 7월 10연승 기간 타율 0.345에 OPS는 1.100.
아울러 7월 출발점에서만 하더라도 아예 1군에 등록조차 되지 않았던 박준영이 지난 21일 KIA전 7회 2사 만루 찬스에서 우중월 싹쓸이 3루타로 결정적인 활약을 하는 등 5경기에서 타율 0.467(15타수 7안타) 1홈런 8타점을 기록했다. 더구나 박준영은 유격수와 3루수로 모두 나설 수 있는 내야 멀티요원이다. 내야 구성의 ‘플랜A’를 만들지 못하고 있던 두산으로서는 믿고 선택 가능한 옵션을 늘리고 있다.
투수진에서는 지난 6월 외국인투수 브랜든 와델 가세 뒤 짜임새가 생긴 선발진이 더욱 굳건해진 가운데 들쭉날쭉 했던 불펜진에는 신뢰의 이름들이 늘어났다. 우선은 7월 8경기 10.1이닝 6홀드 평균자책 0.87의 김명신이 전천후 요원으로 우뚝 선 가운데 6월만 해도 9경기 평균자책이 5.23으로 불안했던 정철원이 6경기 3홀드 2세이브 방어율 0으로 제모습을 찾았다. 여기에 우완 사이드암 박치국, 우완 오버핸드 이영하, 좌완 최승용이 등 다양성을 보이는 카드들이 불펜 구성의 묘미를 살리고 있다.
이들이 십시일반으로 경기 중후반 이닝을 나눠 맡은 7월, 두산은 연승을 달리며 불펜 평균자책 1.00을 기록하고 있다.
돌아보면, 두산은 올스타 브레이크도 절묘한 시점에 만났다. 연승 흐름에서 올스타 브레이크를 마주할 때만 하더라도 득실 계산이 애매했다. 한편으론 연승 흐름이 끊길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나 체력 안배 차원에서도 ‘실’보다 ‘득’이 더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후반기 첫 경기 승리로 우려했던 흐름은 그대로 살려갔다.
두산이 후반기 상위권 판도를 흔들 가능성을 보이는 것은 단순히 연승을 했기 때문은 아니다. ‘후유증’ 없는 연승을 했기 때문이다. 두산의 움직임에 시선이 모이는 이유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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