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는 줄이는데 발암 물질?…"먹어요, 말아요?" 아스파탐 딜레마

김상희 기자 2023. 7. 23. 05: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선데이 모닝 키플랫폼] 브랜드 혁신 스캐너 #24 - "인공감미료"
[편집자주] 머니투데이 지식·학습 콘텐츠 브랜드 키플랫폼(K.E.Y. PLATFORM)이 새로운 한주를 준비하며 깊이 있는 지식과 정보를 찾는 분들을 위해 마련한 일요일 아침의 지식충전소 <선데이 모닝 키플랫폼>

제로콜라/사진=코카콜라 홈페이지
음식이나 음료의 단맛을 내기 위해 첨가하는 인공감미료는 설탕보다 훨씬 적은 양으로 강한 단맛을 낼 뿐 아니라 칼로리도 없거나 매우 낮아 식품 산업의 혁신적인 물질로 꼽힌다. 이러한 인공감미료가 논란이다. 지난 14일 WHO(세계보건기구)가 IARC(국제암연구소), FAO(식량농업기구), JECFA(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와 함께 대표적인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성이 있는 분류(2B)로 발표한데 따른 것이다.

이번 발표로 최근 각종 탄산음료, 이온음료, 차 등의 상품에서 불었던 제로슈거, 제로칼로리 음료 열풍도 급랭한 분위기다. 국내에서는 아스파탐을 사용하는 막걸리까지도 불똥이 튀었다.

물론 WHO도 이번 분류가 발암 가능성을 현저히 높이는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니라고 강조한다. JECFA도 기존의 아스파탐 허용 일일 섭취량(40mg/kg)을 변경할 필요가 없다고 결론 내리고, 이 한도 내에서 소비하는 것은 안전하다는 것을 재확인했다는 내용도 함께 발표했다. 이는 몸무게 70kg인 성인이 다른 식품으로부터 아스파탐을 추가로 섭취하지 않을 경우 제로음료를 하루에 9~14캔 이상 마시지 않으면 괜찮다는 것을 의미한다.

처음 아닌 인공감미료 안전성 논란
WHO 외에도 대학, 연구소 등에서 이번 분류가 위해성이 높다는 것을 뜻하는 게 아니라는 발표가 이어지지만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조성하기에는 충분했다.

각종 문제를 야기하는 설탕을 대체하는 감미료는 많다. 상대적으로 논란이 적은 천연감미료로는 꿀, 스테비아, 아가베, 코코넛 슈거, 메이플 시럽 등이 있다. 이러한 천연감미료는 식물 등에서 추출하며 비타민, 미네랄, 항산화 성분 등을 포함해 설탕보다 더 건강하게 여겨진다.

인공감미료는 화학적인 합성을 통해 만들어내는 것으로 단맛이 매우 강하고 가공하기도 편하며 가격 경쟁력까지 지니고 있다. 인공감미료도 아스파탐을 비롯해 아세설팜칼륨, 알리테임, 사이클라메이트, 네오탐, 사카린, 수크랄로스, 어드밴타임 등 종류가 다양하다. 이중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것은 아스파탐, 사카린, 아세설팜칼륨, 네오탐, 어드밴타임, 수크랄로스 등 6종이다.

사실 이번 아스파탐 논란뿐 아니라 인공감미료의 건강에 대한 위해성, 안전성 의혹은 지속해서 제기돼 왔던 문제다.

1879년 발견된 최초의 인공감미료인 사카린도 1970년대 동물 실험에서 방광암 발병 관련성이 밝혀지며 논란이 됐지만 이후 사람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내려지면서 현재도 사용되고 있다. 이외에도 인공감미료를 장기적으로 섭취할 경우 뇌졸중, 심장병, 신경 질환 등 각종 질병 가능성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계속해서 나온다.

인공감미료 사용 목적도 '건강'…시장 지속 성장 전망
이번 WHO 발표 이후 식품 업계에서는 아스파탐의 대체재를 찾으려는 노력도 하지만, 한편에서는 과거부터 지속돼 왔던 논란인 만큼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국내에서도 아스파탐 논란이 불거진 이후 편의점에서 제로음료와 막걸리 판매가 오히려 증가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실제 아스파탐의 경우도 안전성 논란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80년대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아스파탐의 위해성·안전성 논란은 계속됐었고, 이로 인해 펩시는 2015년 아스파탐을 빼고 다른 감미료로 대체한 다이어트 콜라를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맛이 없다는 혹평이 이어지고 판매가 급감하면서 다시 아스파탐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14일(현지 시간) 식품첨가물인 아스파탐을 발암가능물질인 '2B군'으로 분류했다. 다만 아스파탐의 기존 일일섭취허용량은 변경하지 않기로 했다. 2B는 1(확정적 발암 물질)과 2A(발암 추정 물질) 보다는 낮고 3(분류불가)보다는 높은 등급이다. 국내 제품 중엔 '펩시제로' 등 각종 무설탕 식?음료 제품에 많이 쓰여 왔고, 막걸리 제품 상당수에도 아스파탐이 들어가 있다. 14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막걸리들이 진열돼 있다. 2023.7.1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은 인공감미료 중에서도 아스파탐이 음료 등에 많이 사용되는 이유는 설탕 대비 200배에 가까운 단맛을 낸다는 점 외에도 오랜 기간 사용돼 오며 각종 가공, 공정 과정에 최적화돼 있어 이를 대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발암 가능성 등 건강에 해롭다는 게 논란이 됐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인공감미료를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도 건강이다. 인공감미료는 설탕을 대체하며 비만, 당뇨, 치과 질환 등에 유효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많은 시장조사 기관들이 인공감미료 시장이 계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다.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는 2021년 75억 달러 규모인 설탕 대체 시장이 2029년 128억 6000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프란세스 헌트우드 국제감미료협회 사무총장은 이번 WHO의 발표에 대해 "아스파탐은 모든 저칼로리·무칼로리 감미료와 마찬가지로 균형 잡힌 식단의 일부로 사용될 때 소비자들에게 설탕 섭취를 줄일 수 있는 선택권을 제공한다"며 "전반적으로 건강한 식단과 생활 방식의 일부로, 아스파탐은 설탕 섭취 감소라는 공중 보건 목표를 증진시키고 궁극적으로 체중과 당뇨병 관리뿐만 아니라 치아 건강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희 기자 ksh15@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