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주세요” 쪽지 들었다, 납치범 손아귀 벗어난 美소녀의 기지

김가연 기자 2023. 7. 23.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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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납치된 13세 소녀가 행인들에게 구조요청을 보내기 위해 "도와주세요"라고 쓴 쪽지./AP연합뉴스

미국의 한 13세 소녀가 기지를 발휘해 납치범의 손아귀에서 탈출했다.

21일(현지시각) AP통신 등에 따르면, 피해자 A(13)양은 지난 6일 텍사스주(州) 샌안토니오 지역의 한 거리를 걷고 있던 중 괴한으로부터 납치를 당했다. 이 범인은 차량을 타고 피해자 가까이로 다가가, 권총을 겨누며 자기 차에 타라고 협박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가해자의 신원은 추후 경찰 조사에서 클레번 지역에 거주하는 스티븐 로버트 사블란(61)으로 밝혀졌다.

사건 당시 A양은 1년 전 호주로 이주한 학교 친구를 만나러 가기 위해 부모님에게 말하지 않고 집을 나왔던 상태였다. A양은 납치된 이후 사블란에게 그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이야기를 들은 사블란은 자신이 호주행 유람선을 타는데 까지 데려다줄 수 있지만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샌안토니오에서 뉴멕시코, 애리조나를 거쳐 캘리포니아로 향했고, 그 과정에서 A양을 수차례 성폭행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양의 부모는 딸이 돌아오지 않자 7일 실종신고를 접수했다. A양이 구조된 건 그로부터 이틀 뒤인 9일이었다. 차량을 몰고 캘리포니아주(州) 롱비치로 간 사블란은 빨래방에 차를 세우고 A양에게 옷을 갈아입으라고 지시했다. 사블란이 옷을 가지고 나가자, A양은 그 틈을 타 종잇조각에 “도와주세요”(help me)라는 글자를 적은 뒤 창문을 향해 들어보이며 행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를 목격한 행인들은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차량 밖에 서 있던 사블란과 차 안에 있던 A양을 발견했다. 당시 A양은 눈에 띄게 감정적이고, 괴로워하는 모습이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A양은 로스앤젤레스(LA) 아동‧가족 서비스국으로 인계돼 보호조치를 받고 있다.

사블란은 뒷주머니에 수갑을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차량 안에서는 검은색 플라스틱 총과 칼날을 접을 수 있는 휴대용 칼 등이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사블란은 강도, 규제 약물 소지 등의 전과가 있었다. 사건 당시에도 절도죄로 수배중인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블란은 범죄적 성행위를 목적으로 아동을 납치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현재 LA 메트로폴리탄 구금센터에 수감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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