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도심 흉기난동 피의자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다”
[앵커]
어제(21일) 서울 신림동에서 흉기를 휘둘러 네 명의 사상자를 낸 30대 남성이 경찰조사에서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다고 진술했습니다.
범행 장소에 대해선 사람이 많은 곳이란 걸 알고 그랬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이 남성에 대해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최인영 기자의 보돕니다.
[리포트]
"나는 불행하게 사는데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다."
대낮 도심 한가운데에서 흉기를 휘두른, 33살 조모 씨가 경찰 조사 과정에서 한 말입니다.
범행 장소를 택한 이유로는 "이전에 친구들과 술을 마시러 몇 번 방문한 적이 있어 사람이 많은 곳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조씨는 경찰에 검거되는 과정에서도 신변을 비관하는 말들을 쏟아냈습니다.
[조OO/흉기난동 피의자/음성변조 : "여태까지 내가 잘못 살긴 살았는데, 열심히 살았는데도 안 되더라고."]
사건이 발생한 골목엔 숨진 피해자를 추모하는 흰 국화가 수북이 쌓였습니다.
이러한 피해가 더이상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는 소망의 글들이 눈에 띕니다.
추모 공간에는 고인을 위로하기 위한 술과 음료수도 놓였습니다.
[류승환/추모객 : "같은 20대라서 이해가 많이 갑니다. 얼마나 슬프고… 못다 한 인생이잖아요."]
서울 도심에서, 그것도 대낮에 발생한 참극에 시민들은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추모객 : "저한테도 일어날 수도 있었던 일이라고 생각이… 어제도 사실 이 거리를 걸어갔기 때문에. 밤이든 낮이든 안전하게 걸어 다닐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됐으면…"]
조 씨는 전과 3범에 14차례 소년부 송치 전력이 있는 거로 전해졌는데, 전문가는 그가 처한 상황에 주목했습니다.
[배상훈/우석대 경찰학과 교수 : "자기가 가장 불행하게 됐던 시기에 그 나이 또래인데 딱 보니까 애들은 밝고 남녀끼리 웃고 다니고 그러니까 거기서 말하자면 불꽃이 팍 튄 거라는…"]
남들도 불행하게 하고 싶다는 이유로 휘두른 흉기에 20대 남성 한 명이 숨졌습니다.
또 다른 남성 세 명은 크게 다쳤습니다.
경찰은 살인 등의 혐의로 조 씨에 대해 구속 영장을 신청했습니다.
KBS 뉴스 최인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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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영 기자 (inyo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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