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에 부는 모래 바람… 득일까 실일까
[편집자주]석유로 먹고 살던 중동의 부국 사우디아라비아가 달라졌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주도로 빠르게 탈석유 시대를 준비 중이다. 한국 정보통신(IT) 기업들은 사우디의 새로운 여정에 동행할 파트너로 주목받고 있다. 경쟁력을 갖춘 'K-콘텐츠'가 아직 저평가됐다는 판단에서다. 사우디는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게임사 지분을 인수하거나 기술 관련 업무협약(MOU)을 맺어 전방위적으로 투자 보폭을 넓히고 있다. 국내 IT 기업과 추가 협력을 이어 나갈 전망이지만 경영권 분쟁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① 사우디의 남다른 K-콘텐츠 사랑… 투자 배경은
② 사우디, 국내 IT 기업 투자 및 MOU 속도… 결실 언제쯤
③ IT업계에 부는 모래 바람… 득일까 실일까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가 게임 등 콘텐츠를 미래 먹거리로 삼고 국내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 및 업무협약(MOU)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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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국가는 국내 게임사들이 눈여겨보는 시장 중 하나다. 특히 사우디는 40대 이하 인구가 약 69%에 달할 정도로 젊은 인구가 많다. 게임,
IT 등 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되는 이유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올해 초 공개한 '2022 해외 시장의 한국 게임 이용자 조사'에 따르면 중동 권역 국가(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요르단, UAE, 카타르)는 한국 게임에 가장 많은 시간과 비용을 쓰는 권역으로 나타났다. 중동 및 아프리카의 게임 시장은 2021년 28억3600만달러(한화 약 3조5115억원)에서 2026년 44억1300만달러(5조4743억원)으로 급성장할 전망이라 주목받는다.
사우디가 거대 게임사 외에도 IP 경쟁력이 있는 기업도 눈여겨보는 만큼 이들이 오일머니를 등에 업고 성장할 가능성도 크다. PIF는 상장을 준비 중인 '승리의 여신: 니케' 개발사 시프트업과도 해외 진출 관련 MOU를 맺었다. 지난해 9월엔 PIF와 사우디벤처캐피탈(SVC) 관계자들이 시프트업 본사를 직접 방문하는 등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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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F는 지난해 2~3월 엔씨소프트에도 약 1조904억원을 투입해 지분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PIF는 엔씨 지분은 9.3%를 보유해 김택진 대표(12%)에 이어 2대 주주에 올랐다. 사우디의 입지가 커지면서 게임사 경영에 중동 자본이 언제든 개입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것도 경계할만하다. 엔씨의 주식이나 기업가치가 저평가됐다며 적극적으로 매수할 기회로 삼아 지분을 더 늘릴 가능성도 있다. 기업의 실적이 악화하거나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갈 때 사우디 자금이 경영권을 노릴 수도 있다.
사우디가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콘텐츠 IP를 확장해 넷플릭스보다 강력한 생태계 메기로 군림할 가능성도 있다. 사우디가 국내 기업을 통해 확보한 IP는 게임,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로 제작될 수 있다. 업계에선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콘텐츠 IP를 독점했던 점을 예시로 제시하며 자금력을 기반으로 한 IP 독점을 경고한다. 넷플릭스가 제작을 지원한 '오징어 게임' 등 콘텐츠 IP를 독점하며 비즈니스 활용기회를 막은 것처럼 중동 내 K-콘텐츠가 성공을 거둔 뒤에도 과실이 사우디의 몫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사우디는 중국과는 다른 행보를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 있다. 국내외 게임사에 활발히 투자하던 중국은 최근 자체 역량을 키운 자국 투자를 활성화하는 기조로 돌아섰다. 중국 최대 게임·IT 기업 텐센트는 2014년 5000억원이 넘는 투자를 단행해 넷마블 3대주주(지분 17.52%)에 올랐다. 크래프톤에도 투자를 이어가 지분 13.49%를 보유한 2대 주주가 됐다.
최근 중국은 국내 기업 지분 추가 매입에 나서기보단 자국 기업을 육성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중국 게임사들이 세계 수준에 견줄 만한 경쟁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개발력이나 인프라가 부족한 사우디가 당장 중국과 같은 입장을 취하긴 어려워 보인다. 2022년 기준 사우디 게임 개발사는 24곳에 불과하다. 직원 수가 10명도 안 되는 곳이 많아 현재로선 자체 게임 개발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긴 역부족이다.
이재현 기자 jhyu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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