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찍으러 왔나' 비판에도…정치인이 재해 현장 찾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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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집중호우로 전국적으로 인명·재산 피해가 속출하자 정치권에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수해 현장을 찾고 있다.
정치인들의 재해 현장 방문에 '보여주기'라는 비판이 나오는 데도 계속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처럼 여야가 앞다퉈 수해 현장을 찾고 있지만 이들을 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다만 현장 방문이 긍정적인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여야가 정쟁을 멈추고 법안 처리에 힘을 합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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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방문 긍정적 역할 하려면 법안 처리까지 이어져야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최근 집중호우로 전국적으로 인명·재산 피해가 속출하자 정치권에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수해 현장을 찾고 있다. 정치인들의 재해 현장 방문에 '보여주기'라는 비판이 나오는 데도 계속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의힘은 21~28일을 전당원 봉사주간으로 정하고 수해 복구 지원에 나섰다. 김기현 대표는 지난 21일 지도부와 경북 예천에서 자원봉사를 했고, 24일에는 윤재옥 원내대표가 의원들과 충북 청주시 일대를 찾아 봉사활동을 할 예정이다.
민주당도 지난 17일 '수해대응 총력 기간' 일주일을 선포하고 피해 복구에 나섰다. 23일 전국청년위가 충북 수해 현장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25일엔 당 차원에서 충북 부여를 찾는다.
이처럼 여야가 앞다퉈 수해 현장을 찾고 있지만 이들을 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앞서 김 대표가 17일 충남 청양군 침수 지역을 방문했을 당시 주민들은 "사진만 찍고 여기 갔다 저기 갔다 뭐 하는 거냐", "사진만 찍고 가면 끝이냐"고 소리치기도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이런 점을 의식한 듯 지난 16일 궁평2지하차도 침수 현장을 방문했을 당시 "우리도 구조를 해봤는데 정치인이 와서 하는 게 별로 도움이 안 된다"며 소방 브리핑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이 대표도 이후 전북 익산과 경북 예천 수해 현장을 찾는 등 현장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정치인들이 현장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방문 자체가 득이 되기 때문이다. 되레 '현장을 안 가면 더 욕을 먹는다'고 정치권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현장을 방문했을 때 '잘한다'는 말을 듣긴 힘들지만, 현장을 찾지 않으면 더 큰 비판에 직면한다는 것이다.
특히 양당 체제가 굳건한 상황에서 한쪽 당이 현장을 찾을 경우 다른 당에서도 이를 외면하기는 어렵다.
사진에 찍히고 언론 노출 횟수가 늘어난다는 점도 현장을 찾게 하는 이유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보여주기식'이라는 비판을 받아도 현장을 방문하면 언론에 보도되니까 신경 쓸 수밖에 없다"며 "안 가면 아예 기사도 안 나오지 않나"라고 했다.
현장 방문이 입법 활동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국민의힘은 수해 지역의 초고속인터넷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 위약금을 면제하는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다만 현장 방문이 긍정적인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여야가 정쟁을 멈추고 법안 처리에 힘을 합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야는 수해 복구 지원을 강조하면서도 원인을 놓고 책임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의 4대강 보 해체 등을 지적하고, 민주당은 정부와 여당의 대응을 비판하는 상황이다.
여야가 정쟁에 몰두하는 사이 국회에는 수해 관련 법안 최소 27건이 잠들어 있다. 대부분 지난해 태풍 힌남노로 인명 피해가 발생하면서 발의됐지만 1년째 잊혀 있던 법안들이다.
여야는 수해가 발생하자 뒤늦게 27일 본회의에서 수해 대응 법안을 최우선 처리하기로 합의했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brigh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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