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 농사 다 망쳤다"...올봄 냉해에 폭우로 낙과까지
[앵커]
요즘 한창 나오고 있는 과일이 복숭아인데요,
올봄 꽃이 필 무렵 냉해에, 최근 이어진 폭우로 낙과 피해까지 심해 농민들이 망연자실해 하고 있습니다.
농협에서는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이른바 '못난이 복숭아' 판매를 돕고 나섰습니다.
김범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전라남도에서 복숭아가 많이 나오는 고장 가운데 한 곳입니다.
과수원으로 들어가자 다 익은 채 떨어진 복숭아가 수두룩합니다.
이미 썩은 냄새도 코를 찌릅니다.
[구월우 / 복숭아 낙과 피해 농민 : 이렇게까지 긴 시간 동안 장마가 계속되다 보니까 낙과는 지금 현재 보는 상태대로 한 35% 낙과가 됐어요.]
그나마 나무에 열려있는 복숭아도 절반 정도는 내다 팔 수 없는 지경입니다.
하지만 떨어지지 않은 복숭아는 피해 보상 대상도 아니고, 어쩔 수 없이 천재지변으로 보험금을 받으면 이듬해 보험료가 할증되는 것도 농민의 부담입니다.
[강정일 / 전라남도의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의원 : 지금의 농작물 보험제도가 과연 농업인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보험사를 위한 것인지 의구심을 제기하면서도 늘어나는 자연재해에 대한 유일한 정부의 대책이기에 제도 개선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는 상황입니다.]
올해 초에 문을 연 농협 하나로마트 앞마당에 직거래장터가 마련됐습니다.
특히 낙과 피해로 실의에 젖어 있는 복숭아 재배 농민을 돕기 위한 자리입니다.
[김정란 / 소비자 : 낙과된 복숭아를 보면 조금 안타깝긴 하죠. 걱정하면서 왔는데, 여기에 이렇게 훌륭한 복숭아가 있어서 가격도 비교적 저렴한 편이라서 나쁘지 않게 잘 이용하고 있습니다.]
복숭아는 사과나 배와 달리 저장성이 약해서 떨어지면 이내 물러져 내다 팔 수 없게 됩니다.
봄에 꽃이 필 때 냉해를 입은 데다, 계속된 비로 당도가 떨어지는 등 복숭아 농민들이 '삼중고'를 겪자 농협이 소매를 걷고 나선 겁니다.
[노종진 / 전남 화순 능주농협 조합장 : 냉해로 30% 정도 착과가 됐습니다만, 긴 장마로 인해 당도 저하라든가 낙과가 심합니다. 그래서 저희 농협에서는 '못난이 복숭아'를 직거래 장터를 통해서 소비자들한테 공급하고 있습니다. 많이들 오셔서 저렴하게 복숭아를 구입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전남 화순지역의 복숭아 낙과율은 30∼40% 정도,
한해 농사를 망치다시피 한 복숭아 재배 농민들은 수확의 기쁨을 만끽하기는커녕 무심한 하늘만 쳐다보고 있습니다.
YTN 김범환입니다.
YTN 김범환 (kimb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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