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컥한' 이정효 감독 "화는 내지만 정말 감동이라...대견하고 자랑스러울 뿐"[수원톡톡]
[OSEN=고성환 기자] 이정효(48) 광주FC 감독이 어려움을 딛고 승리를 일궈낸 선수들을 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광주FC는 22일 오후 7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하나원큐 K리그1 2023 24라운드에서 수원FC를 1-0으로 꺾으며 맞대결 4연승을 달렸다. 전반 43분 나온 두현석의 환상적인 발리슛 선제골이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로써 광주는 5경기 만에 승리를 거두며 승점 34점(9승 7무 8패)으로 5위가 됐다. 올 시즌 수원FC 상대 3전 3승이다. 반면 수원FC는 8경기 무승의 늪에 빠지며 승점 20점(5승 5무 14패)으로 10위에 머물렀다.
경기 후 이정효 감독은 북받치는 감정을 쉽게 참지 못했다. 그는 "오늘 경기는 선수들의 승리라고 생각한다. 어떤 경우에서도 우리 선수들이 극복하고..."라며 쉽게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이정효 감독은 목멘 소리로 "또 어떤 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경기장에서 정말 모든 걸 쏟아내고 있다. 대견하고 자랑스러울 뿐이다. 내가 어떤 말을 해도, 어떤 단어를 써도 (부족하다). 운동장에서 거짓말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 운동장 밖에서도 같이 뛰는 마음이다. 화는 내지만, 정말 감동받아서 울컥울컥한다"라며 "하나하나씩 극복해 나가고 있는 것 자체가 대견스럽다"라고 덧붙였다.
빗길을 뚫고 응원 온 광주 원정팬들에게도 인사를 전했다. 이정효 감독은 "광주 팬분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비가 오는데도 먼 길을 찾아와 목이 쉴 정도로 응원해 주셔서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된 것 같다. 팬분들께도 정말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정효 감독은 두현석의 선제골을 이끌어 낸 이정규 수석 코치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이정규 수석 코치가 세트피스를 항상 많이 준비한다. 선수들과 미팅도 많이 하고 일주일 동안 정말 많이 연습하고 노력한다. 선수들이 그런 노력에 대한 보상을 계속해주는 것 같다. 그런 부분이 너무 이뻐서 기분이 더 좋았다. 미디어에는 감동만 비춰지고 있지만, 이정규 코치가 하는 보이지 않는 일이 많다. 그런 부분을 보상받는 기분이다. 그래서 많이 기뻤다"라고 밝혔다.
승리했지만, 이정효 감독은 경기 막판 땅을 치며 분을 삭이기도 했다. 그는 당시 상황을 묻자 "전술적으로 많이 준비하고, 수비적으로도 많이 신경 쓴다. 미팅도 많이 한다. 이제 공격적인 부분에서는 이제 선수들이 알아서 움직인다. 그런데 수비할 때 안일하게 기본적인 움직임을 잊어버려서 토마스에게 많이 화가 났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제 K리그1은 휴식기에 돌입한다. 하지만 장마가 예고된 만큼, 훈련장 여건이 열악한 광주로서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정효 감독은 "하루이틀이 아니다. 우리가 이겨내야 할 부분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환경이다. 오늘 경기 시작하기 전에 선수들에게 '수적석천'이라는 말을 썼다. 작은 물방울이 큰 바위를 뚫는다는 말"이라며 "이렇게 하나하나씩 성과를 내고 만들어가면 어쩔 수 없이 우리 환경을 바꿔주지 않을까. 우리가 만들게 좀 만들어보자. 사명감을 가지고 우리는 계속 잘해야 한다고 했다. 언제까지 불평할 수는 없다. 거기에 맞게끔 잘 준비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이정효 감독은 시즌 시작 전에도 SNS 프로필 메시지가 수적석천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지금 그가 뚫으려는 바위는 얼마나 뚫렸을까. 이정효 감독은 "매 경기 선수들이 다 해내고 있다. 그래서 경기에 지거나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비긴다거나 하면 선수들에게 이야기한다. 그러면 꼭 한 놈씩 감동받아서 운다. 지금 선수들이 충분히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계속할 것 같다"라며 "조금만 더 뚫으면 될 것 같다. 조금만 더 빠르게 가고 싶지만, 천천히 천천히 나아간다면 광주FC가 변할 것 같다"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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