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5000명, 검은옷 입고 서이초 교사 추모집회 “생존권 보장하라”
최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A교사(25)가 교내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것과 관련 전현직 교사 및 예비교사 5000여명(주최 측 추산)이 모여 추모집회를 열고 교사 인권 보호를 요구했다.
전현직 교사 및 예비교사들은 22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개최된 ‘서이초 교사 추모 및 진상 규명 촉구 집회’에 검은 옷과 검은 마스크 차림으로 참석했다.
이들은 ‘교사 생존권 보장’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서이초 사건 진상 규명과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날 연단에 오른 한 교사는 “누구 하나 죽어야 나아진다는 우스갯소리로 버티다 소중한 동료 선생을 잃었다”며 “교사를 보호하고 악성 민원인을 엄벌해달라”고 했다.
또 다른 교사는 “교사 커뮤니티에는 악성 학부모 민원에 대한 글이 넘쳐난다. 언젠가 나도 당할 수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퇴근 시간 이후 학부모에게 전화가 오면 상담이라는 이유로 새로운 업무가 시작된다. 문제의 본질은 25명의 아이와 그 학부모를 교사 1명이 담당해야 하는 구조”라고 했다.
이외에도 교사들은 차례로 연단에 올라 “교사가 민원 처리반이 되어버린 지 오래” “현재의 교육 시스템에 무력감을 느낀다” “교권침해는 어느 학교에서나 볼 수 있는 일상”이라며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내년에 임용한다는 예비교사도 “아이들을 옳은 길로 이끌고자 교육대학을 왔는데, (아이들을)손 놓고 지켜봐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면 교사가 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날 집회는 이번 사건으로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교사 모임인 공교육비상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주최했다.
대책위는 “이번 일이 분노와 슬픔이라는 감정으로만 끝나지 않길 바란다”며 “현장의 교사들은 학부모에 의한 무차별적 폭언 등 생명과 직결되는 위협에 노출돼 있다. 교사 생존권 보장에 대한 교육부의 대처방안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했다.
한편 서이초등학교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학년 담임을 맡고 있던 A교사는 지난 18일 교내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채 발견됐다. 서울교사노조는 A교사 죽음 배경에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다만 경찰은 A교사가 남긴 메모 형식의 일기장을 분석한 결과 특정 학부모에게 ‘갑질’을 당했다는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의혹 전반을 확인하고 업무방해 수준의 불법이 발견되면 적극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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