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칠전팔기…전남도 '전남형 반도체산업' 띄운다

이창우 기자 2023. 7. 23.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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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록 전남지사, 전남형 반도체산업 육성 방안 발표
서남권 파운드리·화합물반도체·전략반도체 적극 육성
[서울=뉴시스]삼성전기 전장용 반도체기판(FCBGA) 샘플사진(사진=삼성전기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무안=뉴시스] 이창우 기자 = 전남도가 최근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에서 지정이 제외된 광주·전남 반도체 특화단지 재유치를 위한 칠전팔기 도전과 함께 '전남형 반도체산업' 육성을 본격 추진한다.

23일 전남도에 따르면 김영록 전남지사는 지난 20일 반도체 특화단지 추가 지정을 위한 노력과 함께 지역 강점과 특성을 살린 '전남형 반도체산업' 추진 계획을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김 지사가 밝힌 전남형 반도체산업 육성 계획은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먼저 '서남권에 글로벌 반도체 파운드리를 유치해 시스템 반도체산업 중심지'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무안(목포대학교)에 국내 최초로 설립하는 화합물반도체센터를 통해 화합물반도체 허브 구축', '한국에너지공대(켄텍), 한국전력과 협력해 나주에너지국가산단에 전력반도체 연구개발(R&D) 클러스터 조성' 등이다.

◇서남권에 글로벌 반도체 파운드리 유치 '시스템 반도체산업 중심지 육성'

전남도는 전남 서남권이 태양광과 풍력이 풍부해 전국에서 유일하게 '재생에너지100'(RE100)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글로벌 반도체 파운드리를 유치해 '시스템 반도체산업 중심지'로 키운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파운드리는 반도체 설계 디자인 전문기업으로부터 제조를 위탁받아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을 의미한다. 주로 특수 용도의 고부가가치 반도체를 생산한다.

전세계적인 화두인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약속이다. 현재 유럽 등 선진국의 무역장벽인 '탄소국경세' 부과 명분으로 작용하고 있다.

[신안=뉴시스] 전남 신안 해상풍력 발전단지. (사진=전남도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 때문에 국내 반도체 선두 주자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소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는 RE100 참여를 선언했다. SK그룹은 2020년 RE100 캠페인 참여 의사를 공개했고 국내 기업 대부분이 2050년까지 단계적으로 이러한 계획을 완료하겠다고 선언했다.

전남도는 이점에 주목하고 서남권에 반도체 파운드리 클러스터를 육성하기 위해 반도체 기업들과 물밑으로 활발한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일부 대기업은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무안에 국내 최초 '화합물반도체센터' 설립…화합물반도체 허브 구축

전남도는 무안에 위치한 목포대학교 내에 국내 최초로 '화합물반도체센터'를 구축 중이다. 센터는 오는 9~10월께 개소식을 갖고 본격 운영한다.

화합물반도체는 전기차, 5G·6G 통신, 우주항공, 에너지 분야 등에서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화합물반도체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범용성이 높은 실리콘 기반의 반도체가 아니다.

현재 국방부가 개발 중인 국산 차세대 전투기 KF-21에 탑재된 최첨단 '에이사(AESA) 레이더'는 발열을 최소화하는 '질화갈륨 소재의 화합물 반도체' 부품이 핵심 기술이다. 이처럼 해당 반도체는 고부가가치 시장을 열고 있다.

[서울=뉴시스] 고출력 질화갈륨 전력증폭소자가 적용된 반도체 기판. 2021.06.22. (사진=국방과학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국제 시장조사기관인 욜 디벨롭멘트(Yole Development)에 따르면 대표적 화합물반도체인 질화갈륨(GaN) 시장 규모는 2021년 1억2600만달러에서 2027년 20억달러로 연평균 5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화합물반도체의 특징은 발열이 낮고, 전력 소모량이 적다. 대신 초미세 공정을 적용하기 어렵고 대량 생산을 위한 대규모 생산라인을 설치하는 것도 쉽지 않다.

최근까지 국내외 유수의 대형 반도체 제조회사들은 수익성 측면에서 매력이 없다는 점에서 화합물반도체에 큰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상황은 급변했다. 전기차, 고성능 서버 네트워크 구축 시대가 도래하면서 발열, 전성비가 가장 최우선 됨에 따라 삼성전자도 최근 화합물반도체 분야에 상당한 연구개발비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목포대에 구축 중인 센터에선 화합물 반도체 설계부터 제작(외주), 후공정(패키징) 등 전 과정을 국내 최초로 일괄처리하는 기술 지원 체계를 갖추게 된다.

특히 경기도 등 타 지역에 본사가 있는 웨이브피아(Wavepia) 등 10여개 화합물반도체 기업이 입주해 우주항공·통신 등 관련 반도체 사업을 추진한다.

전남도는 기업 지원부터 센터 운영 전반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목포대도 지난 3월 전국 11개 대학, 연구기관,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와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화합물반도체센터를 중심으로 반도체 후공정 인력 양성과 채용 연계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40명 이상의 교수와 함께 소재·공정설계·공정장비 등 맞춤형 교육을 학·석·박사, 실무인력에게 제공해 우수 인력을 지속 배출할 예정이다.

◇나주에너지국가산단에 '전력반도체 연구개발(R&D) 클러스터' 조성

전남도와 나주시는 한국에너지공과대학(켄텍), 한국전력과 협력해 나주에너지국가산업단지에 '전력반도체 연구개발(R&D) 클러스터'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력반도체는 전기·전자제품에서의 직류·교류 변환과 전압, 주파수 변화 등의 제어·처리를 수행하는 반도체를 의미한다.

스마트폰, 노트북, 백색가전 등에 주로 활용되며 최근에는 신재생에너지, 로봇·전기차 분야 등까지 광범위하게 확대되는 추세다.

전력반도체는 전 세계적인 디지털화·친환경 정책에 따른 탄소배출 저감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효율적인 전기 에너지 변환 시스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뉴시스] 전기자동차에 사용하는 부품인 전력반도체를 놓고 일본과 해외 업체 간 주도권 다툼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일본 공영 NHK가 10일 보도했다. (사진출처: 일본 NHK방송) 2023.07.10.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전력반도체 국내 인프라는 매우 미비한 실정으로 전력반도체 90%이상을 현재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서 관련 산업 육성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전남도와 나주시는 빛가람혁신도시에 위치한 한국전력 본사와 에너지·전력공기업, 켄텍 등 우수한 산·학·연 여건 강점에 기반해 전력반도체 분야 초격차 기술혁신을 목표로 정부 공모사업에 대비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화합물 전력반도체 고도화 기술개발'을 위해 총사업비 1384억6000만원을 투입해 오는 2024년부터 2028년까지 5년 간 사업을 추진키로 확정했다.

올해 사업 대상자 공모를 시작으로 내년부터 본격 사업에 착수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차세대 전력반도체'를 디지털 뉴딜과 그린뉴딜의 핵심부품으로 정의할 정도로 해당 분야 초격차 기술 확보는 미래 국가경쟁력과도 직결된다.

전남도 관계자는 "고도의 기술과 다품종 소량·생산체계의 전력반도체 특성에 맞춘 팹리스(설계)기업 육성과 더불어 에너지국가산단, 혁신도시 산·학·연 클러스터에 연구시설과 기업 유치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나주시와 함께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c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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