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는 돈벌이 아니라 '투자의 신세계'…연내 발행 플랫폼 구축"
"조각투자 수수료 사업 아냐…발행형 분산원장에 집중"
(서울=뉴스1) 공준호 강은성 기자 = "STO(토큰증권발행) 사업은 증권사가 '수수료'를 벌 수 있는 단순한 새로운 수익사업이 아닙니다. 투자의 개념을 확 바꿔 놓는 완전히 '새로운 세계'입니다. STO에는 분명 새로운 가치가 있다는 믿음을 고객에게 전달해주고 우리 플랫폼 안으로 들어올 수 있게 해야하는 거죠."
최서룡 한국투자증권 플랫폼본부장은 최근 <뉴스1>과 만나 진행한 인터뷰에서 STO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ST(토큰증권)를 '사업다각화'나 '수익확대' 기조로 바라봐서는 혁신을 할 수 없다고도 덧붙였다.
기존 비즈니스 모델 내에서 수익을 확대할 수 있는 도구가 아니라 차원이 다른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인식하는 것이 맞다는 설명이다. 최 본부장은 2004년 동원증권에 입사해 강남센터장과 eBiz본부장을 거쳐 2021년부터 디지털플랫폼 본부장을 맡고 있다.
올해 당국이 관련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토큰증권은 증권사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아직 실질적인 사업은 진행되기 이전인 만큼 토큰증권을 바라보는 시각이 증권사마다 각기 다르다. 최 본부장은 '결국 토큰증권이 고객에게 어떻게 도움이 될까?'하는 기본적인 고민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을 인터뷰 내내 강조했다.
◇"'STO=조각투자?' 오해, 고객 관점에서 먼저 생각해야"
토큰증권라는 용어를 들으면 자산가치가 크고 유동성이 낮아 거래하기 힘든 자산을 쪼개파는, 이른바 '셀다운'을 연상하기 쉽다. 실제로 일부 증권사는 이미 토큰증권 사업의 자산으로 선박과 건물 등을 구체적으로 고려하고 있거나 조각투자 회사와 협약을 맺고 있다.
한국투자증권도 이를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조각투자가 토큰증권의 '전부'라고는 볼 수 없다는 것이 최 본부장의 생각이다.
그는 "사람들이 조각투자 회사를 보면서 STO를 조각투자라고 부르고 있다. 조각투자가 ST의 일부인 것은 맞지만, ST 자체가 조각투자로 국한되지는 않는다"면서 "큰 건물을 사서 쪼개 팔고, 비싼 그림을 쪼개는 이런 방식이 토큰증권의 형태라고 생각하고있는데 이는 '메인'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 조각투자 방식의 토큰증권은 기존 공모펀드로 충분히 실현할 수 있다"면서 "실물 자산을 쪼개 파는 것 이상으로 발행과 유통, 투자자 모두 혁신적인 이로움이 있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벤처캐피탈 영역에서 새로운 사업을 할 수도 있고 나중에는 '사람'이 기초자산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이 기초자산이 되는 상품'의 대표적인 예시로 학자금 대출이나 엔터테인먼트 기획사 투자상품 등을 꼽았다. 최 본부장은 "ST가 투자계약증권이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며 "결국 사람이 기초자산이되면 상품이 확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본부장은 "향후 제도적으로 뒷받침이 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규정을 잘 해석하고 상상해보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통보단 발행이 우선…당국의 유통발행 분리 취지 공감" 한국투자증권은 토큰증권의 발행과 유통 중에서 '발행'에 초점을 맞추고 사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수익성과 신뢰성을 모두 갖춘 기초자산 발행을 통해 시장의 초기 성장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다.
최 본부장은 "현재 토큰증권 유통 분야를 살펴보면 비금전신탁수익증권, 투자계약증권 등 비정형 증권의 장외거래가 허용되지 않고 있다"며 "샌드박스 등 규제완화를 통해 풀어야하는 부분인데 굳이 그 영역으로 먼저 들어가야할까라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현재 발행형 분산원장 쪽에 집중 중"이라며 "이 과정에서 얼마나 신뢰성이 갖춰진 자산들이 토큰화돼 나올 수 있을지 꾸준히 고민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새로운 상품인 만큼 고객들은 토큰증권 기초자산이 잘 관리되고 유지될 수 있는지, 정확한 정보가 공유가 되는지 등을 고려할 수 밖에 없다"며 "그런 부분에서 발행형 분산원장이 먼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가 올해 초 발표한 STO 가이드라인에는 발행과 유통을 분리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정 STO 발행이나 인수, 주선에 참여한 증권사는 해당 상품을 유통을 할 수 없고 자기계약도 금지된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발행·유통 분리 원칙이 STO시장 초기 성장과 참여사들의 수익성을 저해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는 상황이다.
최 본부장은 "해당 규제는 투자자 보호나 이해상충의 문제 때문에 결정된 조치"라며 당국의 결정에 공감했다. 그는 "STO의 확장성이나 성장성보다는 기존 레거시 시스템과 잘 연동해 잘 작동하는지 테스트하고 있는 단계"라고 평가했다.
◇"STO는 파괴적 영역…연내 발행 플랫폼 구축 목표"
현재 한국투자증권은 '한국투자ST프렌즈' 협의체를 구성하고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오픈에셋,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밸류맵, 펀더풀 등과 토큰증권 상품화를 위한 협업에 나선 상태다.
최 본부장은 "STO 시장은 파괴적인 영역"이라며 "자유로운 의사표현 등을 위해 본사와 떨어진 별도의 공간을 갖추고 여러 외부회사 인력과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본부장에 따르면 현재 전경련 회관에 위치한 디지털본부 사무실에는 기존 한국투자증권 직원은 20%가량에 불과하다.
그는 "우리가 먼저 기능검증(poc)을 해보고 검증이 되면 각각의 회사 시스템에서 그걸 다시 구동이 될 수 있게 만들고 있다"며 "올해 안으로 신뢰도 높고 유연한 발행형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현재 목표"라고 설명했다. 향후 추가 제휴 가능성에 대해서는 "자격요건이 된다면 심사를 통해 얼마든지 협업할 것"이라고 답했다.
△최서룡 한국투자증권 디지털플랫폼 본부장
2004년 동원증권 입사 2017년 한국투자증권 강남센터장 2019년 한국투자증권 eBiz본부장 2021년 한국투자증권 디지털플랫폼본부장
zer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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