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식구 아니었어?"…으르렁대는 車그룹사들, 무슨 일
현대차·기아, 경쟁모델 출시하면 견제…내부 경쟁, 그룹 전체 성장 효과도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글로벌 완성차 시장엔 다양한 브랜드가 있지만, 서로 합병을 하거나 동맹(얼라이언스)을 맺기도 하면서 그룹사 체제를 이루고 있다. 다만 맞잡은 손이 견고하지만은 않다. 때론 서로 갈등하거나 견제하면서 경쟁 구도도 형성하는 모습이다.
23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는 GM과 스텔란티스에 벌금을 부과했다. 기업평균연비(CAFE)를 준수하지 못했다는 이유다. 미국은 고효율·친환경차 판매 촉진을 위해 매년 기업이 생산하는 자동차의 평균 연비를 규제하고 있다. 제조사가 판매한 차종의 평균 연비가 CAFE 기준치보다 낮을 경우 벌금을 내야 한다.
GM에 부과된 벌금은 1억2820만달러(약 1680억원), 스텔란티스는 2억3550만달러(약 3080억원)의 규모다. GM은 "향후 CAFE 규제 준수를 노력하겠다"고 밝혔지만, 스텔란티스는 피아트크라이슬러(FCA) 때문이라고 항변했다. FCA의 미국 판매 비중이 크지 않아 연비 개선 시도가 적었다는 것이다.
스텔란티스는 지난 2021년 이탈리아와 미국에 거점을 둔 FCA와 프랑스의 푸조시트로앵(PSA)의 합병을 통해 탄생한 글로벌 완성차 그룹이다. 대규모 합병을 통해 판매량 세계 3위 수준의 업체로 뛰어 올랐다. 유럽에서 높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고, 영업이익률도 13%대로 준수해졌다. 다만 글로벌 판매량은 최근 현대자동차 그룹에 다소 밀리는 상황이다.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의 내부 갈등은 역사가 꽤 길다. 이들은 프랑스의 르노 그룹과 일본의 닛산, 미쓰비시가 상호출자 형태로 뭉쳐진 기업 연합이다. 1999년 닛산이 경영 위기에 빠졌을 때 르노가 최대 주주가 되면서 얼라이언스가 시작됐다.
그러나 르노는 닛산의 완전 합병을 시도했고, 기술력이나 생산 규모에서 더 우위에 있는 닛산은 이를 강하게 반발했다. 이 같은 갈등으로 2018년 르노와 닛산의 공동 회장으로 있던 카를로스 곤 전 회장이 일본 검찰의 구속 수사를 받기도 했다.
5년 가까운 어색한 시간이 지난 후 결국 르노는 닛산의 보유 지분율을 닛산과 동일한 15%까지 낮추고, 닛산은 르노의 새 전기차 회사인 '암페어'에 공동출자하기로 하면서 갈등을 봉합했다. 14일 요미우리 신문 등에 따르면 닛산은 암페어에 1000억엔(약 92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분율에서 서로 대등해진 관계가 되면서 업계에서는 갈등 요소는 남아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대자동차 그룹도 산하의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가 서로 좋기만 한 관계는 아니다. 1999년 현대차의 기아 인수 이후 기획과 신사업, 홍보·대관 등의 총괄 조직은 현대차·기아 관계없이 한 팀으로 묶이지만, 마케팅·영업, 생산 등은 엄연히 다른 조직이다.
이에 따라 서로 경쟁 모델을 출시하는 경우는 견제도 상당하다. 현대차와 기아는 포트폴리오도 비슷하고, 대중 브랜드라는 점에서도 겹친다.
최근에는 판매량 면에서 기아가 현대차보다 웃고 있다. 기아는 올해 상반기 누적 26만482대를 판매했는데, 현대차(제네시스 제외) 판매량 24만7028대를 앞섰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내부에서는 "우리가 형님 브랜드", 기아에서는 "우리 디자인이 더 좋다"고 자부하는 상황이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견제와 경쟁이 오히려 그룹 전체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르노와 닛산의 길었던 갈등은 '새로운 비즈니스' 진출의 원동력이 됐다. 르노가 준비하던 새로운 전기차 자회사 암페어는 퀄퀌의 반도체, 구글의 소프트웨어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닛산은 2010년 리프를 생산하면서 테슬라보다 빨리 양산형 전기자동차를 만든 경험이 있어, 새 전기차 회사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현대차·기아는 본국인 국내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지만, 이를 통해서 오히려 '독점'이라는 정의는 피하고 있다. 두 브랜드를 합산하면 국내 시장 점유율은 90% 가량의 시장 점유율은 가졌지만, 규제는 피해가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가 서로 국내 시장에서 경쟁은 하고 있지만, 경쟁 때문에 오히려 이득을 보고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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