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광주, 나로부터]⑧ '담배꽁초·부주의' 불 절반↑…"불감증 여전"
아파트 연기차단 방화문 활짝, 곳곳 꽁초 널브러져
에어컨 화재 여름 75% 집중, 실외기 관리 유의를
전동킥보드 화재 급증 "화재 실험·제품 기준 강화"
[광주=뉴시스]김혜인 기자 = 최근 5년간 광주 지역 화재 중 절반 이상이 '부주의'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나 생활 속 화재 예방을 위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담배꽁초·음식조리' 부주의 불 절반인데…허술한 화재 예방
화재 원인으로는 담배꽁초가 693건(32%)으로 가장 많았고, 음식물 조리중 429건(20%), 쓰레기 소각 257건(12%)순이었다.
같은 기간 발생한 광주 아파트 화재 673건 중 '부주의'로 인한 화재가 56%(378건)를 차지했다. 광주 아파트 화재 인명피해는 10명 사망, 24명 부상으로 집계됐다.
가구가 밀집된 고층 아파트는 화재 시 유독가스 확산과 대피의 어려움으로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사전 예방이 중요하지만 실생활에선 화재 예방 수칙이 잘 지켜지고 있지 않다.
실제 지난 20일 찾은 서구 쌍촌동 한 아파트 비상구엔 '창틀이나 바닥에 담배꽁초를 버리지 마세요'라는 경고 문구가 적혔지만 창문 너머 콘크리트 바닥엔 꽁초 20~30여 개가 쓰레기와 함께 널브러져 있었다.
화재 시 대피하는 비상구 계단엔 일부 가구에서 내놓은 자전거·의자·상자가 쌓여있었다.
복도식 아파트 한 동은 2개 층을 제외한 13개 층의 방화문이 열려 있었다. 방화문은 화재 시 유독가스가 다른 층으로 새어 나가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해 항상 닫아놔야 한다.
방화문이 닫히지 않도록 벽돌 등을 괴어두기도 했다. 한 주민은 "여름철 더우니까 연다. 닫아야 하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생활 속 화재 예방을 위한 처벌 강화와 안전 문화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창영 광주대건축공학과 교수는 "화재 예방 수칙 처벌 규정을 강화하고 시민들이 수칙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도록 지자체·소방당국 등이 안전 생활화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밝혔다.
에어컨 화재 7~8월 75%차지…폭염 속 실외기 관리 유의
지난해 7월 16일 광주 서구 화정동 21층 규모 아파트 11층 한 가구에선 에어컨 실외기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 주민들이 대피하기도 했다.
화재 원인은 전선 등 전기적 요인이 대부분이지만 생활 속 에어컨 실외기 관리도 필요하다. 먼지나 이물질 제거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화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20일 광주 서구 일대를 둘러본 결과 실외기 과열이 우려되는 사례가 많았다.
전동킥보드 화재 급증…"집 안 충전금지, 정부 차원 검증 강화를"
광주에선 2020년까지 전동킥보드 불이 거의 일어나지 않다가 지난 2021년 2건, 지난해 11건의 관련 화재가 발생했다.
전동킥보드 화재는 대부분 충전 중에 발생한다. 주로 오작동으로 배터리가 과충전되면서 불이 난다.
지난 5월 3일 오전 3시 8분께 광주 광산구 산정동 한 아파트 가구 현관 내 충전 중이던 전동 킥보드에서 불이 나 8분 만에 자체 진화됐다.
지난 2019년 추석엔 광산구 송정동 한 아파트 5층 주택에서 킥보드 충전 오작동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 50대 부부가 숨지고, 이웃 주민 등 여러 사람이 다쳤다.
전동킥보드 화재는 늘고 있지만, 관련 실험은 부족해 화재 조사와 인증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나용운 국립소방연구원 연구사는 "전동킥보드는 화재 시 연소하는 속도가 빨라 증거물 훼손이 심해 원인을 찾기가 어렵다. 관련 화재 제품 실증 실험도 부족한 실정이다"며 "이용자가 늘고 있는 만큼 정부가 전기·생활용품으로 분류되는 전동킥보드에 대해 안전 수칙을 만들고 인증 기준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집 안과 현관에서 충전할 경우 화재 시 대피가 어렵기 때문에 충전은 반드시 건물 밖에서 하고 규격에 맞는 충전기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yein034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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