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현장] 11위와 12위의 자리가 바뀌다… '병수볼' 수원, 강원 2-1 잡으며 2연승, 마침내 '꼴찌 탈출' → 04년생 '초신성' 김주찬 2G 연속골
(베스트 일레븐=강릉)
'병수볼' 효과가 점점 나타나는 분위기다. 초신성의 성장세도 예사롭지 않다.
22일 오후 7시 30분, 강릉시에 위치한 강릉 종합운동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3 24라운드 강원 FC-수원 삼성전이 킥오프했다. 치열한 격투의 결과는 2-1, 원정팀 수원 삼성의 승리였다. 수원 삼성은 전반 23분 김주찬, 후반 15분 고승범의 연속골로 전반 41분 서민우가 동점골을 넣은 강원을 제압했다. 이로써 수원 삼성은 승점 18점을 기록, 11위로 오르며 꼴찌 탈출에 성공했다.
경기 초반은 수원이 주도권을 쥐는 흐름이었다. 강원의 백 스리 수비진과 미드필더진 사이 공간을 치밀한 패스로 파고들었다. 울산 현대전에서 활약했던 수원 삼성의 2004년생 김주찬은 경기 초반 좌 측면에서 드리블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수원 삼성의 외인 바사니 역시 우 측면을 줄기차게 공략했다.
전반 19분엔 수원 삼성의 얼리 크로스가 강원을 위협했다. 중앙에 가깝게 자리한 왼쪽 윙백 이기제가 날카롭게 볼을 띄웠고 이게 애매한 지역으로 떨어졌다. 다행히 이광연 골키퍼와 수비진이 합세해서 공을 처리했으나 강원으로서는 위기감을 느낄 만한 시퀀스였다.
전반 20분엔 윤정환 강원 감독이 먼저 칼을 빼들었다. U-22 자원 박상혁을 빼고 여름 이적 시장에서 영입한 브라질 공격수 가브리엘을 투입했다. 가브리엘은 63번 등번호를 달고 K리그 데뷔전에 임했다. 그러나 가브리엘이 들어온지 얼마 되지 않아 골은 오히려 수원 삼성에서 터졌다.
전반 23분, 지난 라운드 울산전에서 멋진 골을 터뜨렸던 김주찬이 크로스를 받아낸 뒤 강원 우측 윙백 김진호를 앞에 두고 감아차기를 성공시켰다. 이후 김주찬은 강원 서포터석 근처를 향해 셀레브레이션을 펼쳤다. 강원으로서는 아픔이, 수원 삼성엔 환희가 밀려오는 순간이었다.
전반 32분엔 강원의 코너킥에서 가브리엘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강원의 미드필더 서민우가 양형모 수원 삼성 골키퍼에게 파울을 범했다는 심판의 판정이 내려졌다. 전반 39분엔 가브리엘이 우 측면을 돌파하며 파울을 유도했다. 강원에 찾아온 기회였다. 키커로 나선 2003년생 류광현은 정교한 왼발킥으로 유효슛을 성공시키고 코너킥을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강원이 기어코 동점골을 넣었다. 전반 41분, 강원의 코너킥 시퀀스에서 우측 센터백 김영빈의 슛이 문전 근처로 흘렀고, 튄 공을 서민우가 곧장 밀어 넣었다. 강원 선수들의 기민한 반응이 골을 완성한 장면이었다. 이후 강릉 종합운동장의 장내 아나운서는 '축구 철학자'라는 서민우의 별칭을 호명하며 현장의 분위기 반전을 유도했다.
전반 42분엔 수원 삼성의 고승범이 날카로운 슛을 시도했으나 강원 문전을 살짝 빗나갔다. 전반 추가 시간은 3분이었다. 전반 추가 시간 막판엔 강원의 왼쪽 윙백 류광현이 측면에서 파울을 얻어냈다. 하지만 유의미한 공격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전반전은 이렇게 종료됐다.
후반전을 앞두고선 양 팀 감독이 교체 카드를 발동했다. 홈팀 강원은 류광현과 김진호를 빼고 알리바예프와 윤석영을 넣었다. 김병수 감독의 수원 삼성은 이상민 대신 정승원을 넣었다. 후반 첫 슛은 강원에 돌아갔다. 가브리엘이 질주 후 왼발 슛으로 코너킥을 만들었다. 해당 장면에선 김영빈의 헤더로 상황이 종결됐다.
