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찌면 죄인? '나혼산' 한혜진→이장우 제 버릇 못고친 외모 지적 [Oh!쎈 초점]
[OSEN=하수정 기자] 살이 찌면 뚱뚱해서 문제, 살이 빠지면 말라서 문제, 국내 예능은 유독 남의 비주얼에 관심 많은 대한민국의 특징을 그대로 닮아 있다. 최근 MBC '나혼자산다'(이하 나혼산)에서도 어김없이 외모 지적이 등장하고 있다. 이장우의 몸무게가 실시간 중계되고, 박나래의 뱃살을 타이트하게 잡는 등 출연자 중 누구 하나 살이 찌면 하이에나처럼 달려들어 물어뜯는다.
'나혼산'의 이러한 태도는 과거부터 쭉 이어져오고 있는데, 톱모델이자 '관리의 신'으로 불리는 한혜진이 있을 땐, 자기 관리를 조금이라도 소홀히 하는 출연자가 나오면 리액션이 큰 한혜진의 행동을 강조하면서 극적인 효과를 줬다.
연예인이 자고 일어나면 퉁퉁 부은 얼굴을 클로즈업하고, 여러 번 반복하면서 자연스럽게 외모 놀리기를 시작하는데, 이는 모두 유머나 개그로 소비된다. 여기에 소파에 누워 잠시 늘어지면 세상 가장 게으른 사람인 것처럼 잔소리를 퍼붓는 등 '나혼산'의 익숙한 패턴이다.
분명 그때와 지금은 연출자가 바뀌었지만, 대놓고 외모를 지적하는 기조는 여전하다. 오히려 더 심해진 모양새다.
지난 2월, 송민호는 입대 전 '나혼산'에 등장했고, 멤버들은 첫 인사에서 다소 후덕해진 얼굴부터 언급했다.
전현무와 박나래는 송민호를 향해 "오랜만에 봤는데 편안해 보인다"며 살이 찐 이유를 물었고, 송민호는 "데뷔 10년 만에 내려놓고 편안하게 살고 있다"고 말했다. 팜유 라인은 곧바로 가입 러브콜을 보냈고, 송민호는 "자존심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에는 본 방송보다 더 화제를 모으는 내용이 있는데, 바로 이장우의 몸무게다. 매주 그의 몸무게가 몇 kg인지 궁금해하지 않아도 실시간 중계로 친절히 알려주고 있다.
이장우는 평소 살이 잘 붙는 체질인 탓에 작품을 하지 않을 땐 식단 조절을 안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팜유 막내 '팜유왕자'로서 먹는 것을 좋아해 체중이 100kg을 돌파한 사실이 공개됐다.
전현무는 이장우를 보며 "우리 돼장우"라고 소개했고, 박나래는 "그때 우리끼리만 소곤소곤 얘기했는데 기사가 엄청 떴다.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기안84는 현재 몸무게를 물었고, 이장우는 "얼마 전 여행을 다녀온 후 103kg이 됐다"고 고백했다. 이에 키는 "내가 아는 103kg 중에서 제일 잘 생겼다"고 덧붙였다.
물론 이장우 스스로 감추고 싶어 한 치부가 폭로된 건 아니다. 이장우도 기꺼이 예능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고 개그 소재가 됐다.
하지만 그 이후 일부 네티즌들의 반응이 가관이었다. 제2회 목포 팜유 세미나를 가진 가운데, 이장우에게 '그만 좀 먹어라' 등 악플에 가까운 메시지를 보낸 것.
이에 대해 이장우는 "먹는 걸로 뭐라고 하는 분들이 많은데, 난 좋은 차를 사거나 다른 걸 하지 않고 먹는 걸로 푼다. 그러니 뭐라고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며 "내 행복을 거기에 푸는 거라서 뭐라고 안 했으면 좋겠다. 그만 먹으라고 쪽지를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며 속상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를 들은 코드 쿤스트는 "그럼 나한테 오는 쪽지를 형한테 보내주겠다. 나는 '좀 먹어'라고 한다"며 웃었다.
이밖에 이장우의 SNS에는 '푸바오가 너보다 가볍다' 등의 외모 및 몸매에 관련된 DM이 끊이지 않는다고. 지난 21일 방송된 '나혼산'에서도 역시나 '이장우의 살' 얘기가 나왔고, 개그 소재로 쓰였다.
"예능을 뭘 그리 심각하게 보나?"라는 의견도 있겠지만, '살찐 사람의 외모는 놀려도 돼~, 품평하면 뭐 어때 장난인데~'라는 분위기가 당연하게 자리 잡는 건 굉장히 위험한 일이다. 대중과 친숙한 미디어가 나서서 해야 할 이유는 더더욱 없다. 그러나 지금의 '나혼산'은 마치 즐기며 앞장 서서 하고 있는 느낌마저 든다. 인기와 영향력이 많은 예능일수록 재미도 좋지만, 이러한 선입견이 생기지 않도록 신경 쓸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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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 '나혼자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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