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기준금리 결정 가늠자…물가 향방 주목
소비자동향조사 속 '기대인플레이션율' 주목
미 연준은 금리인상 유력…한미금리차 더 커질듯
7월 마지막 주에는 한국은행이 매월 내놓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주목할 만하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을 품고 있어서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향후 1년간 물가가 얼마나 오를 것인지 소비자들의 전망치를 나타내는 통계 지표다. 간접적으로 물가 상방 압력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7월 통화정책발표문을 통해 "물가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8월 이후에는 다시 3% 내외로 높아지는 등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추가 인상 필요성은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를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여전히 물가 변수가 금통위가 향후 기준금리 결정하는 데 중요한 지표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기준금리의 향방은 결국 물가에 달린 것이다.
우선 오는 25일 한국은행은2023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내놓는다. 실질 국내총생산에는 물가 변동이 반영된다. 한국은행은 해당 분기가 끝나면 한 달 뒤(28일 이내) 경제성장률 속보치를 발표하고 두 달 뒤(70일 이내) 시점에서 잠정치를 공표한다.
지난 1분기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 증가율(전 분기 대비)은 민간 소비가 늘면서 0.3% 성장했다. 지난해 4분기(-0.4%) 부진에서 반등한 것이다.
삼성증권 정태성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연간 성장률은 한은 전망치 1.6%보다는 낮은 1.3%에 근접할 것"이라며 "소비자물가도 점차 낮아져 내년 상반기에는 한은의 목표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오는 26일에는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가 발표된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0.7로 전월(98.0) 대비 0.27포인트 올랐다. CCSI가 100을 웃돈 것은 지난해 5월(102.9) 이후 처음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6개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다. 100을 기준값으로 해 100보다 높을 경우 향후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100을 하회할 경우에는 앞으로도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보는 소비자가 많다는 이야기다.
특히 소비자동향조사 발표에는 금통위 기준금리 결정 때 근거로 활용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포함돼 있다. 지난달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5%로 5월(3.5%)과 동일했다. 1년 만에 최저 수준을 이어간 것이다. 만일 이달 기대인플레이션율이 하락한다면 8월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은 옅어질 수 있다.
한국시간으로 27일 새벽에는 미국 연준이 FOMC 회의 이후 정책금리 방향을 발표한다. 시장에서는 현재 7월 FOMC에서 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가능성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이혜인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미 연준은 고용·소비 등 경제지표가 견조한 가운데, 물가 안정세를 공고히 하기 위해 7월 25~26일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며 "한국은행은 8월 금통위에서 그간의 금리 인상 파급효과,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금융안정 리스크 등을 감안해 기준금리를 현 수준(3.50%)에서 동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현기 흥국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미 미국과의 금리 역전 폭이 175bp(bp=0.01%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 연준이 7월 중 추가로 25bp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 금리 역전 폭이 200bp로 확대된다는 점은 통화정책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회의에서 금통위원들이 최종금리 수준을 3.75%로 산정하고 있는 이유 역시, 근원 물가의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도 있겠지만 연준의 긴축 기조에 따른 외환시장의 변동성 리스크 등을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국내 물가가 안정감을 보이더라도 금통위의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미국은 이날 2분기 GDP 속보치도 발표한다. 미국은 경제성장률을 속보치와 잠정치, 확정치 등 3번에 나눠 발표한다.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1%로 집계된 바 있다.
같은 날 한국은행에서는 2023년 7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가 나온다. 기업경기실사지수는 현재 경영 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바탕으로 산출된 통계다.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기업경기실사지수가 기준선 밑을 하회하면 기업들의 실적 악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달 모든 산업 업황 실적 기업경기실사지수는 전월(76)과 같았다. 반면 지난달 경제심리지수는 95.7로 전월(94.2)에 비해 1.5 포인트 상승했다. 경제심리지수는 모든 민간 경제주체의 경제 심리를 보여주는 지수다.
28일에는 한국은행이 6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를 발표한다. 가중평균금리에는 금융기관의 수신금리와 대출금리 등의 추이가 담긴다. 6월에는 전 금융기관의 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기관이 발행 채권 금리가 상승하면서 시장 금리 또한 상승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5일 발표된 6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3.70%로 전월 대비 0.14%포인트 상승했다. 잔액 기준 코픽스와 신잔액 기준 코픽스 역시 전월과 비교해 모두 0.04%포인트씩 올랐다.
유진아 (gnyu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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