강원은 선수 교체 이후 포메이션을 변동한 것처럼 보였다. 가브리엘이 최전방을 잡고 야고가 다소 측면에 빠져서 움직였다. 김대원은 반대편 측면을 맡았고, 중원엔 알리바예프-서민우-한국영이 위치했다. 나머지 네 명인 윤석영-김우석-강투지-김영빈은 백 포를 형성했다.
김 감독은 후반 11분 교체 카드를 또 썼다. 고무열과 전진우가 필드를 밟았고, 바사니와 명준재가 빠져나왔다. 전진우는 들어가자마자 찾아온 코너킥 상황에서 헤더를 보여주기도 했다. 후반 13분엔 강원의 매서운 공격이 이어졌다. 알리바예프가 좌 측면을 뚫고 볼을 올려줬는데 발만 대면 골로 이어질 법한 상황이었다. 야고가 발에 볼을 대긴 했으나, 볼은 문전 위로 솟구쳤다.
후반 15분 수원 삼성이 다시금 리드를 잡는 골을 성공시켰다. 주인공은 고승범이었다. 중원에서부터 시작한 깔끔한 빌드업이 하프 스페이스로 침투하는 전진우에게 연결됐다. 전진우는 볼을 잡아 달려오던 고승범에게 내줬다. 고승범은 이광연 강원 골키퍼가 손을 쓰기 어려운 지역으로 볼을 차 넣었다. 볼은 골문 상단을 맞고 떨어져 골라인을 넘었다.
실점 이후 윤 감독이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서민우 대신 유인수가 운동장을 밟았다. 강원은 4-4-2 대형으로 변화했다. 가브리엘과 야고가 최전방에 서고 유인수와 김대원이 측면을 맡았다. 알리바예프와 서민우가 중원을 담당했고 백 포는 대형을 지켰다. 이후 후반 26분 갈레고가 그라운드를 밟으며 강원이 모든 교체 카드를 다 사용했다. 야고는 이때 경기장을 빠져나왔다.
후반 27분 무렵엔 수원 삼성의 맹공이 이어졌다. 고무열의 감아차기가 골문을 겨냥했고 쇄도하던 정승원의 슛도 날카로웠다. 이즈음 강릉 종합운동장의 공식 관중 수가 발표됐다. 11,084명이었다. 승리를 기원하며 모인 강원팬들, 1,500명 넘게 원정석을 가득 메운 수원 상성팬들이 끝없는 응원전을 이어갔다. 후반 35분엔 김주찬이 멋진 턴을 선보이며 수원 삼성팬들의 환호성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후반 막판엔 경기 양상이 더욱 치열했다. 지면 꼴찌로 추락하는 승점 6점짜리 경기였던 만큼 선수들의 의지가 그라운드 바깥까지 흘러넘쳤다. 다만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는 속도도 급격하게 빨라진 듯했다. 주로 공을 쥐고 있는 수원 삼성은 움직임을 최소화하며 점유율을 올리고 체력을 회복하려 했다. 강원은 체력적으로 부칠 수밖에 없었지만 어떻게든 볼을 뺏어내야 했다. 강원의 공격 강도가 거세질 무렵 수원 삼성이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김주찬을 대신해 유제호가 땅을 밟았다.
강원은 계속해서 동점골을 노렸다. 갈레고는 플립플랩을 사용하며 수원 삼성을 돌파하려고 애를 썼고, 알리바예프는 감아차기로 코너킥을 유도했다. 와중 수원 삼성도 전진우를 앞세워 카운터를 노렸다. 그 사이 김 감독은 한호강을 준비시키며 마지막으로 필드를 정돈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후반 추가 시간은 6분이었다. 뚫어내려는 강원과 막아내려는 수원 삼성이 치열하게 대립했다. 경기 막판엔 강원의 가브리엘이 경고 누적 퇴장을 당했다. 결국 수원 삼성이 수성에 성공했다. 2-1 승리였다. 이로써 수원 삼성은 실로 오랜만에 꼴찌 탈출에 성공했다. 반면 강원은 최하위로 내려앉아 큰 위기를 맞았다.
글=조남기 기자(jonamu@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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