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박지성-손흥민처럼' 과거와 미래가 현재에서 만나는 女월드컵[스한 위클리]

이재호 기자 2023. 7.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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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0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4시 뉴질랜드와 노르웨이의 경기를 시작으로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이 개막했다.

이번 여자월드컵은 사상 첫 32개국이 출전해 8월20일까지 한 달간 펼쳐진다. 4강전은 호주 시드니와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한 경기씩 나뉘어 열린다. 결승은 8월20일 시드니, 3-4위전은 8월19일 호주 브리즈번에서 펼쳐진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월드컵 대표팀은 H조에서 25일 콜롬비아, 30일 모로코, 8월3일 독일 순으로 호주에서 조별리그를 치른다. 2015년 대회 첫 16강 진출 이후 2019년 조별리그 3전전패를 당한 한국은 4년전의 실패 만회를 꿈꾸고 있다.

ⓒ연합뉴스

▶황금세대의 라스트 댄스

한국 대표팀에서 그동안 여자 축구를 지탱해왔던 '황금세대'가 마지막 한판을 준비하고 있다. '대장'은 단연 지소연(32). 지소연을 비롯해 장신 공격수 박은선(36), 토트넘 훗스퍼의 조소현(35), 최고령 골키퍼 김정미(38)에 A매치 100경기 이상 뛴 김혜리(33), 임선주(32), 스웨덴에서 뛰는 골키퍼 윤영글(35), 스페인에서 뛰는 이영주(31) 등 핵심 대부분이 30세를 넘었다.

이들이 주축으로 이끈 한국 여자 축구는 2008 FIFA U-17 여자월드컵 8강, 2010 FIFA U-20 월드컵 3위, 2014 여자 아시안컵 4위, 2015 여자 월드컵 16강 진출 등 그동안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여자 축구의 황금기를 보냈다.

이번 월드컵 이후 4년 후에는 '황금세대' 선수들 대부분을 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대장' 지소연조차 "황금 세대의 마지막 월드컵이 아닐까"라고 말했을 정도.

2015년은 웃었지만 2019년 3전전패로 울음을 터뜨렸던 황금세대 멤버들이 이제 어떻게 마지막 월드컵을 마무리할지 지켜볼 일이다.

콜린 벨 감독과 지소연. ⓒ연합뉴스

▶2007년생, 월드컵 나올까

무려 2007년생 선수가 한국 여자 대표팀에 뽑혔다. 그녀는 월드컵 출장도 유력시되고 있다. 그 이름은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선수 케이시 유진 페어. 역대 '최연소' 기록을 세운 것은 물론, 이번 여자 월드컵에 나서는 32개국을 통틀어 가장 어린 선수로도 이름을 올렸다. 최고참인 김정미 선수가 1984년 10월생이다. 페어가 2007년 6월생이니 무려 23살 차이로 딸뻘이라 봐도 무방할 정도. 또한 한국어가 거의 되지 않는 케이시 유진 페어의 존재는 한국 축구에 생경함을 안긴다.

콜린 벨 여자대표팀 감독은 케이시 유진 페어가 처음으로 언론 앞에 섰을 때 바로 옆을 지키며 행여 언론에 실수할까 아빠 미소와 걱정으로 지켜보기도 했다.

이외에도 지난해 8월 20세 이하(U-20) 월드컵의 인상적인 활약으로 '천메시'라는 별명을 얻은 2002년생 천가람과 꾸준히 벨 감독이 발탁해온 2004년생 배예빈, 그리고 이미 주전 윙백이 된 2000년생 추효주까지 어린 선수들이 즐비한 대표팀이다.

남자 축구에서 '2011 아시안컵'에서 주장 박지성은 국가대표로 마지막 경기를, 손흥민은 국가대표로 첫 대회를 출전해 룸메이트를 했다. 당시 박지성은 손흥민에게 축구 내외적으로 많은 것을 알려줬고 박지성을 보며 손흥민도 많은 것을 배웠다. 두 전설은 같이 축구를 한 적이 없기에 2011 아시안컵은 한국 축구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만날 수 있는 자리였다.

이번 2023 여자 월드컵에서도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일 한국 여자 축구 '올타임 No.1' 지소연과 2007년생임에도 월드컵 대표가 될 정도로 촉망받는 '미래' 페어가 함께하며 2011 박지성-손흥민과 같은 관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2007년생 케이지 유진 페어. ⓒ연합뉴스

▶가장 중요한 콜롬비아전

콜린 벨은 외국인 감독임에도 '고강도' 훈련을 적극적으로 내세우며 2019년부터 이번 월드컵만 바라보며 준비해왔다. 지난 11일 국내에서 가진 아이티와의 평가전에서도 '피지컬'에서는 아이티에게 밀려 전반전 고전했지만 후반전 지치지 않는 체력을 바탕으로 2-1 승리한 바 있다. 마치 2002 한일월드컵에서 기술은 부족해도 체력과 활동량으로 세계 강호를 잡은 히딩크호를 연상케 했다.

피파랭킹 17위인 한국은 72위 모로코에게 무난한 승리를 예상하고 있으나 세계 2위 독일과의 경기에선 승리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승부처는 결국 첫 경기 상대인 랭킹 25위 콜롬비아전.

객관적으로 한국이 근소 우위에 있다고 평가되지만 콜롬비아도 만만치 않다. 이번 대회는 첫 32개국 출전으로 기존 3위팀 중 와일드카드로 16강 진출도 불가하다. 즉 조 2위안에 들어야한다. 한국이 속한 H조는 독일이 한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결국 콜롬비아와 2위 싸움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콜롬비아와의 맞대결에서 한국은 이번 월드컵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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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한 위클리 : 스포츠한국은 매주 주말 '스한 위클리'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스포츠 관련 주요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기사는 종합시사주간지 주간한국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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