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반격 실패’ 우려 속 젤렌스키, “크름대교, 합법적 군사목표물”…탄약고 폭격
러시아, “접경 지대서 우크라 집속탄 공격 받아” 주장
서방 군사 전문가들, “대반격 성공 못하고 끝없는 소모전 될 가능성”우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크름대교는 “합법적인 군사 목표물”이라면서 “무력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CNN, 가디언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에서 열린 애스펀 안보포럼 화상연설에서 “크름대교는 단순한 물류 도로가 아닌, (러시아군의) 탄약을 전쟁에 공급하는데 사용되는 경로”라면서 “이 같은 일이 일상적으로 행해지며 크림반도를 군사화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에게 이것은 국제법과 모든 적용 가능한 규범을 벗어난 적의 시설로서 당연하게도 우리의 목표물”이라며 “평화가 아닌 전쟁을 가정한 모든 목표물은 무력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크름반도 전체를 되찾는 것이 목표”라면서 “우리의 고유 영토이며 양도할 수 없는 우리나라의 일부”라며 크름반도 재탈환 의지를 피력했다.
러시아군에 대해 대반격을 가하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최근 크름반도 및 크름대교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앞서 지난 17일 크름대교를 수중 드론으로 공격해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했다. 또 교통 통행이 중단됐고 일부는 재개됐다. 개전 이후 지난해 10월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타격을 입힌 공격이었다. 또 19일에 이어 22일 크름반도 내 러시아 군사기지 탄약고가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으로 폭발했고 일부 주민들이 대피해야 했다. 22일 공격으로 크름대교 통행도 또 다시 한 때 중단됐으나 이내 재개됐다.
이런 가운데 22일 크름반도 내 탄약고에서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인한 폭발이 발생했다. 세르게이 악쇼노프 크름 자치공화국 수장은 이날 크름반도 내 크라스노바르디스케 지역의 탄약고에서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인해 폭발이 일어났다고 텔레그램을 통해 밝혔다. 그는 폭발 반경 5㎞ 내 주민들을 대피하도록 하고 크림반도 내 철도 통행을 중단하도록 지시했으며 현재까지 파악된 바로 사상자는 없다고 전했다.
크름반도에서는 지난 19일에도 키로브스케 지역 군사 훈련장에서 폭발에 이은 화재가 발생해 주민들이 대피하고 주요 고속도로가 폐쇄된 바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야간 공습으로 탄약고가 폭발했다고 밝혔고, 우크라이나 역시 공격 사실을 인정했다.
이날 오전에는 크림대교의 차량 통행도 한때 통제됐다가 1시간 만에 차량 통행이 재개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날도 러시아의 공습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특별 통신 및 정보 보호국은 텔레그램에서 “남부 지역 곡물 저장시설 일부와 산업 시설이 손상되고 파괴됐다”고 밝혔다. 지난밤부터 이날 오전까지 우크라이나 각지에서는 공습경보가 울렸다.
러시아는 자국의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 마을이 우크라이나의 집속탄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서부 벨고로드주의 뱌체슬라프 글라드코프 주지사는 전날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언급하며 “우크라이나군이 벨로고드 내 주라블레프카 마을을 향해 21발의 포탄과 3발의 집속탄을 발사했다”고 텔레그램을 통해 밝혔다. 집속탄은 폭탄 하나가 수십~수백 개의 작은 폭탄을 흩뿌리는 무차별 살상 무기로, 불발탄 발생 비율이 높아 민간인 피해를 야기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미국은 최근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해당 무기가 전선에서 사용되고 있다고 확인했다.
한편 서방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실패할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미국 CNBC는 군사전문가들 사이에서 러시아군이 방어망을 견고하게 쳐놓은 탓에 우크라이나군이 전진하는 속도가 너무 더디다면서 탄약 상황과 계절 변화 등을 고려할 때 러시아군의 방어망을 뚫고 영토를 되찾을 수 있는 기간이 여름철 불과 몇 달 뿐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이클 클라크 전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소장은 “대반격은 2단계로 기획됐는데 우크라이나군은 아직 1단계에 머물고 있다”며 “1단계가 너무 오래 지속하면 날씨가 변하기 전까지, 2단계 작전에 들어가기 전까지 충분한 시간을 확보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러시아군 방어선의 취약점을 확인하는 탐색전이 1단계이고 대규모 병력으로 몰아치는 게 2단계인데 우크라이나군은 아직 1단계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대반격이 성공하지 못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군사분석업체 로찬컨설팅의 콘래드 무지카 회장도 “우크라이나가 남쪽으로 빠르게 밀고 나가기 위해 반격에 충분한 추진력을 확보하기를 기대했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탄약은 3개월 내 바닥나게 될 것이라면서 가을이 되면 비로 인해 비포장도로가 진흙탕이 될 것으로 우려했다. 그는 “2~3개월이 지나면 다시 끝 없는 소모전으로 돌아가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우리는 (대반격을) 봄에 시작하려고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면서 “탄약과 무기, 훈련받은 여단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반격의 시작이 지연되면서 러시아가 지뢰를 설치하고 겹겹으로 방어망을 구축할 시간을 줬다고 아쉬워했다.
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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