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다” 신림동 흉기난동범 구속영장 청구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무차별 흉기 난동’으로 행인 1명을 살해하고 3명에게 부상을 입힌 조모(33)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경찰은 22일 조씨에 대해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조씨의 영장실질심사는 2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경찰은 조씨를 구속해 사이코패스 진단검사(PCL-R) 등 범행 경위와 배경을 조사할 방침이다. 조씨의 휴대전화 분석 등을 통해 범행 이전 행적도 추적하고 있다. 

지난 21일 서울 지하철 신림역 인근 상가 골목에서 30대 남성이 지나가던 행인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러 1명이 숨지고 3명이 중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22일 범행 현장에 추모공간이 마련돼 있다. 뉴시스

경찰에 따르면 전날 체포된 조씨는 범행 동기에 대해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나는 불행하게 사는데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고 분노에 가득 차 범행을 한 것’이란 취지로 이 같이 진술했다. 조씨는 과거 폭행 등 범죄 전력 3회에 소년부로 송치된 수사경력자료는 14건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이 주거지인 조씨는 범행 장소로 신림역을 택한 이유에 대해 ‘이전에 친구들과 술을 마시러 몇번 방문한 적이 있어 사람이 많은 곳이라는 것을 알기에 정했다’는 식으로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조씨는 체포된 직후 펜타닐을 복용한 상태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지만 이후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마약 간이시약 검사에서 음성 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정확한 검사를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감식을 의뢰한 상태다. 

조씨는 전날 오후 2시7분쯤 서울 관악구 신림동 지하철 신림역 인근 상가 골목 초입에서 20대 남성을 흉기로 수 차례 찌른 뒤 골목 안쪽으로 이동해 30대 남성 3명에게 잇따라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는다. 조씨는 첫 범행 6분 만인 오후 2시13분 인근 스포츠센터 앞 계단에 앉아 있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피해자 4명은 모두 조씨와 일면식도 없는 사이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중 20대 남성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다친 30대 남성 3명 중 1명은 치료를 받고 퇴원했고 나머지 2명은 치료 중이다. 

장혜진 기자 jangh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