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지세' 에코프로 형제, 목표주가 부재 속 주가 향방은
"쇼트 스퀴즈·MSCI 편입 기대감 고조…외국인 추가 수급 기대"
"주가과열에 가치평가 곤란"…'목표주가 < 現주가' 사실상 매도 의견
"쏠림현상 심화·상승속도 빠르면 하락 변동성도 커 주의"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이민영 기자 = 올해 국내 증시에서 투자 열풍을 몰고 온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가가 100만원을 넘어 이른바 코스닥 '황제주'에 오른 에코프로는 120만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1위 종목인 에코프로비엠 역시 40만원에 근접한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증시 내부에선 주가 상승을 주도한 개인 투자자들에게서 바통을 넘겨받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후발주자로 나서 에코프로를 더 끌어올릴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시장 관계자들은 여전히 '과열 상태'라며 진단하며 가치평가(밸류에이션)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에코프로 120만원·에코프로비엠 40만원 육박
코스닥시장에서 에코프로는 지난 21일 장중 119만원으로 최고가를 다시 썼다.
지난 10일 장중 101만5천원을 기록하고서도 9거래일간 17만5천원(17%) 올랐다.
에코프로비엠도 같은 날 38만9천500원으로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이 종목은 하루 거래량이 최대 600만주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급증하면서 상승 행진을 하고 있다.
코스닥 시총 1, 2위에 나란히 올라 있는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의 시총은 각각 37조3천억원, 30조4천억원 수준으로 합산하면 67조원이 넘는다.
에코프로비엠 시총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의 10위 안에 드는 수준으로 11위 NAVER(네이버·33조8천억원)와 10위 기아(34조원)보다 많고 9위 포스코퓨처엠(38조원)에는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8위 현대차(42조3천억원)와는 5조원가량 차이가 난다.
에코프로도 시총 규모만 놓고 보면 유가증권시장 11위 네이버보다 작고 12위 현대모비스(22조9천억원)보다 크다.
"MSCI 편입땐 추가수급 유입" vs "과열에 목표가 제시 안 해" 사실상 매도의견
증권가에선 에코프로 형제주의 주가 향방을 놓고 논란이 거세다.
우선 추가적인 상승 기대감을 갖게 하는 요인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쇼트 스퀴즈 효과다. 주가 하락을 예상해 주식을 빌려 판 공매도 투자자가 주가가 상승할 경우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 해당 종목을 사들이는 거래 방식을 의미한다.
다른 한 가지는 다음 달에 발표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 구성 종목에 편입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다음 달에 발표되는 MSCI 한국지수 구성 종목에 에코프로가 편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8월 MSCI 한국지수 종목 편출입에 쓰이는 주가 기준일은 7월의 마지막 10영업일 구간(18∼31일) 사이 하루로 정해진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18∼20일을 주가 기준일로 삼고 "에코프로는 시가총액과 유동 시가총액이 편입 기준점을 크게 상회하므로, 편입이 확실시된다"고 말했다.
남아란 다올투자증권 연구원도 "에코프로는 지난 5월 리뷰에서 극단적 가격 상승 종목에 대한 편입 유보 조건으로 스몰캡 지수 내에 잔류했다"며 "이번 리뷰 심사 대상 기간은 주가가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시기를 포함하지 않아 편입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보통 MSCI 구성 종목에 편입되면 지수 흐름을 추종하는 외국계 펀드(패시브)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3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에코프로가 MSCI 지수 편입 때 유입이 예상되는 패시브 매입 수요는 9천900억원으로 추정한다"며 "절대 금액은 작지 않은 규모이지만 에코프로의 최근 일평균 거래대금 8천700억원과 비교하면 1.1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 내부에선 에코프로 형제주 주가를 놓고 논란이 거세다. 대다수는 '과열 상태'라고 진단한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의 주가수익비율(PER)은 각각 80배, 133.34배에 이른다. 두 종목의 주가순자산비율(PBR)도 17.77배, 26.54배 수준이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 형제주가 오르는 것은 쇼트 스퀴즈 때문으로 현 주가는 과열됐다고 본다"며 "현 주가가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수급적인 문제"라고 언급했다.
증권업계에선 주가가 가치평가(밸류에이션) 수준을 넘었다며 목표주가를 제시하지 않은 곳들이 대부분이다.
에프앤가이드가 올해 에코프로 목표주가 제시 현황을 조사한 결과, 종목 분석 보고서를 낸 증권사는 세 곳뿐이며 목표주가와 투자 의견을 낸 곳은 두 곳에 그친다.
하이투자증권은 1월 25일에 종목 보고서를 내면서 투자 의견과 목표주가를 제시하지 않았다. 삼성증권이 지난 5월 2일 '목표주가 40만원·투자의견 보유(HOLD)'를, 하나증권이 지난 5월 19일 '목표주가 45만원·투자의견 매도(REDUCE)'를 각각 제시한 게 전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기업분석 연구원은 "에코프로의 미래가치를 정확히 추정하기는 힘들어 주가 방향성을 언급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워낙 민감한 사안이다"라고 말했다.
에코프로비엠의 투자 의견과 목표주가를 제시한 곳은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모두 22곳이다.
그러나 이들이 제시한 목표주가는 현재 주가를 밑도는 수준이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 중에서 키움증권과 유안타증권이 제시한 34만원이 가장 높다. KB증권과 IBK투자증권은 각각 1월과 2월에 적정 주가 16만원과 15만원을 제시했다.
삼성·하나·신한투자·교보·하이투자·유진투자증권 등 증권사는 20만원대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이달에 보고서를 낸 한국투자·NH투자·대신·유안타·다올·DB금융투자(26만원) 등 증권사가 제시한 목표주가도 모두 26만∼34만원으로 현 주가에 못 미친다.
목표주가가 현재 주가에 미달한다는 점에서 증권사들의 투자 의견은 사실상 매도 의견과 같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런 쏠림 현상은 각국 증시에서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이라며 "바이오붐 등 과거에도 10배 이상, 1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오른 주식은 늘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과거 투자 붐을 타고 급등하던 성장주들도 성장 기대감만으로 투자가 몰려 쏠림 현상을 보이다가 거품이 걷히면서 수축 상황으로 끝나는 경우도 많았다.
김 센터장은 "에코프로 주가 흐름은 알 수 없다"면서 "기업이 투자자들의 기대에 맞게 발전하고 성장해나가면서 잠재력을 보여주느냐 여부에 따라 앞으로 주가도 판단이 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소수 종목으로의 쏠림현상은 코스닥시장에서 심화했다"며 "상승 속도가 빠른 종목은 하락 변동성이 높은 특징도 있어 최근 코스닥 랠리의 질이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indigo@yna.co.kr, mylux@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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