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는 줄이는데 발암 물질?…"먹어요, 말아요?" 아스파탐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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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발표로 최근 각종 탄산음료, 이온음료, 차 등의 상품에서 불었던 제로슈거, 제로칼로리 음료 열풍도 급랭한 분위기다. 국내에서는 아스파탐을 사용하는 막걸리까지도 불똥이 튀었다.
물론 WHO도 이번 분류가 발암 가능성을 현저히 높이는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니라고 강조한다. JECFA도 기존의 아스파탐 허용 일일 섭취량(40mg/kg)을 변경할 필요가 없다고 결론 내리고, 이 한도 내에서 소비하는 것은 안전하다는 것을 재확인했다는 내용도 함께 발표했다. 이는 몸무게 70kg인 성인이 다른 식품으로부터 아스파탐을 추가로 섭취하지 않을 경우 제로음료를 하루에 9~14캔 이상 마시지 않으면 괜찮다는 것을 의미한다.
각종 문제를 야기하는 설탕을 대체하는 감미료는 많다. 상대적으로 논란이 적은 천연감미료로는 꿀, 스테비아, 아가베, 코코넛 슈거, 메이플 시럽 등이 있다. 이러한 천연감미료는 식물 등에서 추출하며 비타민, 미네랄, 항산화 성분 등을 포함해 설탕보다 더 건강하게 여겨진다.
인공감미료는 화학적인 합성을 통해 만들어내는 것으로 단맛이 매우 강하고 가공하기도 편하며 가격 경쟁력까지 지니고 있다. 인공감미료도 아스파탐을 비롯해 아세설팜칼륨, 알리테임, 사이클라메이트, 네오탐, 사카린, 수크랄로스, 어드밴타임 등 종류가 다양하다. 이중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것은 아스파탐, 사카린, 아세설팜칼륨, 네오탐, 어드밴타임, 수크랄로스 등 6종이다.
사실 이번 아스파탐 논란뿐 아니라 인공감미료의 건강에 대한 위해성, 안전성 의혹은 지속해서 제기돼 왔던 문제다.
1879년 발견된 최초의 인공감미료인 사카린도 1970년대 동물 실험에서 방광암 발병 관련성이 밝혀지며 논란이 됐지만 이후 사람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내려지면서 현재도 사용되고 있다. 이외에도 인공감미료를 장기적으로 섭취할 경우 뇌졸중, 심장병, 신경 질환 등 각종 질병 가능성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계속해서 나온다.
실제 아스파탐의 경우도 안전성 논란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80년대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아스파탐의 위해성·안전성 논란은 계속됐었고, 이로 인해 펩시는 2015년 아스파탐을 빼고 다른 감미료로 대체한 다이어트 콜라를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맛이 없다는 혹평이 이어지고 판매가 급감하면서 다시 아스파탐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많은 인공감미료 중에서도 아스파탐이 음료 등에 많이 사용되는 이유는 설탕 대비 200배에 가까운 단맛을 낸다는 점 외에도 오랜 기간 사용돼 오며 각종 가공, 공정 과정에 최적화돼 있어 이를 대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발암 가능성 등 건강에 해롭다는 게 논란이 됐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인공감미료를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도 건강이다. 인공감미료는 설탕을 대체하며 비만, 당뇨, 치과 질환 등에 유효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많은 시장조사 기관들이 인공감미료 시장이 계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다.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는 2021년 75억 달러 규모인 설탕 대체 시장이 2029년 128억 6000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프란세스 헌트우드 국제감미료협회 사무총장은 이번 WHO의 발표에 대해 "아스파탐은 모든 저칼로리·무칼로리 감미료와 마찬가지로 균형 잡힌 식단의 일부로 사용될 때 소비자들에게 설탕 섭취를 줄일 수 있는 선택권을 제공한다"며 "전반적으로 건강한 식단과 생활 방식의 일부로, 아스파탐은 설탕 섭취 감소라는 공중 보건 목표를 증진시키고 궁극적으로 체중과 당뇨병 관리뿐만 아니라 치아 건강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희 기자 ksh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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