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불행하게 하려고"…신림동 흉기난동범 구속영장 신청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행인을 상대로 무차별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살해하고 3명을 다치게 한 30대 남성이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서울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어제(21일) 체포된 조 씨는 범행 동기에 대해 "나는 불행하게 사는데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고 분노에 가득 차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범행 장소로 신림역을 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이전에 친구들과 술을 마시러 몇 번 방문한 적이 있어 사람이 많은 곳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경찰은 조 씨가 인천에 있는 자신의 집과 서울 금천구 할머니 집을 오가며 생활한 걸로 파악했습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어제 주거지 두 곳을 수색해 확보한 휴대전화를 분석하는 등 범행 이전 행적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조 씨는 체포 직후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을 복용한 상태로 범행했다고 진술했다가 번복했는데, 경찰은 마약 간이시약 검사에서 음성 반응이 나오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조 씨 모발 등의 정밀검사를 의뢰했습니다.

이어 경찰은 오늘 조 씨에 대해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조 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은 내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경찰은 조 씨를 구속해 사이코패스 진단검사(PCL-R)를 하는 등 범행 경위와 배경을 구체적으로 조사할 방침입니다.

조 씨는 어제 오후 2시 7분 지하철 2호선 신림역 4번 출구에서 80여 미터 떨어진 상가 골목 입구에서 20대 남성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뒤 30대 남성 3명에게 잇따라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습니다.

길이 100여 미터인 골목에서 남성 3명을 흉기로 찌르고 골목을 빠져나간 조 씨는 인근 모텔 주차장 앞에서 또 다른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했습니다.

조 씨는 첫 범행 6분 만인 오후 2시 13분 인근 스포츠센터 앞 계단에 앉아 있다가 현행범으로 붙잡혔습니다.

병원에 실려 간 부상자 3명 가운데 1명은 퇴원했고 나머지 2명은 입원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앞서 위독한 상태로 알려진 피해자도 회복하고 있는 걸로 전해졌습니다.

조 씨는 폭행 등 전과 3범에다 법원 소년부로 14차례 송치된 전력이 있는데, 별다른 직업이 없고 피해자 4명 모두와 일면식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

김덕현 기자 dk@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