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슈] 남자는 파랑 여자는 분홍? 조선시대는 달랐다!
[앵커]
보통 여자아이들은 분홍색 옷을, 남자아이들은 파란색 옷을 입고 있는 모습 많이 보셨을 텐데요.
자연스러운 선택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아이들이 태어나면서부터 접하는 영유아용품 대부분이 색깔로 성별을 구분하고 있습니다.
'색의 고정관념'에 관해 정태우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윤정미 / 사진작가 : 여자아이들의 물건들은 핑크색, 남자아이들의 물건들은 파란색 계통의 물건들로 쫙]
[윤정미 / 사진작가 : 핑크 블루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는 여자아이들 물건들은 핑크색 남자아이들은 파란색 계통의 물건들이 많은 것을 발견하게 되었고요. 아이들이 선천적으로 그렇게 된 것인가 아니면 광고에 의해서 이렇게 만들어진 것인가... 분홍색에 둘러싸인 여자아이와 파란색이 가득한 남자아이 분홍은 여자, 파랑은 남자라는 사회의 이분법을 비판적 시각으로 담은 작품입니다.]
[윤정미 / 사진작가 : 막상 물건을 진열해 놓으니까 어떤 어린이는 저는 사실 핑크색 싫어해요. 엄마가 핑크색 좋아해요. 이런 경우도 있었고 또 어떤 어린이는 저도 핑크색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렇게 핑크색이 많은지 몰랐어요.]
실제로 많은 아동복 판매 사이트를 보면 색에 따라 남아·여아 모델을 사용하여 옷을 구분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장난감 판매대도 마찬가지. 여아 장난감은 분홍색, 남아는 파란색이 대다수입니다.
'상어가족', '로보카폴리' 등 인기 애니메이션에서도 남자 주인공이 파란색, 여자 주인공이 분홍색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여자의 상징은 분홍, 남자의 상징은 파랑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미국 역사학자 조 파올레티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태아의 성별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초음파기술의 발달로 성별에 따른 유아용품을 미리 준비하고 싶은 부모의 마음을 마케팅에 교묘히 활용한 유아용품 기업의 영향이라 주장합니다.
그러나 여자아이들은 분홍이고 남자아이들은 파랑이라는 공식은 불과 100년 전만 해도 정반대였습니다. 1918년 미국의 여성잡지 <The Ladies Home Journal>을 보면'분홍'은 남아, '파랑'은 여아에게 어울린다는 조언이 실리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 1785년 정조 때 편찬된 법전 <대전통편>을 보면 당상 3품 이상은 담홍포(淡紅袍)를 입어야 한다고 적혀있습니다. 담홍, 즉 지금의 분홍색을 뜻하는 말. 당상관은 조선시대 국가의 중요한 결정을 맡는 정3품 이상 최고급 관료 집단이었습니다. 국가 중대사를 논할 때 반드시 '분홍색 옷'을 입어야 했습니다.
특정 색에 대해 '여자답다'라거나 '남자답다'라는 인식은 색깔이 원래 가지고 있는 이미지, 성별에 따른 특성이 아니라 시대 상황에 따라 변하는 것입니다.
[나해란 /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분명히 여성과 남성에 있어서 최소한 색깔에 있어서는 어떤 성의 특이성 취향은 없는 것 같은데 사회적으로 어떤 제약을 주다 보니까 오히려 여성성이나 남성성이라는 사회적인 인식의 제약이 색깔의 제약으로 이어지는 것 같아요.]
국가인권위원회는 성별에 따라 색깔을 구분하고 상품명에 성별을 표기한 회사에 개선하라는 의견을 내놨고,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성별에 대한 고정관념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2024년부터 대형마트마다 성 중립 장난감과 육아용품 진열대를 따로 마련해야 하는 법이 통과됐습니다.
[윤정미 / 사진작가 : 우리가 습관적으로 항상 그래왔으니까 이건 당연히 이런 거야라고 생각한 것들이 있잖아요. 그런데 사실은 그것들이 잘못된 것인 것들도 굉장히 많다는 것...]
[나해란 /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이분법적으로 만들어 놨다는 것 자체가 이미 사회가 정해놓은 어떤 성 역할의 고정적인 잠재의식을 반영하는 게 아닌가 싶어서 그런 것들을 좀 바꾸는 시도들은 앞으로 꽤 있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이 세상에 여자색이 따로 있고 남자색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다양한 색깔로 세상을 보면 어떨까요?
제작 : 정태우[jeongtw051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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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정태우 (jeongtw051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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