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주유소 120개 문 닫아…기울어진 운동장 개선될까[알뜰주유소 누가 맡나②]

임소현 기자 2023. 7. 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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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서만 50여 곳의 주유소가 폐업한 가운데 알뜰주유소에 대한 정부의 특혜성 지원이 일반주유소 휴·폐업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알뜰주유소로 전환하면 정부 예산으로 시설개선지원금을 지원하고 알뜰 수익금으로 자영 알뜰주유소 한 곳당 수천만원에 달하는 추가 인센티브까지 지급한다.

장 전무는 "수요 독점시장을 조성해 유통시장 환경이 오히려 악화됐다"며 "알뜰주유소 제도 개선, 구조 개편, 민영화를 순차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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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알뜰주유소 특혜 논란…주유소 폐업 압당겨
독점적 지위 정유사 압박…12년만 입찰 제도 개편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서울 시내 한 알뜰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주유하고 있다. 2022.05.17. livertrent@newsis.com


[세종=뉴시스]임소현 기자 = 올해 들어서만 50여 곳의 주유소가 폐업한 가운데 알뜰주유소에 대한 정부의 특혜성 지원이 일반주유소 휴·폐업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12년 만에 입찰 제도 개편을 예고하면서 특혜 논란을 불식시키고 시장 판도에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23일 한국석유관리원에 따르면 전국의 주유소 수는 지난달 말 기준 1만1092개로 집계됐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연평균 120여 개의 주유소가 폐업한 데 이어 올해 들어 반년만에 52곳이 추가로 문을 닫았다. 나흘에 한 개꼴이다.

전국 주유소의 12%(1291개)에 이르는 알뜰주유소와 경쟁해야 하는 일반주유소의 줄폐업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알뜰주유소가 문을 연 2012년부터 2022년까지 폐업한 주유소는 1800여 개에 달한다.

알뜰주유소는 한국석유공사와 농협, 그리고 한국도로공사가 각각 공동 입찰이나 별도 입찰을 통해 정유사 기름을 원가 수준으로 산 뒤 일반 주유소보다 리터(ℓ)당 30~60원 정도 싼 가격에 제공한다. 여기에 알뜰주유소로 전환하면 정부 예산으로 시설개선지원금을 지원하고 알뜰 수익금으로 자영 알뜰주유소 한 곳당 수천만원에 달하는 추가 인센티브까지 지급한다.

일반주유소 줄폐업이 이어질 때 알뜰주유소는 무섭게 성장해 2012년 847개로 시작해 지난해 말 기준 1305개까지 늘었다.

업계는 불공정 경쟁 등을 근거로 알뜰주유소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정부가 일부에 특혜를 줘 불공정 경쟁은 물론 가격 치킨게임을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명백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불만도 섞여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같은 기름을 사는데 알뜰주유소는 더 싸게 가격 결정 구조를 왜곡시키는 것은 시장경제 원칙에 어긋난다"며 "알뜰주유소의 경쟁력이 서비스나 마케팅 등이 아니라 정부의 특혜성 지원에서 기인한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알뜰주유소 공급자가 석유공사, 농협, 한국도로공사로 한정되다보니 독점적인 지위를 활용해 정유사에 무리한 거래 조건을 내걸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 바 있다.

장현국 KEI컨설팅 전무는 지난 4월 '알뜰주유소 12년 성과와 과제 토론회'에서 "알뜰주유소 제도 운영 과정과 결과를 평가하면 불공정거래와 불공정거래 발생으로 공정경쟁 환경 조성이라는 당초 목적을 상실했다"며 "알뜰주유소 제도를 운용하는데 있어 알뜰과 비알뜰 간 수평적 공정경쟁은 물론 정유사와 공동구매자 간 수직적 공정경쟁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가 알뜰주유소 입찰 제도 개편을 추진하자 업계는 일단 반기는 분위기다. 이번 입찰부터는 석유공사와 농협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입찰이 개별 입찰로 바뀐다. 2011년 제도 도입 이후 첫 개편인만큼 제도가 시장에 미친 부작용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감돌고 있다. 당장 제도를 대폭 손 보진 못하더라도 조금씩 개선안을 찾아나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장 전무는 "수요 독점시장을 조성해 유통시장 환경이 오히려 악화됐다"며 "알뜰주유소 제도 개선, 구조 개편, 민영화를 순차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hl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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