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의 남다른 K-콘텐츠 사랑… 투자 배경은
[편집자주]석유로 먹고 살던 중동의 부국 사우디아라비아가 달라졌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주도로 빠르게 탈석유 시대를 준비 중이다. 한국 정보통신(IT) 기업들은 사우디의 새로운 여정에 동행할 파트너로 주목받고 있다. 경쟁력을 갖춘 'K-콘텐츠'가 아직 저평가됐다는 판단에서다. 사우디는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게임사 지분을 인수하거나 기술 관련 업무협약(MOU)을 맺어 전방위적으로 투자 보폭을 넓히고 있다. 국내 IT 기업과 추가 협력을 이어 나갈 전망이지만 경영권 분쟁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① 사우디의 남다른 K-콘텐츠 사랑… 투자 배경은
② 사우디, 국내 IT 기업 투자 및 MOU 속도… 결실 언제쯤
③ IT업계에 부는 모래 바람… 득일까 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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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게임사 엔씨소프트도 공략 대상이다. 지난해 초까지 지속적인 지분 매입을 통해 지분율을 9.3%까지 끌어올렸고 창업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에 이은 2대 주주가 됐다. PIF 산하 새비 게임스 그룹 자회사 나인66는 지난 2월 위메이드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사우디 투자부(MISA)도 PIF와 보조를 맞춰 한국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서브컬처 게임 '승리의 여신: 니케'를 개발한 중소 게임사 시프트업과 지난해 11월 업무협약(MOU)을 맺고 게임 산업 개발과 육성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 네이버와는 지난 3월 디지털 전환을 위한 포괄적 협력에 합의했다.
이러한 행보는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고 있다. 빈 살만 왕세자는 '비전 2030 프로젝트' 중심으로 탈석유 경제 체제를 대비하면서 자국의 백년대계를 그리고 있다. 올해 거대 석유 기업 아람코 지분 4%(약 800억 달러)를 PIF로 추가 이전해 자금을 수혈하기도 했다.
한국에 투자 행보가 집중되는 이유는 몇 년 동안 지속된 K-콘텐츠 열풍이 배경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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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는 미국의 전통적인 우방국이었지만 2018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사망 사건 이후 미국이 사우디의 인권 침해 문제를 거론하면서 사이가 틀어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7월 사우디아라비아를 직접 찾아 원유를 증산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사우디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에서 감산을 주도했다.
IT 업계 관계자는 "사우디가 미국과 각을 세우고 있지만 무시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금융 같은 전통적 산업에 진출하려고 할 경우 미국의 견제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인접국 아랍에미리트(UAE)가 일찌감치 두바이를 글로벌 금융 허브로 육성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중동 금융산업에서 선두 주자 역할을 내준 상황에서 금융을 신사업으로 육성할 경우 의미가 퇴색될 수 있는 까닭이다.
네옴시티가 국내 IT 기업들에게 사업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투자 유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관측된다. 네옴시티는 사막 한가운데 길이 170km의 직선으로 건설되는 스마트 시티인 만큼 인공지능(AI), 5세대 이동통신(5G),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 기술을 보유한 네이버, LG CNS 등이 파트너로 주목받고 있다.
5000억달러(약 650조원)로 추산되는 초대형 건설 프로젝트인 만큼 국내 IT 인프라가 적용된다면 막대한 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구축될 네옴시티 IT 인프라와 가장 잘 접목되는 분야가 콘텐츠이기도 하다. 스마트 도시에 우수한 콘텐츠가 더해진다면 도시 수준이 한층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IT업계 관계자는 "국내 IT 기술이 네옴시티의 뼈대를 만드는 것이라면 콘텐츠는 그 안을 채워줄 수 있는 요소"라고 말했다.
양진원 기자 newsmans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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